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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희송아, 독서의 목적을 명확히 한다

 이제 중간고사도 끝나고 조금은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구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5월이지만 날씨가 더워 공부하는데도 힘든 환경은 아닌지?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네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었으면 좋겠다. 책 읽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읽었는가’가 아닌 목적을 ‘얼마큼 달성했는가’이다. 이제 ‘읽지 않은 책이 자꾸 쌓여가는 부담감’이나 ‘속독의 유혹’, ‘한 권의 책을 신성시하는 버릇’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었니? 독서에서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해 읽는가’ 하는 목적의식이 아니겠니?

아직 넌 태어나면서 디지털 환경을 사용하는 세대가 아니기에 적어도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철해 놓은 모양의 책’에는 반짝이는 ‘지식의 결정체’로서의 위엄이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선생님도 책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책 그 자체가 아니라 알맹이, 즉 내용이 무엇인가이다.

보통 비싼 책에는 그에 걸맞은 훌륭한 지식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가격과 가치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신간의 가격은 그 내용과는 무관하게 인쇄, 제본, 물류 등의 비용을 기반으로 정해지는데 집필, 편집에 드는 비용이 같아도 판매 예상 부수가 적은 책에는 처음부터 높은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단다. 똑같은 책이 하드커버와 소프트커버 두 가지로 출간되기도 하는데, 당연히 가격도 다르다. 한 마디로 책을 대할 때는 ‘형태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지금까지 물리적인 책을 기반으로 한 독서를 했다면 이제는 목적을 기반으로 한 독서로 옮겨가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무엇을 읽었는가가 아니라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목적을 얼마만큼 달성했는가 이다. 그런 면에서 속독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것은 암기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빠른 속도로 외우기 때문에 쉽게 외우고 또, 쉽게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전자책은 ‘종이책이 주는 감촉이나 무게감’이 없다는 이유로 책의 가치에 관한 일반적인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다시 말해 ‘목적 기반의 독서’에 적합하다고 본다. 아직은 전자책 시장이 넓지 않기 때문에 ‘자체 제작’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도큐먼트 스캐너를 사용하면 책 표지의 등 부분을 잘라내고 책 한 권을 한 번에 스캔하는 것도 가능해 한 장씩 스캔해야 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다. 정리정돈이 쉽고 휴대가 간편해서 책이라는 형태에 구애받지 않아 편리하다.

경이로운 독서법인 ‘메모리 리딩’의 근간은 ‘이미지화’에 있다. ‘암기를 잘 못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떠올리는 것을 잘 못한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뇌는 기억하고 있지만 그것들을 꺼낼 수가 없어서 외우고 있다는 자각을 못 하는 것뿐이다. 그 지식에 접근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까맣게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메모리 리딩은 책을 읽는다, 기억을 꺼내는 단서를 만든다(이미지화 작업), 언제든 자유롭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장기기억을 한다는 과정을 익히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다. 메모리 리딩의 두 번째 요점은 ‘암기하고자 하는 지식을 요약해서 넓은 범위를 빠르게 외우는 것’입니다. 원래 인간의 뇌에는 지식을 요약하는 기능이 따로 있습니다. 책 속에 있는 지식의 요소들을 간추려 이미지화하고 순서에 따라 연상한 후 그것을 복습하는 과정을 통해 머릿속에 완전히 정착시켜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발현시키는 노력만 터득한다면 누구든지 기억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메모리 리딩을 습득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루 5분씩 3주 동안 꾸준히 트레이닝을 거듭하면 하룻밤 만에 참고서 100페이지 분량을 비교적 상세하게 외울 수 있게 된다. 읽은 책의 내용을 암기해 두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그 내용을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활용할 수 없는 지식을 쌓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지식을 쌓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바로 ‘컬티베이션 과정’인데, 이 말은 밭을 경작한다는 의미이다.

딱히 어려울 것도 없다. ‘이미지 체크’처럼 ‘기억을 꺼낼 수 있는 확실한 장치’를 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뇌에서 지식을 꺼내는 과정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책의 요점을 이미지화 하고 연상한 후에 머릿속으로 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이다. 실용서인 경우라면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복습이 가능합니다. 이미지화 해놓은 내용들은 ‘외운 당일, 다음 날, 4일 후, 2주일 후’에 다시 복습한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연습을 많이 할수록 좋다. 기억력이라는 것은 정신적인 면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기 때문에 반복이 주는 안도감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이같은 책읽기 방법을 통하여 이번 학기말 시험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면서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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