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수업시간에 멋대로 걸어 다니는 등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학급붕괴'가 일본에서 심각한 문제다. 문부성이 올 2월부터 7월까지 국립교육연구소에 위탁해 조사한 내용의 중간보고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의 원인의 70%가 교사의 지도력 부족, 30%는 교수의 지도력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간보고서는 '학급붕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학급이 능숙하게 기능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를 '어린이들이 교실내에서 제멋대로인 행동을 해 수업이 성립되지 않는 등 학급담임에 의한 통상의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립교육연구소가 연구원과 현장교사로 구성된 '학급경영연구회(대표 요시다무)'가 전국 102개 학급 교장과 교사, 학부모에 대한 면접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례에 복수의 요인이 겹쳐져 있었지만 가장 많았던 것이 '교사의 학급 경영이 유연성을 잃고 있다'(74학급), 그 다음으로 '수업내용과 방법에 불만을 가지는 아동이 있다'(65학급)로 나타났다. 또한 집단생활을 통한 인간관계가 서툰 어린이가 증가하고 있고 부모가 기본적인 예의범절을 가르치지 않는 풍조 등도 지적됐다. 문부성의 판단은 현재 학급의 구조와 지도법이 어린이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문부성은 내년부터 한 사람의 교사가 전 교과를 담당하는 학급담임제를 검토할 계획이고 퇴직교원을 비상근 강사로 약 2천개교에 파견하고 한 학급을 복수의 교원이 담당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하기도 했다. 교사의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중간보고 내용을 지적하고 있지만 학부모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결과에 대한 15일자 사설에서 '아이의 행복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일부 보호자의 영향이 크다'며 '집단에서의 놀이와 자연 접촉 기회의 감소 등이 학급붕괴현상과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또 이번 조사에서 학급의 인원수가 감소되면 지도가 수월할 것이라는 교사 많았다는 점을 들고 학급규모의 축소를 제안했다. <林亨峻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