리비히(나무물통)법칙
<리비히의 - 최소량의 법칙 (Law of Minimum)>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투스 리비히(Justus Liebig)는 1840년 질소, 인산, 칼리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중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성장이 결정된다는 최소량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질소, 인산, 칼륨, 석회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다른 것이 아무리 많이 들어 있어도 식물은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대가 아니라 최소가 성장을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리비히 법칙은 식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 국가 경쟁력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스템 중 가장 하위 수준에 있는 것으로 전체 수준이 결정된다. 경제적 시스템이 최상위라 하더라도 정치적 수준이 낮다면 전체 국가 경쟁력은 정치 수준에 의해 하위 수준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국가 부패지수와 같은 청렴도에서 심각할 정도라는 평가를 받곤 했다.
서울대 '공부의 전설'이 보여준 깨진 물통
한 인간의 경쟁력도 나무 물통 판 하나하나가 인품, 성격, 실력, 사회성, 건강, 도덕성으로 되어 있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도덕성이 낮다면 그 낮은 도덕성에서 인간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최근 서울대 '공부의 전설'로 불린 연세대 학생이 교수 연구실에 침입,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도둑질하기 위해 컴퓨터를 해킹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공부의 전설'이었던 그는 실력 대신 부정(不正)으로 얻은 성적이었던 것이다. 그에게는 깨진 도덕성의 나무 조각이 치명타를 날린 셈이다. 성적제일주의, 1등 신화에 매몰된 한국 교육이 가져온 국가적 나무물통의 모습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예와 화려한 경력과 스펙에 눈이 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자연과 인간을 관통하는 리비히 법칙은 부족한 부분이 넘치는 부분의 잠재력을 갉아 먹어서 전체적 측면에서 최소량이 어딘가를 발견하고 수정해야 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실증적 연구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래서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은 제자들이 보이는 단점을 지적해 주고 조언하며 가르치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 학생이 지닌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단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고쳐 주고 싶어 한다. 때론 그 꾸중과 지적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깨진 나무조각 하나를 붙여주고 싶은 마음만은 제자를 아끼는 진정성에서 비롯된다.
결국 리비히의 나무물통의 법칙에서 인성 교육의 중대함을 발견하게 된다. 창의성보다 더 앞선 가치다. 부도덕과 거짓은 그가 가진 모든 장점을 0으로 만드는 물이 새는 나무물통이기 때문이다. 재주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인간적인 매력과 진정성의 나무 조각이 받쳐주는 나무물통은 결코 물이 새지 않기 때문이다. 신뢰 받지 못하는 리더나 관리자, 문제를 일으키는 교사의 단면은 거의 대부분 가장 기본적인 사람됨의 자세와 마음가짐의 부실함에서 비롯된다. 지금 우리는 재주가 부족하거나 가진 것이 부족하여 힘든 것보다 도덕적 결함을 지닌 사람들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이 넘쳐나서 힘들다. 배가 고파서 힘든 사람보다 마음의 상처로 힘든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인성 교육에 최우선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인성의 나무조각이 깨진 사람들이 어른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다면 천문학적 숫자이리라. 무책임한 개발과 책임지지 않는 행정을 비롯해서 비도덕적인 기업의 병폐 아래 신음하는 노동 구조 등 셀 수 없이 많다. 가난을 떨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질주를 하여 경제 성장이라는 1등 깃발을 향해 내달린 결과물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오던 길을 돌아보며 시행착오를 줄이고 없애는 노력을 하며 재도약의 길을 나서야 한다. 그 길을 선도할 책임이 교육에 있다고 단언한다. 도덕성과 정직성이 결여된 인성 교육의 부재는 한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리비히의 나무물통을 만들어서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4년은 인성 교육으로 나무물통을 튼튼히 만들어야 한다. 공교육에서 어느 부분이 가장 취약한지 살펴서 보완해 주는 교육이 절실해진 것이다. 특히,인성 교육은 한 인간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최소량이기 때문에 가장 튼튼해야 할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