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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2015개정 교육과정, 학교에 어떤 영향 미칠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9개정교육과정이 학교에 안정적인 정착이 되었다. 중학교의 경우 올해(2015년)가 2009개정교육과정이 완성된 해다. 2009개정교육과정이 중학교에서 시작된 것은 2010년 입학생이다. 2012년이면 완성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집중이수제였다. 교과에 따라 3년간 배울 내용을 1년에 모두 배우도록 한 것이다. 일부교과에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필요성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제약이 따랐다. 음악, 미술, 체육교과는 20%감축편성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도덕 교과는 최소한 4학기 이상 편성하도록 했으며, 체육교과는 집중이수를 하지 못하도록 매학기 편성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교과에서 집중이수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대략 도덕, 기술/가정, 선택교과, 사회, 역사 등에서 집중이수제를 실시하였다. 집중이수제 실시에 따라 교과서도 1-3권으로 다시 편집하여 만들었다. 대략 2개 학년에 끝낼 것 같은 교과의 교과서는 두 권으로 만들었고, 1개 학년에 끝낼 것 같은 교과의 교과서는 한 권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집중이수제 도입은 환영받지 못했다. 학습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였지만 결과는 교과목수만 줄였을 뿐 학습량은 도리어 늘어나는 부작용으로 돌와왔다. 집중이수제를 일선학교에서 실시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학기당 이수교과수를 8개 이하로 제한했다. 가급적이 아니고 꼭 해야 했다. 물론 교양교과 성격이 짙은 일부 선택교과는 8개 교과에서 제외시켰다.

집중이수제의 문제점이 대두되자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학기당 이수교과수를 8개로 하는 것은 같으나, 음악, 미술, 체육은 8개교과에서 제외 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은 학기당 11개 교과 이수가 가능해졌고, 집중이수제는 사실상 폐지되었다. 일선학교에서는 대환영이었다. 1-2개 교과만 집중이수제를 실시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환영을 했지만 교과서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집중이수제를 풀었지만 일선학교에서는 또다리 곤혹을 치르게 되었다. 교원수급 문제였다. 집중이수제를 하다가 풀때는 신입생부터 풀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3년간 배울 내용을 못 배우는 교과와 과다로 배우는 교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신입생부터 적용하다 보니 매년 교원수급을 정확히 예측해야 했다. 어떤 교과를 집중이수로 할 것인가와 20%증감을 적용할 교과는 어떤 교과로 할 것인가가 매년 문제가 되었다. 결국 교원수급문제가 3년이면 끝날 것을 5년동안 고민하게 된 것이다.

집중이수제가 풀어지고 입학한 학생들이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다. 내년부터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해 진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2년후면 또다시 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져 또다시 교원수급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기존에 유지되던 8개 교과 이수 제한이 그대로 살아있다. 사실상 사문화된 기준을 그대로 살려 놓을 필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일부 교과에서 집중이수제를 실시해야 할 형편이다. 집중이수제와 20%증감 교과가 달라지면서 교원수급 문제가 또다시 대두될 것이다. 결국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은 2016, 2017 2년에 불과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발표되었다. 중학교의 경우 달라진 점은 많지 않다. 정보교과가 필수로 도입되었는데, 일반적인 정보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니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다. 교사가 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향후 일정기간동안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놀이 중심의 소프트웨어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그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 중학생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을 지 쉽게 속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정보교과가 필수가 되면서 선택교과의 시수가 1시간 줄었다. 정보교과는 3년간 34시간을 이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 기술/가정, 정보를 한 교과군으로 묶었는데, 이들 교과의 배당 시수는 2009개정교육과정의 과학, 기술/가정보다 34시간 늘었다. 그렇다면 기존의 과학이나 기술/가정의 시수가 변하지 않는다면 정보교과는 3년간 34시간 이수가 대세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정보교육이 아니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부합되지 않는다.

34시간이면 주당 1시간씩 34주에 해당된다. 3년간 34시간의 수업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충분한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시수 문제가 예민하긴 하지만 다른 교과의 시수를 감축하여 정보교과를 좀더 강화했으면 어떨까 싶다. 혹은 기술/가정이나 과학교과에 포함하여 연간 이수시간을 지정해 주었다면 좀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선택교과의 시수감축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당 1시간 수업에 1개학년 수업을 위해 정보교사를 추가로 배정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어쩌면 비전공자가 정보교육을 실시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현재 일선학교에서는 교원수급을 포함한 학교별 여건에 따라 20% 증감을 적절히 활용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시작되면 또한번 교원수급 문제로 학교가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집중이수제를 실시했던 교과에서 이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단위학교에서 높아질 것이고, 이로인해 교사들간의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중학교의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의 변화가 없는 부분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체육교과 편성시간이 3년간 272시간이다. 3년동안 한 해는 주당 2시간의 체육수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해당 학년의 스포츠클럽활동 편성시간은 2시간이 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학년 구분없이 모두 스포츠클럽활동을 매학년 34시간으로 했여야 한다. 주당 2시간의 스포츠믈럽활동을 할 경우 순증하게 되면, 해당학년의 수업시수가 다른 학년보다 주당 1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창의적체험활동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에는 전문성없는 일반 교사들이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을 맡아서 수업을 해야 한다. 이 경우에 수업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당초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년에서 주당 1시간으로 한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었다.

끝으로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연간 수업해야 할 주가 34주 기준으로 편성되었다. 그동안 수업 주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학교별 행사활동이나 기타 특색활동등을 위해 현행교육과정보다 1주 정도 줄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즉 주5일 수업제가 도입되었음에도 교육과정은 주 6일 수업일때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사생대회, 소풍 등이 일선학교에서 사라지고 있다. 기타 행사활동도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순수하게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편성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했어야 한다.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것이 미래 교육여건에 맞춰 하는 것이고,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개정되는 것 역시 이견이 없다. 다만 학교여건에 부합되는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또다시 겪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이 되어야 함은 물론 학교별로 여건에 따라 융통성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는 권한이 좀더 주어졌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다. 지역별 학교별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특색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창의적 체험활동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좀더 현장중심의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개정이 되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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