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현장은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을 받아 흔들리고 있다. 계속되는 공문서와 잡무 처리에 교사의 본업인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 마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수업시간에 잠자고, 장난치고, 결석한 학생을 챙기다 보면 교사의 열정은 반으로 줄고 만다. 날로 심각성을 더해 가는 교육현장을 개탄하며 하나, 둘 교단을 떠나가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 교육을 병들고 황폐화시켰는지 울고 싶은 심정이다. 한번 무너진 교권, 땅에 떨어져 일그러진 교사의 권위, 정도를 잃은 교실붕괴 현상을 복원하는데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20평의 좁은 공간에 50 여명의 학생이 찌는 더위와 혹한과 싸우며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책과 싸워야 하는 현실에서 인성과 덕성, 전인교육을 논하기엔 무리인지 모른다. 우리 나라 교육시스템에 적신호가 왔건만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맛을 잃고 갈 곳을 잃은 학생들에게 생기를 찾아주는 길은 양질의 교육 서비스로 밥맛을 되찾아 주고 목적지와 방향을 잡아주는 일이다. 신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요리사와 나침반의 역할을 교사가 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소신껏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사실 학교의 외형은 많이 변했지만 교실교육 환경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아직도 선풍기 한 대 없는 콩나물 교실에서 21세기 주인공들이 무더운 열기로 땀을 식혀야 하는 곳이 있다면 누가 믿으려 하겠는가. 학교 미관도 잘 꾸미고 가꿔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실환경이 달라져야 한다. 이제 더 늦기 전에 무너지는 교육현장 교실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과 함께 '무너지는 교실 내가 지키겠다'는 각오로 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윤수근 경남함안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