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시인의 시를 읽으며, 동시대인으로 살아왔음을 느낀다. 행간 속에 숨어 있는 그의 삶이 우리들의 삶과 결코 다르지 않은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리운 것에 대해 그리워하고 그러면서도 내 삶의 무게를 둘러싼 것들을 들쳐업고 다녀야하는 고단한 첫째들의 이야기이다. 눈은 먼 산과 영국의 에든버러의 뒷골목 무대를 그리워하면서 도시락을 딸랑거리며 학교로 향하여야 하고, 눈맑고 어여쁜 아이들의 밥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밥만 먹고 살 수 있으랴
우리는 밥만 먹고 살 수 없다.
영혼의 양식을 먹어야 내 마음의 한 자락이 포만해 질 수 있다.
그의 시를 읽으며 내 영혼과 같은 어떤 그리움을 찾아 헤매이고, 글을 쓰고, 사진 셔터를 누르고, 다시 한 마리의 늑대로 돌아가 아내와 아이들을 지키는 이 시대의 아버지를 찾는다.
검으로 시를 쓰다 / 이용철
칼은 쓰기 위해 검은 쓰지 않기 위해 있다.
보이는 것 너머를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홀로 있음으로 열린 문이 보인다.
어리석음의 힘으로 나아간다.
이 시대 그의 시를 읽으며 어리석게 살고 싶다.
이용철 시집 『늑대가 그립다』의 구성을 살펴보면 제1부 늑대가 그립다, 제2부 그리운 것은 길 위에 있다, 제3부 바다는 집을 짓지 않는다, 제4부 나무가 아프다 로 구성된 이 시집은 이용철 시인의 주옥같은 시편이 수록되어 있어 시인의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시대 어리석은 사람으로 어리석게 살아가기 위해 봄을 기다리며 이용철의 시집<늑대가 그립다>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