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공동체시민연합(공동체) 창립식은 14일(토)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서울 동성고교 대강당에서 전국에서 모인 1500여명의 각계 인사와 교원,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특정교원단체의 편향된 이념에서 기인한 교육의 정치오염과 교직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갈등의 교직현장을 바로 잡기 위해서 교육공동체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각계 다양한 노·장 중진들 참여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가 주도한 교육공동체는 각계의 다양한 노·장 중진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한두 명의 명망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다른 시민단체와 차이점을 보였다.
53명의 고문단에는 강영훈·정원식·현승종·이영덕 전 총리, 박영식·이돈희·조완규·윤형섭·김숙희 전 교육부장관과 안응모 전 내무부장관, 정태수·이천수 전 교육부 차관, 최열곤·이준해 전 서울시교육감, 윤정일·진동섭(서울대)·정진곤(한양대)·허종렬(서울교대)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최고의 상설기구인 운영위원에는 김성식(삼락회 사무총장), 민경현(바른교육시민운동공동대표), 이상진(교장단협의회장), 이승원(초등교육회장), 주성민(지역사회교육협의회장), 김용길씨(학사연대표) 등 21명이 참여했다.
김진성 공동대표는 먼저 정관을 통과시켰고, 운영위원들은 5명의 공동대표를, 공동대표들은 이상주 전 부총리를 상임공동대표로 뽑았다. 이어서 이상주 상임공동대표는 동아일보· KBS기자를 역임한 김수연 씨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은 당일 아침 북한산 등산 도중 소식을 전해듣고, 등산복 차림으로 참가했다.
◇교육의 독립성 촉구
교육공동체 참여자들은 '우리 교육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현실 인식에 공감하고 구체적 문제점으로 ▲교육의 정치적 편향성 ▲교직갈등 심화를 손꼽았다.
윤형섭 전 교육부 장관은 '교육에 대한 정치적 오염을 막자'는 격려사를 통해 "정치집단이 정치논리와 정치적 계산으로 교육제도를 농단하고, 일부 교원집단이 이에 영합하거나 이를 부추긴다면 교육의 정체성과 독립성은 이미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그는 "교육의 마당에서는 정치논리를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며 '▲교육자는 정치꾼이 아니다 ▲교육자는 장사꾼이 아니다 ▲교육자는 막일꾼이 아니다'는 3불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육의 정치적 독립이야말로 한국교육의 당면과제"라면서 "오죽하면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에 교육을 추가하여 4권 분립을 제기하기에 이르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교육적 검증이 필요한 정치·사회적 현안이 소수 집단의 주장과 논리에 따라 교육됨으로써 학생의 학습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를 바로 잡아야할 교육당국이 정치적 영합과 좌고우면식 태도를 취해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박 홍 서강대 이사장은 "우리는 저질 자본주의와 저질공산주의가 만나 괴물이 태어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퇴물이 된 이데올로기보다는 생명가치를 중시여기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공동체 재건
교육공동체시민연합은 창립선언문에서 조화로운 학교공동체를 재건하자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원은 편의보다는 헌신 봉사하는 참 스승의 자리로 돌아오고, 관리자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교경영을 위해 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야하며, 학부모는 전인적 인격발달을 도모하는 학교교육에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상주 상임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오늘의 교육위기는 교직의 위기에서 비롯됐다"면서 "이 단체는 특정 단체를 비판·견제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안티 전교조'라는 언론의 보도는 교육공동체의 한 영역에 불과한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