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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정원수 가지치기 유감(遺憾)

토요일 오전 매우 평온해 보이는 우리 아파트.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눈에 익은 경비원 한 분을 만났다. 일흔 가까운 나이에 경비원 초보생활 10개월, 자연히 우리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된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까?

그의 말 중에서 하나. 주민은 갑, 관리사무소는 을, 경비원들은 병이라고 한다. 주민들이 시키는 일이면 군말없이 해야 하고 관리사무소장의 지시사항이면 하기 싫어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관리소장에 대한 평가가 동대표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고 하니 그는 명쾌하게 대답한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경비들을 쉬지 않고 부려먹으니 좋은 소장이고 경비원들 입장에서는 격무에 시달리게 하니 좋지 않은 소장입니다.”

이야기 도중 우리 아파트에서 가지치기 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한다. 경비 용역회사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분이 사다리에서 내려오다가 떨어져 현재 입원 중이라고 한다. 산재보험 처리 중이라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정원수 가지치기에 있어 전문가를 부르면 그에 따르는 인건비가 소요된다. 그러나 경비들이 하면 아파트 관리운영비가 절감이 된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자체 인력을 활용하여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경비원 활용, 가지치기는 잘 하는 것일까?

가지치기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비원이 하려든가, 관리사무소 자체인력이 아마추어 가지치기를 하려면 가지치기를 하지 말고 그냥 두는 것이 낫다. 필자는 여러 해 전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잡지를 본 적이 있다. 나무는 가만히 두어도 스스로 가지치기를 한다는 것이다.




과수원 주인 아들이라는 경비원, 감나무 예를 든다. 감나무가 익기도 전에 감 200개 중에서 100개를 떨어뜨린 것은 나무의 능력이 100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거름을 주고 잘 가꾸면 150개까지도 열매를 매단다고 한다.

우리 아파트 어떤 나무는 가지치기를 너무 심하게 해서 죽었다고 한다. 가지치기를 적당히 해야 하는데 과도하게 하다 보니 뿌리가 할 일이 적어졌다는 것. 뿌리는 자기가 달고 있는 줄기와 잎, 열매에 맞게 뿌리를 뻗어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임무인데 그 역할을 간과한 것.

가지치기의 목적은 정원수의 수형(나무의 형태)을 잡아주기 위해서다. 정원수의 경우 수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실내외에서 바라보는 경관도 좋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야를 자꾸 가리게 되어 나무를 심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지치기의 두 번째 이유는 잔가지로 인한 수분 및 양분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다. 잔가지가 너무 많으면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한다 하더라도 충분한 양이 공급되지 못해 가지 끝이나 잎이 말라버리게 된다. 이때 가지치기를 해주면 나무 전체가 골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 정원수의 가지치기, 아마도 저층에 사는 분들이 나무 때문에 거실이 어둡고 햇빛이 덜 들어와 요구하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잘못된 가지치기는 나무를 망치고 아파트 조경 품격을 떨어뜨린다. 주민에게도 나무에게도 도움이 되는 가지치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가 히지 않는 아마추어 가지치기보다는 오히려 자연 스스로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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