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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학교선택제' 확대

시나가와구 등 30개 자치체 도입
"교육시장화" "학교 활성화" 분분


최근 일본에서는 도쿄도 시나가와구(品川區)를 시작으로 일부 자치체(自治體)에서 보호자나 학생이 입학할 공립 초·중학교를 고를 수 있는 '학교선택제' 도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자치체는 전국 30곳(도쿄도의 品川區를 비롯하여, 豊島區, 足立區, 荒川區, 江東區, 杉竝區, 墨田區와 日野市, 多摩市, 三重縣紀寶町, 岐阜縣穗積町、滋賀縣大津市 등)에 이른다. 이 중, 금년도부터 도입한 곳은 18개의 시구정(市區町)으로(郡馬縣群馬町、埼玉縣川口市 등) 이는 2002년도에 12개였던 것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다. 앞으로도 7개 지역에서 도입
예정이며, 향후 도입을 검토하는 곳도 많아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1941년 국민학교령에 의해 일본에 학구가 지정된 이레 학교선택제의 도입은 실로 59년만의 변화다. 일본은 이제까지 학교교육법시행령 제5조 제2항 '시정촌(市町村) 교육위원회는 당해 시정촌이 설치한 초등교 또는 중학교가 2개교 이상 있는 경우에는 취학 예정자가 취학할 초등교 또는
중학교를 지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규정에 의거해 통학구제를 운용해 왔다.

그러던 것이 1987년 임시교육심의회의 '교육개혁에 관한 제3차 답신', 1996년의 행정개혁위원회의 '규제완화 추진에 관한 의견(제2차)'에 따라, 1997년 1월 문부성이 각 도도부현 교육위원회 교육장 앞으로 '통학구역제도의 탄력적 운용에 대해'라는 통지를 내면서 학교선택제의 길이 열리게 됐다.

이 통지문에는 ▲통학구역제도의 운용에 대해 지역 실정에 따라 보호자의 의향을 충분히 배려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 ▲지정 학교의 변경이나 구역 외 취학에 대해서는 지리상·신체상의 이유 또는 이지메 대응을 이유로 한 경우 외에도 학생의 구체적인 사정에 터하여 합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보호자의 신청에 의해 이를 인정하도록 할 것 ▲통학구역제도나 지정 학교의 변경, 구역 외 취학에 대해서 보호자에게 널리 주지시킬 것. 또한 각 학교에 대해서도 그 취지를 철저하게 함과 동시에 시정촌 교육위원회에 취학에 관한 상담체제를 충실히 하도록 할 것 등 3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곳은 도쿄도 시나가와구(品川區)이다. 시나가와구는 교육개혁구상 '플랜 21' 내에 '통학 구역의 블록화 추진'을 시책 중 하나로 설정하고, 2000년 4월부터 초등교에서 학교선택제를 도입, 올해로 벌써 실시 4년째를 맞고 있다(중학교는 2001년도부터).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것에 대해 와카츠키(若月秀夫) 시나가와구 교육장은 "이 개혁은 교사, 보호자, 지역에 대한 도전이다" 라고 말하고 "교사 개개인의 변화와 함께 보호자 및 지역의 참여와 관심 그리고 책임을 강화해 신뢰받는 학교를 구축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구내 40개 초등교를 4개 구역으로 나누고 그 중에서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중학교는 구내 전역제로 하되, 한 학교당 40명으로 제한을 둔다는 방식이다. 시나가와구의 경우, 첫해에 이 제도를 이용한 학생 수는 231명(신입생의 13%)이었으나, 2002년도에는 초등교 신입생의 18%, 중학교는 30%로 증가했다.

일부 자치체에서만 실천되고 있는 학교선택제에 대해서는 현재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교원 측은 학교간의 경쟁을 부추겨 교육에 역효과를 가져온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반면, 학부모와 학생은 희망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찬반론이 엇갈리기는 학계도 마찬가지이다. '교육 시장화'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나오는가 하면, 이 같은 反시장화 논리에 대해 '시장화'의 긍정적 기능을 부각시키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후자는 시장화가 교육정책의 관료 지배나 학교 경영에서의 교육 전문직 집단의 과점적 지배를 해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학교선택제가 학교교육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이어진다.

일본의 학교선택제는 반세기만에 시작된 학교제도개혁이다. 학교의 실제적인 변화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고조되고 있는 지금, 이 제도는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교육계의 크고 작은 변화도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일부 지역에서 실시한 학력평가 점수의 학교별 공개는
학교선택제에 포함된 학교 당국의 설명에 대한 책임, 학교 평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학교선택제가 확대 도입되면 이와 같이 어떤 의미에서든 학교간 또는 교사간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극대화되어 있기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일본이 현재 진행하는 학교선택제에 대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양쪽을 충분히 살펴보고 그 향방을 예의 주시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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