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14 (목)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가족이 주는 힘

비올 구름이 잔뜩 끼였다.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긴다. 들녘에는 황금빛으로 변하고 나무마다 풍성한 과일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것을 상상해 본다. 모든 고향이 다 그럴 것이다. 특히 담너머의 대추나무의 주렁주렁 풍성한 열매는 우리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 준다.

어제 저녁 어느 티비 프로를 보았다. 주는 교훈이 많았다. 중국의 연근 채취 장면이었다. 여기에서 일하는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여름 폭염의 더위 속에 방수복을 입고 하루 평균 10시간 일을 하였다.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가족에게서 나왔다.

가족의 힘이 이 어려운 일을 감당할 있게 만들었다.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벌 속에 발이 빠지면 다음 걷기조차 힘들었다. 거기에다 연근을 채취하는 도구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물총 하나뿐이었다. 물총 하나로 단단한 진흙을 묽게 만들어 그 다음부터는 수작업이었다. 진흙탕 물에서 연근을 찾아야 하고 찾고 나서는 뽑아올려야 했다.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죽을 힘을 다해 연근을 뽑아 올랐다. 마디가 5-6개나 되는 것을 상처없이 뽑아올려야 했다.

손톱,발톱이 다 망가졌다. 그래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고 일을 하면 아픈 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가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었다. 1년에 명절 때만 두 번 집에 갔다. 이른 새벽에 나와 밤늦게까지 일을 한다. 비가 와도 하였다. 30년 이상 하였다.

우리 선생님들은 인내를 배워야 하겠다. 참지 못할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그러면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고 하면서 그만두려고 마음을 먹기도 한다. 그래도 참아야 하겠다. 연근을 채취하는 이들의 수고에 비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이 30년의 경력을 갖고 있었다. 참고 또 참는다. 오래 참는다. 가족 때문이다.

이들은 즐겁게 일했다. 표정이 항상 밝았다. 일이 너무 고된데 어찌 얼굴이 밝을 수 있을까? 긍정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인 표정이 나올 것이다. 하는 일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의 일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러면 원망과 불평이 나올 것이고 기쁨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야 하겠다. 우리 선생님들의 표정관리가 학생을 밝게 하고 그들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갖게 만든다.

그분들의 손,발톱이 다 뭉개진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연근을 채위하는 게 그만큼 힘이 들었다. 그들의 수고가 신선한 연근을 만들어냈다. 선생님들이 교직생활에서 받는 상처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끝까지 교직생활에 임하는 것이 좋다. 학부모님으로부터, 학생으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상처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것 참으며 이겨내야 할 것이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나도 남에게 상처주는 이가 되면 안 된다. 개가 토한 것을 도로 먹듯이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미련한 짓이고 이것이 반복되면 교사의 생명도 끝난다.

고유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귀향길이 힘들어도 즐거운 것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힘들어도 즐겁게 교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가족의 힘 때문이다. 가족의 사랑 때문이다.

가족의 고마움을 생각하면서 부모님을 찾고 형제자매를 찾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갈등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것은 힘을 제공하는 가족의 힘,사랑의 힘 때문이다. 사랑의 교제로 즐거운 추석을 보내야 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