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외국어 실력은 취업에 기본이 되고 있다. 러시아 거래처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여주인공은 ‘기다렸다는 듯’이 유창한 러시아어를 뽐내며 대화를 주도한다. 명문대 독어독문학과 출신인 다른 등장 인물은 독일어에 능통하다. 전문용어 구사에도 거침이 없다. 이는 무역상사에서 일하는 ‘상사맨’들의 이야기로 크게 인기몰이를 한 케이블방송 드라마 ‘미생’ 속 장면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얼마 전 끝난 이 드라마에 나온 상사맨들은 수준급 영어실력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일부 직원은 유창한 제2외국어 실력을 옵션으로 뽐냈다.
상사맨들은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장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도 주요 임무 가운데 일부이다. 외국어 능력은 업무와 직결되기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그럴듯한 회사에 이력서를 내려면 영어 실력이 필수가 된 것이다. 토익 점수만 높이면 유능한 상사맨이 될까. 당연히 그건 아니다. 무역상사에서 인정받으려면 상사맨에게 필요한 맞춤형 외국어 실력이 필수다.
어떤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협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가운데 발음 등 스킬의 비중은 어느 정도면 될까? 전문가에 의하면 30%도 수준이란다. 문제는 상대방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 핵심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공감대를 형성하느냐이다. 상사맨을 꿈꾼다면 일단 영어로 얘기할 때 두괄식으로 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는 한국어로 하는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핵심부터 찌르고 이후 부연 설명하는 방식이 돼야 협상이 용이하다. 다소 회화가 서툴더라도 어휘만큼은 놓쳐선 안 된다. 따라서 어휘력이 우수해야 한다. 때로는 고급스럽고 적절한 한 단어가 여러 문장보다 가치가 있다. 입사 전, 최소한 비즈니스 영어 용어라도 익히고 가면 업무 적응이 쉽게 될 것이다.
권한만큼 무거운 책임까지도 피하지 않고 즐기는 성향을 가진 인물을 회사가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외국어로 대화할 때도 언제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 신입 면접 때도 적극성, 자신감, 사업을 리딩하는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제2외국어의 경우 여건이 된다면 하나쯤 공부해 두는 게 좋다. 특히 중국, 일본, 러시아, 남미의 경우 해당 지역 바이어들의 영어가 서툰 경우가 많아 현지어 능력이 업무에 상당히 유리하다. 제2외국어를 공부할 땐 단순히 언어만 익히는 것보다는 그 언어를 쓰는 지역의 문화, 전통 등도 함께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