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 몇 안 되는 화창한 날이다. 푸른 하늘을 볼 수가 있다. 미세먼지도 보이지 않는다. 출근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봄나들이를 가는 이들에게는 오늘이 적격이다. 선생님들은 나들이를 할 수는 없어도 수업을 할 때 봄의 향취를 느끼면서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말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을 잘하면 자기에게 도움이 된다. 듣는 이에게도 기분을 좋게 한다. 말을 함부로 하는 이는 말 때문에 자신을 깎아내리고 만다. 멀쩡하게 생긴 학생이 말이 거칠면 그 학생이 달리 보인다.
한 학생이 식당에서 조리사님에게 ‘아주머니’라고 불렀다. 그러니 조리사님께서는 뭐라고 불러라고 했다. 어머니 같은 분이신데, 학생들의 식단을 책임지고 정성껏 요리해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데 조리사님에게 아주머니라니! 얼마나 마음이 언짢았을까?
학생들에게 호칭에 대한 교육을 잘 시켜야겠다. 영양사님에게 영양선생님, 조리사님에게 조리사님, 아니면 조리선생님... 행정직원들에게 붙이는 호칭, 당직하시는 분에게 붙이는 호칭이 가지각색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호칭은 상대를 유익되게 한다. 마음을 기쁘게 한다. 상대를 존경하는 표가 된다. 호칭교육을 잘 시켜보자. 요즘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제법 연세가 드신 분도 교장을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교장님’이라고 한다. 교감을 교감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일하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선생님이라는 말을 붙이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잘못된 호칭이다. 가는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면 그 사람은 낮춘 이를 더 높인다. 옛날에도 말 잘하는 이는 굶어죽지도 않았다고 한다.
내가 평소에 다니는 내과 의사선생님은 의술도 탁월하지만 아주 겸손하시다. 교장이라는 걸 알고 항상 가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인사를 하신다. 정말 존경스럽다. 또 한 젊은 의사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진찰을 하신다. 이런 좋으신 분도 참 많다.
그런데 반대로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이도 많다. 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다. 임금님도 선생님도 부모님도 하나다는 뜻이다. 동급으로 여긴다.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면 안 된다. 교직원 예사로 보면 안 된다. 모두가 학생들을 길러내는 직원들이다. 듣기 좋은 말로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