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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광교산의 족도리풀은 잘 있는지?

광교산의 족도리풀은 올해도 잘 있는지? 자줏빛 꽃은 두 잎줄기 사이 낙엽속에 숨어 변함없이 자태를 감추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변함없이 그 곳에 무더기로 피어나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그래서 광교산 그 곳을 찾는다. 안부를 전하려고.

등산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대개 건강관리다. 힘든 산행을 하면서 체력을 단련하는 것. 대화와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정복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행들이 가까와지는 것. 자연과의 교감도 있다.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광교산을 찾았다. 등산 코스는 여러 개 있지만 족도리풀이 자생하고 있는 곳을 택하였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연을 좋아한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다. 봄을 맞아 족도리풀꽃을 살펴보려는 것. 자연이라는 것이 시기가 있어 아무때나 꽃을 보는 것이 아니다.




리포터 기록을 살펴보니 2007년부터 광교산 족도리풀꽃과 관계를 맺었다. 모르는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아 그 이름을 알고 특성을 익히는 것. 그러면 그 식물은 '나의 식물'이 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을 쏟은 만큼 대상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광교산 버스 종점에서 하차하여 창성사 옆길을 가다가 억새밭으로 오르는 코스다. 해마다 보던 길가 옆 습지에는 올챙이가 헤엄치고 있다. 시기가 지나서인지 도룡뇽알은 보이지 않는다. 자연의 변화는 일정한 때가 정해져 있는 것이 순리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계곡물이 말랐다.

산을 오르다보면 몇 년 전 멧돼지가 껍질을 벗겨놓은 나무도 발견한다. 그 나무, 수분을 올리지 못하여 그만 고사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 멧돼지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 멧돼지나 나무나 모두 생태계의 일부다. 생태계는 이렇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드디어 족도리풀 발견! 반갑다. 처음보는 사람은 마치 고구마순 같다. 우리부부는 이 풀이 익숙하여 얼른 밑둥을 살펴본다. 낙엽을 살짝 헤치면 자줏빛 꽃이 보인다. 꽃 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선명하면 촬영에 들어간다. 그러나 모양이 일그러져 있으면 낙엽을 그냥 덮고 만다.

예년의 족도리풀과 올해 족도리풀의 차이점은 딱 하나. 작년까지는 족도리풀꽃이 선명하고 상처가 하나도 없었는데 올해 족도리풀꽃은 그렇지 못하다. 아마도 개화시기가 지나서 그런지 마치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처럼 보인다. 카메라를 가진 사람은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원한다. 깨끗하고 선명한 장면을 원하는 것. 그러나 십 여개의 꽃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하산길 산철쭉도 예년과는 다르다. 개화기가 지났는지 아직 시작이 되지 않았는지 산철쭉 터널도 밋밋하다. 만약 시기가 지냤다면 꽃잎이 바닥에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이게 다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광교산의 족도리풀, 무더기로 피어있는 것만 보아도 안심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연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자연을 눈으로만 관찰하고 그대로 놓아 두어야하는 것이다. 내년 이 맘 때쯤엔 족도리풀 잎 뒷면을 유심히 볼 것이다. 운이 좋다면 거기에서 애호랑나비 알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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