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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요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공시족이 약 25만명 정도다. 그만큼 취업이 어렵다보니 공무원에 까지 몰리는 것이다. 일반 직장보다 월급이 박한데도 불구하고 단지 정년이 보장된 데 매력을 두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이 있어 공무원이 되려고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우리의 젊은이들은 가족과 삶의 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할 만큼 매우 실리적인 면을 택하고 있다. 사실 공무원은 흙수저들에겐 안성마춤의 직업이다. 좋은 학벌이나 스펙이 없도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주고 있다. 비록 낮은 연봉이어도 안정된 직업이며 또한 사회에 기여는 보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무원에 들어가기란 그리 쉽지 않다. 공무원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7·9급 공무원 선발 예정 인원은 국가직 4990명, 지방직 2만186명이다. 통계청이 추산한 올해 공시생 25만6000명 중에 10% 정도만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이 시작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천 명이 넘는 5급 이상 공무원이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퇴직한 고위 공무원이 10년 전의 2배가 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세종시 이전으로 인한 불편한 생활을 꼽을 수 있다. 출·퇴근하기에는 너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기엔 힘든 삶이다.

뿐만 아니라 상명하복의 공직사회에 갇혀 자신의 능력발휘가 어렵고, 고위공직으로 갈수록 사정권 안에 들어 책임만 늘어나 근무하기 어렵다. 그래서 직원들의 작은 비리에도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서 ‘권한은 없고 책임만 크다’ 볼멘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 같은 고위공직자의 퇴직은 공직사회에 대한 성취감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정책 개발의 허리인 전문가들의 부족으로 공직의 전문성까지 떨어뜨려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젊은 공시족의 경쟁률과 달리 고위공직자의 높은 퇴직률은 걱정에 앞서 매우 우려스럽다. 무엇보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공무원들의 성실성과 충성도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작년 공무원 연금개혁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처럼 취업이 어렵다보니 공시족까지 생겨나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수많은 공무원들이 다른 직장을 찾아 미련 없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우수한 공직자가 공무를 수행해야 건강한 국가, 행복한 국민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공무원의 처우 개선은 물론 사기진작에 대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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