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 토픽으로 중국의 근시예방 책상 사진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눈 나빠지지 말라고 책상에 장치 하나를 덧붙인 것이다. 즉 눈과 책과의 일정거리를 강제적으로 유지하게 하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개발한 것이다. 중국에서도 학생들이 책을 너무 가까이 보고 있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에 있는 이 초등학교는 아이들의 근시를 막아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이 오렌지색 철제 장치를 달았다고 한다. 이 장치에 턱을 괴면 책과 눈 사이를 30cm이상 떨어뜨려 준다고 한다. 필기를 할 때도 노트와 거리를 유지하게 해 준다.
이 학교는 지난 달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근시 예방장치가 달린 책상 42대를 설치했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우선 학교가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것. 중국도 '부모의 교육에 대한 입김이 세지고 있구나!'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학교가 반영한 것이니까.
또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중국에서 얼마나 근시가 심각했으면 이런 요구를 할까? 통계를 보니 중국 인구의 33%가 근시라고 한다. 그러니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학습 습관을 학교에서 길러 주어 그것이 습관화되면 근시 예방에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사진을 보니 공부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그렇게 밝지 않다. 공부는 즐겁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강제적인 장치를 해 놓아서인지 학생들의 얼굴 표정이 무표정이다. 교육에 있어서는 자발성과 자율성이 중요하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 하면 효율도 떨어지고 만다.
오렌지색 철제 장치가 낯설다. 아이디어도 좋지만 이왕 하는 것 미관상 고려까지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거리만 떨어뜨려 놓는 것이 아니라 색상과 재질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려면 건강과 안전까지 신경 써야 한다. 재질이 철제인데 녹이 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득 고교시절 어느 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그 당시 교과서에 공부할 때 책과의 거리는 30cm라고 나왔는데 다른 곳에서는 25cm라는 주장도 있었다. 선생님 왈, "나라에서 30cm인지 25cm인지 확실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 당시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 말이 맞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런 사항은 국가에서 정할 일이 아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인 과학자나 의사들이 내 놓아야 한다. 어찌보면 건강에 좋은 이러한 거리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25cm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35cm가 될 수도 있고.
여하튼 중국에서의 이런 책상.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개성과 인권을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 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중국의 학부모의 교육 열의다. 자식의 눈 건강을 위해 학교에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지금의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G2로 부상하고 있다. 그냥 해외 토픽감으로 치부하지 말고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아야겠다. 우리는 학교와 가정에서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책을 멀리하고 TV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 우리 아이들, 제대로 자라고 있는 것인지? 중국 초등학교 근시 예방 책상을 보면서 교육을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