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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조직의 생존, 변화, 발전 방법은

오늘날 세상을 이끌어 가면서 적절하게 변하여 왕성한 기업이 있고 그렇지 못하고 쇠퇴하는 기업이 있다. 장수 기업은 뭔가 다른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어떤 기업이 창업하여 한때 승승장구하다가 한순간 성장을 멈추거나 일시에 몰락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시대를 앞서는 사업 아이템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폭발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이를 대응하는 조직은 아직도 창업 당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업 경영자들의 반응 중에 공통적인 것이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back to basic)'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화재 훈련 때 소화기를 직접 써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체크해 보겠다는 사장도 있고, 사고 시 카톡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연구해 보겠다는 사장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기업을 하는지 원점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세상의 변화가 무섭게 이뤄지는 현실에서 기업 조직의 변화 방법, 정확하게는 발전이나 향상 방법은 무엇인가? 유가에서는 끊임없는 자기 발전을 강조한다. 요즈음 강조하는 자기혁신이라 할 것이다. 공자는 자기 향상을 위한 변화 방법을 ‘온고지신’ 이란 한마디로 압축하고 있다. ‘옛것을 학습해 새로운 것을 터득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엄밀히 해석하면 옛것이 모두 좋은 것이 아니라 가치가 있어 이미 배운 것이란 해석이 맞을 것 같다.

북송시대의 정이천은 공자의 ‘학(學)’, 즉 ‘배움’을 구체적으로 풀어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조심스레 생각하고, 사리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철저하게 행동으로 옮길 것이며, 이 중에서 하나라도 빠뜨리면 그것은 배움이 아니다(博學 審問 愼思 明辨 篤行 五者 廢其一非學也·박학 심문 신사 명변 독행 오자 폐기일비학야)’라고 말하고 있다.

역시 공자와 정이천의 변화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발전과 향상의 핵심요소는 결국 ‘온고(溫故)’와 같이 과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금까지 스스로가 축적해온 핵심역량, 즉 ‘Core Competency’다. 기업은 핵심 기술이겠고, 개인에게는 자신이 남과 비교해 잘할 수 있는 분야다. 헤겔은 “인간은 습관에 젖어들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즉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완전히 익숙해져서 정신적·육체적으로도 둔감해지고 주관적 의식과 정신적 활동의 대립이 사라져버리면 그렇게 된다”고 말해 인간을 끊임없이 발전과 향상을 지향하는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

고사성어에 안토중천(安土重遷)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살던 곳이 편안해지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를 꺼린다’는 의미다. 헤겔의 말이나 안토중천 모두 한마디로 익숙함은 사람을 편하게 하지만, 그 편안함은 곧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쇠락을 가져온다는 경고다. 이런 유가의 배움은 마지막엔 박문약례(博文約禮)로 모아진다. 즉 ‘널리 배우고 행동인 예로 요약해 실천하라’이다. 공자의 도통을 이은 증자는 하루에 세 가지를 반성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변화를 도모했다.

바로 ‘다른 이를 위해 일을 도모함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친구와 사귐에 있어 신뢰 있게 행동을 했는지, 배운 것을 제대로 익혔는지(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다.

그러면 그렇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검토와 연구, 실행을 하여야 한다. 검토,연구는 증자의 ‘전불습호(傳不習乎)’에서처럼 일단은 지금까지 축적된 것을 충분히 살피고 검토하거나, 정이천의 주장처럼 ‘박학(博學)’, 널리 검토하여 여러 대안을 마련하고, 그중 좋은 안에 대해서는 ‘심문(審問)’, 즉 해당 인더스트리나 최신 연구 논문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깊이 검토해보고, 그다음에는 깊이 알아본 내용에 바탕해 ‘신사(愼思)’, 즉 자체적으로 더 깊이 연구를 한 다음 ‘명변(明辯)’, 즉 논리적·체계적·비즈니스적으로 상품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러고 난 다음 실행에 옮긴다.

실행은 바로 정이천의 ‘독행(篤行)’ 단계로, 실행계획인 ‘명변(明辯)’을 차질 없이 철저하게 진행한다. 좀 더 구체적인 실행방법으로는 증자의 ‘위인모이불충호(爲人謀而不忠乎)’와 같이 이 세상 모든 일은 결국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들과 사업 파트너에게 최선을 다하고, ‘여붕우교이불신호(與朋友交而不信乎)’처럼 종업원 및 거래처와 소통하고 협상하는 데 있어 비즈니스의 궁극적 성공의 핵심 열쇠인 신뢰를 항상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한 정신을 위해서도 변화는 필수다. 유가에서 말하는 변화 방법이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젊은 석학 레이 피스먼 교수와 세계적 권위의 경제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국장 팀 설리번, 두 사람은 ‘조직’의 힘에 주목했다. 1인 기업에서부터 맥도날드·P&G·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볼티모어 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교회, FBI, 심지어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이르기까지 온갖 형태의 조직을 탐구하였다.

때때로 우리는 왜 이렇게 무능한 조직에 몸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람이 만든 조직은 완벽하지 않으며 온갖 장애물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개인이라고 해도 무능한 조직의 힘을 이겨낼 수 없다.  ‘조직적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치러야 하는 비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고 조직원들 사이의 힘을 어떻게 모아서 시너지를 낼 것인가가 미래의 성과를 좌우한다.

인류가 진화하고 생존해온 가장 큰 힘은 바로 조직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힘이었다. 학교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구성원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도 타인과의 협업을 통하여 좋은 교육을 보장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조직안으로부터 이탈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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