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교육관련법 개정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직무 이외의 사유로 금고이상의 형을 받아도 퇴직금 수령에 불이익을 받게 해온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비롯, 강복환 충남도 교육감의 옥중결재로 논란을 빚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집회와 시위로 인한 소음으로부터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영세사학의 해산을 유도하기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안들이 정부와 의원입법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무원연금법
형벌등에 의한 급여의 제한 사유를 직무와 관련된 경우로 한정하려는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은 지난 7월 14일 "교통사고등 직무와 관련되지 아니한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도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의 퇴직후의 생활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연금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며 개정안 제출 취지를 밝혔다.
현행 공무원연금법(제 64조 형벌등에 의한 급여의 제한)에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이상이 형을 받은 때나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할 범죄행위로 인하여 수사가 진행 중에 있거나 형사재판이 계속 중에 있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에 대하여 지급을 정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강복환 충남도교육감의 옥중결재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비리 등으로 구금된 교육감의 옥중결재를 막고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방안이 정부와 의원입법으로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5일 이런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관계 부처 협의와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0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하루 앞선 14일 한나라당 윤경식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육부와 윤 의원은 개정안에서 교육감이 공소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또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에 60일 이상 계속 입원한 경우 부교육감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명시할 방침이다.
여기에 교육부는 선거의 공정성과 행정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현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하면 부교육감이 교육감 권한을 대행토록 하고 공무원이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에 입후보하면 선거기간에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 '집시법' '소음·진동규제법'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18일 집회와 시위로 인한 소음으로 학생들의 수업활동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초·중·고교 및 대학 부근에서의 집회 시위를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함에 따라 학교주변의 시위로 인한 수업침해가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집시법 개정안은 관할 경찰서장이 학교 인근의 장소를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제한 구역으로 통고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한 주최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집회 및 시위에서 확성기나 꽹과리 등을 이용, 일정 이상의 소음을 유발할 경우 처벌받도록 하는 내용의 '소음·진동규제법' 개정안도 함께 제출했다. 개정안은 집회 시위 소음을 건설현장이나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처럼 처벌이 가능한 '생활소음'에 포함시켜 과도한 소음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
그동안 시위로 인한 소음 때문에 인근 학교가 수업에 큰 지장을 받아왔지만 시위 주체가 매번 달라지는 관계로 전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왔다. 집회가 빈번한 과천 정부종합청사 인근 과천중앙고의 경우에도 연일 열리는 시위대의 소음으로 큰 고통을 받아왔다.
중앙고 태동옥 교장은 "시위대의 소음 때문에 수업시간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고 시험을 볼 때나 듣기 평가, 방송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때가 많다"며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태 교장은 또 "그동안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리 학교 학부형 등이 서명운동을 해 검찰청이나 지역 국회의원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며 "제출된 법안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천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 동안 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각종 집회는 모두 228건에 참가인원은 12만5600여명으로 거의 3일에 한번 꼴로 집회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학교법
농어촌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영세사학의 해산을 유도·지원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정부와 의원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월 16일 이와 같은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고, 민주당이 김경천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같은 달 21일 대표 발의했다.
교육부는 "고교 이하 각급 학교를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이 학생수 격감으로 해산하는 경우 재정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고, 잔여 재산의 처분에 관한 특례규정의 적용시한을 연장해 소규모 영세사학의 원활한 해산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정안에는 학생수 격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법인의 원활한 해산을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신설하고, 학교법인의 잔여재산 처분에 관한 특례규정의 적용 시한을 올해 12월 31일까지에서 2006년 12월 31일까지로 3년 재 연장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