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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순천동산여중 35회 졸업식을 맞이하면서

 2월 13일(금) 오전 10시부터 본교 25회 졸업식이 있었다. 후배 학생들의 축하공연과 많은 학부모님들의 참여가운데 졸업식은 축제의 분위기였다. 1회 선배님들이 주신 장학금 지급도 있었으며, 후배학생들의 축하공연은 식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오늘 순천동산여중의 졸업장을 받게 되는 사랑하는 147명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졸업을 우리 모든 동산여중 교육공동체 가족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학부모님 여러분! 오늘 영광의 졸업이 있기까지 자녀들을 뒷바라지 해 오신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공사간 일로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졸업식에 참석하여 주신 본교운영위원회 박치홍 위원장님, 양미정 학부모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위원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은 3학년에 진급하여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된 것을 여러 선생님들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이 3년동안 흘린 땀의 결과로 우리학교는 자랑스런 명문학교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또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선배님들이 4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여 주신 것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순천지역사회에 화제가 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박수빈 학생이야기입니다. 이 학생은 3년 동안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서울에 있는 밀알장학재단으로부터 앞으로 고등학교 3년동안 900만원이라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더욱 경사스런 것은 순천지역에서 가고 싶어하는 학교 1순위가 순천매산여고인데 이 학교에 수석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가난하면 학교진학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실력과 인성을 갖춘 학생은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돈이 없다고 진하 못하는 세상은 아닙니다. 포기하지 말기 바랍니다. 열심히 두드리면 열리는 것입니다. 오늘 언니들의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재학생 여러분도 열심히 노력하면 길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고 있으며, 어떤 것들은 추억으로 남게 되는데 이 자리가 여러분의 삶의 여정에서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엊그제 입학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인생은 자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존재입니다.  졸업이란 학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학교는 여러분이 입하하여 느낀 것과는 다르게 지난 3년 동안 여러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학교는 사람의 영혼을 다루는 기관입니다. 학문의 전당이요 인격을 수련하는 곳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킬 때 이스라엘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으로써 지난 9월에 본교에 부임하여 학생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습니다.

어떤 학생은 우리 순천동산여중을 영원히 자랑스런 모교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학교 시설이 좋고 후회했던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학교는 바랄 것이 없어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모두가 좋으시다고 평가한 학생도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먹는 급식실 밥이 정말 맛있다는 칭찬을 하는 학생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이 학교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여러분의 용서와 이해를 바라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먼저 이 학교에 입학하여 신발을 분실한 학생이 있었는데 이 학생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으리라 생각되는데 대단히 미안합니다.

어떤 학생은 모든 학생을 같은 눈으로 봐 달라는 부탁도 하네요. 이를 달리 해석하여 보면 아마 차별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선생님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보니 똑 같을 수는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용서하여 주기 바랍니다. 아마 나이가 들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또 어떤 학생은 학교에서 하는 합창대회를 안 좋아했다고 하였는데 학교란 학생이 하고 싶은 것만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싫어하지만 필요한 것을 꼭 해야 하는 곳이 학교입니다.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해 절대로 필요한 것이 음악이요, 합창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여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부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진도에 쫒겨 학생 한 명 한 명이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수업을 진행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어차피 학원에서 배웠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가르치거나 학원을 안다닌 학생은 수업을 이해하기 어렵고 재미가 없었다니 정말 미안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겐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딱딱한 수업 내용을 딱딱하게 가르친 것도 용서하여 주세요.

그런가하면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못하고 교사가 무조건 자기 위주로 교실 수업을 이끌어 가고 너무 강압적이라고 느낀 학생도 있었는데 정말 미안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학생들이 욕을 한다고 선생님도 욕을 하면 되겠는가? 라는 비판적인 시각과 단축수업을 하여 놀고 싶은데 안 해 준다고 불평을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학생은 우리학교 오는 길에 차도와 인도 구분이 안 되어 있다고 이야기하는 학생이 있는데 이는 정말 놀라운 발견입니다. 이와같은 시각, 이런 관점을 가진 학생은 비록 지금 학교 성적이 낮다고 할지라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기에 이 자리에서 꼭 칭찬을 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흘러가는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그저 한번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언제라도 찾아오고 싶을 때 고향의 어머니를 찾아오는 것처럼 방문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만일 공부에 지칠 때는 예쁘게 핀 등나무, 가을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을 찾아 격려를 받으면 힘이 다시 솟아날 것입니다. 여러분은 청춘이기에 마음이 자꾸 흔들릴 경우도 있을 것 입니다.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 이제 여러분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 옵니다. 헤어지는 것은 영원히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나기 위해서 헤어지는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마지막으로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국적은 바꿀 수 있으나 학적은 바꿀 수 없는 영원한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10년 후, 20년 후 아니 50년 후에도 이 교정에서 떳떳하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3년간 정들었던 교문을 나선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2015년 2월 9일
교장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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