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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현수막 글씨…실수일까, 창의성일까?

'헉, 산불조심 현수막 글자가 이상하네? 카메라 출동을 해야겠군!'

얼마 전 광교산 등산로인 문암골 입구에 붙은 현수막을 보고 혼자 중얼거린 말이다. 맨 처음엔 현수막 제작 공장 직원 실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전화번호 등 다른 글자들은 제대로 되었다. 그러니까 담당 공무원의 아이디어에 의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그 현수막 보고 느낀 점 몇 가지. 첫째. 이젠 공무원도 창의성이 있어야 되는세상이구나! 과거 해 오던 것처럼 전임자가 해오던 것을 그냥 답습해서는 아니 되는구나! 공무원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대를 선도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산불조심 현수막'의 목적은 무엇일까? 농민들이나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불조심의 경각심을 일으켜 산불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시민들이 현수막을 보아야 한다. 평범한 현수막은 한 번 보고 그냥 지나친다. 그런데 이렇게 해 놓으면 '글자가 이상하네?'하면서 한 번 더 보게 된다. 성공이다.

둘째, 이제 봄이 가까와졌구나! 우리는 '봄철 산불조심 강조기간'이라는 말을 흔히 들어 왔다. 그 기간 정확히 이야기하면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산림청의 통계를 보면 작년 296건의 산불이 일어났는데 3월과 4월에 각각 100여건 이상이 발생하였다.

산불조심 왜 해야 할까? 우선 소중한 산림 환경이 파괴가 된다. 국민들의 소중한 휴식처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 산림 다시 복구하려면 수 십 년이 걸린다. 다시 원상대로 복구할 수 없다. 그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피해도 있다.

셋째, 현수막이 걸린 위치가 최적이다. 바로 도로 옆이면서 등산로 입구이다. 시각적 효과를 거두기에 좋은 위치다. 밭두렁과 붙어 있다. 우리나라 산불의 원인, 등산객의 실수는 적다. 바로 논두렁, 밭두렁 소각의 부주의가 산불로 이어지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니까 글자가 뒤집힌 산불조심 현수막, 현수막 제작 공장 직원의 실수가 아니다. 수원시 담당 공무원의 창의성이 발휘된 작품이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상가에도 이상한 세로 간판이 있다. 간판 글씨가 거꾸로 되어 붙었다. 전화번호는 바르게 붙였다.

왜 그랬을까? 상상력을 동원해 본다.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다. '어? 간판글씨가 거꾸로 되었네!'하면서 간판을 한 번 더 보고 상호를 기억하는 것이다. 모든 간판이 똑바로 되어 있는데 유독 이 간판만은 거꾸로 된 글씨를 일부러 붙인 것 아닐까?

서해안 ○○지역에 유명한 바지락 칼국수집이 수 십 개 있다고 한다. 그 중 어느 한 식당 간판이 거꾸로 붙엇다. 그 주인 왈, "일부러 그렇게 붙였어요. 한 번 오신 손님이 다음에 올 때 '아!, 간판 거꾸로 달린 집'하면서 기억하게 하려고요." 음식맛도 맛이지만 손님들에게 식당을 각인시키려는 상술이다.

이런 말이 있다. "튀어라! 그러나 지지를 받아라!" 현대는 창의성의 시대다. 평범함은 쉽게 잊혀진다. 어느 일을 하든지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교장의 학교경영도 그렇고 교사들의 학습지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보다 아이디어가 반짝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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