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교육부 고위직 공무원의 '99% 개 돼지론, 신분계급사회' 논란은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작금의 현실에서 취중 언사라 할지라도 용납이 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금수저론이나 헬조선의 신조어가 난무할 만큼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생각하면 그가 상처 난 민중을 향해 뿌린 소금은 너무나 절망적이고 서글픈 아픔을 건드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는 상위 1%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산다고 했다. 단순히 영화 속의 대사를 읊조린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도 늘어놓았다. 고의가 아니었노라고 눈물을 뿌리며 사죄한다 한들 이미 꽂힌 칼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울수록, 많이 가질수록 높은 자리(역할이 다를 뿐 결코 높은 자리란 본시부터 없다!)에 있을수록 많이 배우고 가진 것으로 그 역할을 다 하는 겸손함이 본연의 자세임을 모르고 살았음을 자신의 입으로 증명해 버린 것이다.
취중진담보다 더 진실한 말은 없다. 그래서 어떤 기업에서는 고위직을 맡기기 전에 일부러 술을 먹여본다고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회사의 기밀을 발설하지 않을 만큼 자제력을 가졌는지, 신뢰할 만한 인품을 지녔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직장에서 보면 술을 먹는 자리에서는 평소의 모습과 전혀 다른 행태를 보여주는 사람이 꼭 있다. 이중적인 모습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 같아서 가까이 하기 두려운 사람이다. 언제 표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교육부 공무원의 취중 언사는 생각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단순히 그 한 사람만의 생각이라고 볼 수 없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갑질문화이자, 양극화된 사회 모습이며 삐뚤어진 성공 철학으로 출세한 사람들의 모습이니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것일 뿐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세상에 높은 사람 낮은 사람은 없다. 고로 높은 자리, 낮은 자리도 없다. 다만 하는 역할이 다를 뿐이다. 얼굴이 발보다 낮은 것이 아니다. 하는 역할이 다를 뿐이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듯, 관리자의 자질이 부족하면 그 조직이 힘들고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일이 생기면 나 몰라라 하고 뒷짐을 진 채 구경만 하는 관리자나 쇼맨십에 능한 관리자는 늘 보여주는 교육행정에 열을 올려서 선생님과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학교 관리자는 뒷받침 해주는 사람이지 군림하거나 좌지우지하는 자리가 아님을 모르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 게 현실이다.
발이 편해야 온몸이 편하다. 떠받쳐주는 부하 직원을 소중히 하는 일, 국민을 두려워하고 함께 아파하는 리더십이 너무나 아쉬운 이 나라의 현실이 답답하다. 내가 가진 조건이 남들보다 좋아서 더 많은 것을 누리고 배울 수 있었다면, 그만큼 사회적 책임과 봉사의 그릇도 커야 한다. 내가 더 많이 가지고 누리는 만큼 어디선가 누군가는 그 만큼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교육부 고위직 공무원의 행위는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닌 나를 비롯한 모든 공무원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 분명하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사는 모습, 누리는 모습은 다 다르지만 인간 본연의 존엄성만은 어떤 경우에도 서로 지켜주고 명심하며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