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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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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봄비와 같은 선생님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봄비가 출퇴근하는 데는 불편함이 있지만 불편함보다 우리에게 주는 유익이 훨씬 더 많다. 더러운 먼지로 덮여 있는 것을 모두 씻어준다.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이 얼마나 많은가? 온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니 참 유익하다.

봄비는 농작물에도 참 좋다. 농부들만 좋아할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좋다. 농작물이 잘 되어야 풍성함을 누릴 수 있다. 물을 그리워하던 모든 나무들도 엄청 기뻐할 것이다. 비가 갠 후의 파릇파릇한 새싹들을 보면 마음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순진해진다.

가뭄 해갈에도 엄청 도움이 된다. 저수지마다 물이 가득 채워져 물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가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식수 걱정도 덜게 되니 또한 좋다. 더위의 나라에서 물이 없어 몇 키로씩 걸어가서 식수를 구하는 나라도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봄비가 내릴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있다. 상선약수다. 가장 좋은 것이 물이다. 가장 행복한 삶은 물과 같은 삶이다. 가장 좋은 선생님은 물과 같은 선생님이다. 물과 같은 자세가 되면 선생님은 선생님이 될 수가 있다. 학교 현장에 있을 때 교생선생님이 오시면 상선약수를 예로 들면서 선생님의 자세를 말하기도 했다.

물은 언제나 깨끗하다. 깨끗한 삶은 남을 깨끗하게 한다. 더러운 삶은 남을 더럽게 만든다. 말로써 행동으로 남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선생님이 고운 말을 사용해야 하고 순화된 말을 사용해야 하며 절제된 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물은 언제나 겸손하다. 물은 낮은 곳으로 찾아간다. 선생님은 지식이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교만해질 수가 있다. 지식이 많을수록, 실력이 탁월할수록 더욱 겸손해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교만한 말을 하지 말아야 하고 오만한 말을 내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물은 언제나 생명을 준다. 물이 없으면 다 죽는다. 사람도 죽는다. 나무도 죽는다. 농작물도 죽는다. 고기도 죽는다. 죽는 건 시간문제다. 물이 없으면 사막이 된다. 사막이 되면 만물이 황폐해진다. 아무도 살 수가 없다. 살아도 힘들게 살 수밖에 없다. 물은 언제나 고마운 존재다. 물은 생명을 구한다. 우리 선생님은 물과 같은 존재다. 학생들을 살리는 존재다. 학생들을 살리는 일은 의사선생님이 하고 학교선생님이 한다. 그래서 학교선생님은 전문직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은 언제나 흘러간다. 쉬지 않는다. 조금도 쉬지 않고 아래로, 아래로 흘러간다. 성실함이다. 열정적이다. 근면함이다. 근실함이다. 이런 성품을 우리 선생님들은 지니고 있다. 이런 성품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은 선생님의 영향을 받는다. 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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