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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시(詩) 한 편이 인생에 힘을 줍니다”

수원박물관, 정호승 시인 특강을 듣다

우린 박물관하면 머릿속에 무엇을 떠올릴까? 대개 과거 역사나 유물을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고리타분한 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얼만 전 내가 참가했던 명사 특강, 그게 아니다. 명사 특강에서 박물관의 새로운 기획을 보았다. 특강은 우리에게 인생의 참의미를 가르쳐 주고 있다.

마로 수원박물관이 주관하는 ‘내일의 서재’를 말하는 것이다. 박물관이 어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말하고 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알고 보니 벌써 7월 9일(토)부터 시작되었다. 다만 내가 모르고 있었다. 총 8회에 걸쳐 각계 명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데 나는 제4회 특강에서 정호승 시인을 만났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시작한다. 총 3시간이 소요되는데 명사 특강 내용이 좋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메모하며 듣자니 이런 수준 높은 강의가 수원에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혹시 시간을 내어 동참하고자 하는 독자는 앞으로 4회의 기회가 더 있다. 흥미에 맞는 주제를 찾아 수원외고 시청각실을 찾기 바란다.



얼마 전 내가 참석한 특강 제목이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이다. 부제로는 ‘사랑과 고통의 본질과 이해’다. 특강 강사는 이미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정호승 시인이다. 정 시인의 나이는 올해 66세다.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은 시를 통해 인생의 무엇을 노래할까? 교직에서 가까운 동료 세 명과 함께 수원외고 시청각실을 찾았다.

그는 삶의 소중한 가치를 청중에게 묻는다. 사람에 따라 소중한 것이 있을 것이다. 중히 여기는 것은 권력, 지위, 명예, 건강, 돈 등 다양하기도 하다. 시인도 평범한 일상인이다. 오늘날 돈은 생존의 필수 수단이다. 그러나 그는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찾고자 한다. 그게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가장 소중한 가치가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시 ‘여행’을 소개한다. 여행은 바로 인생이다. 인생에는 삶의 여행과 죽음의 여행이 있다. 우리네 인생은 삶과 동시에 죽음이 시작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은 살면서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웰빙도 중요하지만 웰다잉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94세로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 예를 드는데 실감이 난다. 우리 모두는 여행자다.



삶의 여행을 잘 해야 죽음의 여행도 잘 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여행하고 있다. 목성에서 바라본 지구는 마치 좁쌀 한 알 같다. 이 짧은 우리네 인생,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 사랑을 하는 것은 밥 먹는 일과 같다.

그는 누구를 진정 사랑하지 않고는 살아 갈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사랑의 여행을 떠나면 아무리 힘이 들어도 돌아오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짧은 인생에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다. 사랑하는 방법은 스스로 배우고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그는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라고 갈파했다.

나는 39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재작년의 일인데 이 때 나에게 힘이 되어준 두 편의 시가 있다. 하나는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고 또 하나는 고은 시인의 ‘비로소’다. ‘비로소’는 그 당시 내가 처해 있었던 상황을 말해 주고 있었고 ‘산산조각’은 나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준 시였다. 어려움, 고통에 빠져 있다고 좌절, 슬픔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한 편의 시가 우리에게 삶의 깨달음을 준다. 삶의 지혜를 준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우리 곁에 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준 수원시와 수원박물관 관계자에게 감사를 드린다. 수원시민과 인근에 사시는 화성 용인시민들에게 수원박물관의 ‘내일의 서재’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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