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근무하는 직장이 바뀌었다.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남양주시에 있는 구리남양주교육청이다. 평화교육 담당 장학관에서 중등교육지원과장이다. 무보직 장학관에서 과장이라는 직위를 부여 받았다. 상대하는 대상은 경기도 전역에서 구리시와 남양주시로 바뀌었다.
건강에 적신호가 와서 6개월 만에 전보신청을 한 것이다. 수원 인근으로 오기를 바랐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집과 조금은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게 어딘가? 수원에서 의정부와 수원에서 남양주. 느낌이 다르다. 통근하기에 부담이 덜 된다.
통근 시간은 7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되었다. 아침 시간 20분 단축이라면 큰 시간이다. 아침 6시 30분 출발에서 6시 50분으로 늦추어졌다. 더 큰 소득은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 가족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지난 일요일 아내와 같이 부임할 중등교육지원과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이삿짐을 나르고 책장을 정리하고 유리창을 닦았다. 물행주와 휴지로 닦다가 물을 뿌리며 닦았다. 실외에 모기가 많아 얼굴, 다리, 팔 등 몇 군데 물렸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내가 근무할 환경, 내가 개선해야 한다.
아내는 말한다. 근무환경이 의정부보다 좋아졌다고. 우선 근무책상이 쾌적하다. 장학사들과 맞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떨어져 있어 개인 프라이버시가 유지된다. 손님이 오면 차 한 잔 마시며 대화할 공간이 있다. 과장으로서 품격을 지킬 수 있다.
고개를 돌려 보면 하늘이 보인다. 또 초록의 나무들이 보인다. 사무를 보면서 마음만 먹으면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장학사 한 분은 산책 코스도 있다고 알려 준다. 점심 식사 후 산책은 삶에 여유를 준다.
지역교육청이 위치한 곳은 교통도 좋다. 고속도로 톨게이트까지 1.6km다. 시내 중심지를 통과하지 않아 교통이 좋다. 출퇴근 시 건너야 하는 강동대교(江東大橋), 강동구 강일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1126m의 교량이다.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직장으로 이어진다. 말이 강북이지 강남과 이어진 곳이다.
첫 출근일. 수능모의고사 시험지가 도착하였다. 우리과 장학사는 물론 초등 장학사, 경영지원과 주무관들이 지하실로 짐을 나른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자기 부서 일이 아니라고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 서로서로 도와주는 좋은 문화 풍토이다.
이틀째 출근일은 오늘, 커다란 행사가 있다. 바로 ‘제11회 구리남양주 학생예능 발표회 미술부문 전시회’다. 교육청 국과장과 장학사들이 출동하여 일을 거든다. 관내 초중고 교장, 교감들도 오프닝 행사에 참석하여 작품을 감상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세상 바라보는 눈은 두 가지가 있다. 긍정적인 눈과 부정적인 눈. 어느 것이 인생에 도움을 줄까? 긍정적인 시선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불평과 불만이 쌓인다. 마음도 불편해진다. 교장 시절 학생들에게 강조한 것도 첫 번째가 긍정적 사고였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