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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산행의 맛 느낀 금단산 산행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열릴 괴산군은 35명산을 자랑하는데 그중 13개의 명산이 화양구곡과 선유구곡을 품은 청천면에 위치한다. 7월 2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과 보은군 산외면에 걸쳐 있는 금단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금단산(높이 767m)은 괴산군의 최남단에 위치한데다 가까이에 있는 도명산과 낙영산의 명성에 가려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우거진 송림과 바위지대가 잘 어우러지는 청정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금단산(金丹山)이란 지명은 고서에 등장하는 검단산이 현재와 같이 변경된 것으로 추측한다.

아침 7시, 청주실내체육관 앞을 출발한 후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7시 40분경 마지막 집결지인 용암동에서 청천으로 향한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운영진이 떡은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하고, 달콤 회장님의 인사와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과유불급이라고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번 산행은 물놀이와 야유회를 겸해 특별히 술 조심하고 스킨십에 신경 쓸 것도 당부한다. 길거리에 옥수수가 수북이 쌓인 청천시장에 들르며 8시 50분경 산행 들머리인 청천면 신월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는데 얄궂은 날씨가 빗방울을 뿌린다. 카메라에 물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우비부터 챙겨 입었다.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은 회원들이 길게 늘어서 임도 표석을 지나며 산행을 시작한다. 비오느 날 웬 청승이냐고? 요한 괴테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참 맛을 알지 못한다’고 했지 않은가. 비 맞으며 걷는 산행도 해본 사람이라야 그 맛을 안다.




10여 년 전 아내와 다녀가며 고생했었는데 날씨마저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해 초입부터 힘이 든다. 카메라 때문에 우비를 벗을 수 없다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장거리 산행일수록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즐거운 산행을 하려면 자신의 체력과 능력에 맞춰 걷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처음 장거리 산행하는 여성분을 만나 제일 뒤편에서 인생사를 나누며 나름대로 자유를 누렸다.

산행을 하다보면 종종 지자체의 성의가 부족해 아쉬운 시설물들을 만난다. 정상으로 가며 만난 이정표의 한쪽은 ‘등산로시점 1740M’를 안내하고 있는데 반대편 화살표 방향은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뒤편에 쓰여 있는 ‘등산로시점 2900M’로 보아 아예 처음부터 잘못 제작된 이정표다.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뭇잎과 풀이 우거진 언덕을 오르면 표석이 서있는 정상이다. 정상 표석에는 금단산의 높이가 746m인데 '산림청·다음지도·두산백과 767m, 네이버지도 768.1m'로 서로 다르게 나와 있어 혼동을 준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지자체에서 관심을 두면 각종 자료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


정상에서 사담 방향으로 내려서며 산등성이가 계속 이어지지만 우거진 나무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등반이 답답하다. 그래도 길가에 꽃피운 야생화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후미를 기다리던 젬마 고문님이 초콜릿을 주며 힘을 내게 한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인간미를 발견할 때 산행의 맛이 느껴진다.




산행을 마친 사담(沙潭)리는 모래 사(沙)자와 연못 담(潭)자를 써서 마을 이름을 지은 곳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용대천에 물놀이 장소가 있어 여름철에는 피서객 인파로 넘쳐나고 전해 내려오는 전설도 많다.

12시 50분경 사담리 물가에 있는 명신펜션(043-833-1773)에 도착해 뷔페로 점심을 먹었다. 그동안 산행에 열심히 참여한 회원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여름 야유회 날이라 식사 후 물놀이도 하고 장기자랑과 화합을 겸한 여흥도 즐겼다. 밖으로 나와 펜션 주변을 둘러보고 먼발치로 낙영산도 바라봤다. 신명좋은 사람들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4시 20분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청주로 향한다.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마음도 같아지나 보다. 행복산악회원들이 행복 찾기를 했던 날이라 달리는 차안에서 자연스럽게 ‘나는 행복합니다’를 제창하며 한마음이 되었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아무도 사용한 적이 없음을 확인하고 자칭 내가 만든 말이라고 주장하는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를 떠올리며 석진 산행대장의 1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회원들을 친척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가지 행사를 했어도 산행지가 가까워 해가 중천에 떠있는 5시 50분경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더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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