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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취농의 시대는 IT를 농기구로 사용한다

한국 경제의 향후 전망은 일본의 지난 20년과 같이 정말 어두울까? 상당수의 지식인들이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는 충분히 고민해 볼 주제다. 한국은 20년 전 일본에 비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20년 전 일본이 하지 못한 것을 잘 연구하면 된다. 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일본에 비해선 한국이 훨씬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일본과는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전혀 다른 국민성과 문화를 갖고 있다. 일본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존의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키며 창의적인 생각을 못하는 문화가 한국보다 심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국민성은 일본의 오래된 고질병이라고 지적하는 일본인도 있다. 젊은이들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창업정신이 미약하다. 편안하게 안주하는 걸 선호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도전정신도 다른 나라에 비해 낮으니, 현재 일본에선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혁신적인 기업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일본이 앞으로도 비관적인 이유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환경으로 변화할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산업 구조가 바뀔 수밖에 없다. 잉여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들은 매출 감소를 경험할 것이다. 사람들은 규모가 큰 주택보다 작은 공간을 선호할 것이다. 소유하기보다 공유하는 경제가 활성화될 걸로 보인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나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시간제 차량 렌트회사인 집카 등의 등장은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인터넷의 힘을 빌려 기존의 불합리하거나 불편했던 점을 해소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이베이나 페이팔 등과 마찬가지로 과거에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넘어서 농업도 IT로 무장하면 길이 있다고 제시하는 사람이 있다. 일본의 명문대학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대기업(데이진)에 다니다 28세에 농사에 뛰어든 히사마쓰 다쓰오(46·히사마쓰 농원 대표)가 그런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풀어 놓은 책으로 '작고 강한 농업'을 내놓았다. 저자는 현재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직원 일곱 명과 함께 50여 종의 유기농 채소를 키워 팔면서 "그럭저럭 돈도 벌고 있는" 성공한 농사꾼이다.

농사 경험이 없었던 그는 ‘몸으로 익히는 감’에 의존하는 대신 모든 작업 과정을 언어와 수치로 표준화시켰다. e-메일과 블로그·페이스북 등은 마케팅의 효과적인 도구가 됐다. 저자는 “IT는 나의 가장 중요한 농기구”라고 했다. 책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먼저 내 편을 늘려야 한다” “ 도구와 기계가 많은 시대일수록 바탕에 깔린 열정이 더 중요하다” 등 농사와 상관없는 독자들에게도 시사점이 큰 대목이 많다. 삶과 일의 본질이 직업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어서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삶과 본질을 꿰뚫어 보면 본질은 하나이다. 단지 포장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것을 본질로 보고 뛰어서는 안 된다. 젊은 청년들이 갈 길이 없다고 포기하고 주저할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예전에는 할 일이 없으면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짓겠다고 하였지만 그런 생각은 딱 망하기 좋은 생각이다. 농업이 6차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귀농’이 아니라 ‘취농’의 시대! 막연한 환상과 기대로 가득한 전원생활 대신, 돈을 벌고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농업의 길을 찾아야 한다. 나이 스물여덟에 혼자 농사일을 시작해, 15년 동안의 좌충우돌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7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는 어엿한 유기농 채소 농장의 주인이 되었다. 이 저자가 쓴 경험담은 농업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새롭게 농업분야에 창업을 하여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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