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를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권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출판문화위원회는 '동화 읽는 어른' 7월호에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살펴보기'라는 기고를 통해 "'만화로…' 등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을 인륜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할 위험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출판문화위원회(이하 출문위)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은 제우스, 헤르메스, 아프로디테 등 자신이 좋아하는 신들의 펜클럽을 만들고, 신화 속 수천 가지 신의 이름과 계보를 주문처럼 외우는 등 그리스 로마 신화 게임을 즐기는데, 이런 유행은 ㄱ 출판사의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유행이 책에만 머물지 않고, 텔레비전으로 이어져 교육방송, 서울방송 등에서도 방영했거나 하고있다.
출문위는 아이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으면서 까지 읽는 이유를 숨가쁘게 진행되는 박진감, 공격성, 새로운 변신, 영웅과 미인의 매력, 아름다움에 대한 선망, 지적 자족감 등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이 문제시되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담긴 불굴의 정신, 진취적인 정신은 담지 않고 그 신이 한 일이 무엇이며, 형제나 자식이 누구인지에 아이들 관심을 머물게 한다는 점이라고 출문위는 지적한다.
또 최고의 권력을 차지하는 영웅들 모습만 비춤으로서 아이들로 하여금 현실의 무력감을 키우는 점, 금발머리 팔등신 미인이 질투심 많고, 남성들에게 정복당하는 모습으로 나오는 등 힘, 권력, 미, 여성에 대해 그릇된 선입견을 갖게 한다는 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인류 문화의 뿌리인 것으로 편향된 시각을 심어 주고 있다는 점, 화려하고 자극적인 그림이 신화의 가장 기본 생명인 '상상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 등도 문제라고 덧붙이고 있다.
신화의 상징성을 이해하기 힘들뿐 아니라 인류 문화의 뿌리가 서양이라는 의식을 심어 줄 우려가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따라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권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출문위의 주장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구현진 감사는 "다이제스트 한 책이 원작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도 만화나 요약본이 아닌 제대로 된 완역본을 청소년기에 읽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