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 수 년 간 부동의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어오고 있는 공교육 부실화의 핵심에는 교원
문제가 있다. 교육 현장 일선에서 우리 자녀들과 함께 호흡하며 모든 교육 활동을 실천하고 그 성패를 가름 짓는 당사자가 다름 아닌 교원들이라는 점에서, 교원 문제는 공교육 부실화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며, 부실한 교원 수급 사태를 방치한 상태에서의 어떠한 공교육 내실화 노력도 백 약이 무효일 뿐이다.
교원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우선의 과제는 법이 정한 정원을 채우는 일이다. 법정 정원이라 함은 정상적인 교육 프로그램 가동을 위하여 요구되는 최소한의 필요 교원수이다. 국공립 초·중등학교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으로 법정 정원은 31만여 명인데 비하여 현원은 28만여 명에 불과하여
3만여 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한 초등학교 담임 확보의 고통과 중등교단의 7차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과 난맥상은 수년 째 만성화 고착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공교육 부실화를 직접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교원 부족사태는 단기간에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이다.
법정 정원의 확보에 덧붙여, 그 정원을 정하는 기준이 과연 적합한 것이냐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교원의 정원 산정은 크게 학급수라는 단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학급마다 1인, 1학급 초과시 1.5인~2인을 두도록 하는 식이다.
단순 산술에 의한 이러한 획일적 정원의 산정과 교원의 배치는 교과 중심의 다양하고 내실 있는 교육 활동을 제약 또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법정정원을 확보하는 노력과 병행하여, 중기적으로는 현행의 정원 산정 단일 기준을 다차원 기준으로 그 적합성을 높이고 정원 규모 또한 최소 수준이 아니라 바람직한 상태의 충분한 수준으로 증원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끝으로, 교원 문제를 올바르게 진단·처방하기 위한 접근의 전환 및 시스템의 재구조화를 장기적 과제로 촉구하고자 한다. 이미 벌어진 문제 사태에 대한 사후약방문식 대증 처방은 상당기간 동안 결코 유보되어서는 안되는 학습권과 교육력의 손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과 추이를 심층적으로 진단·예측하여 사전에 대처할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정년 감축과 같은 돌발적 정책변수를 최소화함은 물론 교원수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시뮬레이팅할 수 있는 최적화된 교원정책결정 정보화시스템이 하부구조로 구축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