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손잡고 221년만에 능행차 재현
수원시와 서울시는 10월 8일, 정조대왕의 꿈과 이상이 담긴 1795년 을묘원행을 공동으로 재현했다. 을묘원행이란 정조대왕이 을묘년에 정궁인 창덕궁을 떠나 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화성으로 떠나는 행차를 말한다.
을묘년 1795년은 정조에게는 매우 뜻 깊은 한해였다. 왕위에 오른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화성건설도 마무리를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회갑을 맞이하는 해였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어머니와 동갑이어서 회갑 맞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2016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은 8일 오전 서울 창덕궁 출발인원 931명, 말 120필 규모로 강북구간은 10.2km, 배다리 330m의 거리를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선보였다. 시민기자는 8일 오전 8시 50분부터 창덕궁을 출발하여 능행차 행렬과 함께 이동하여 12시 배다리를 건너 노들섬에 도착하였다.
무려 3시간 동안 있었던 능행차 동행기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해보고자 한다.
창덕궁 돈화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능행차를 보려는 수 많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은 능행차에 참가한 인물 중에서 누구를 가장 보고 싶어할까? 정조임금과 그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다. 그러나 이 두 명을 찾으려면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시민기자 역시 정신 차리고 진행자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행렬이 출발한 지 중간 정도 되자 돈화문 정문이 열리고 정조와 어머니가 등장한다. 문밖에는 문무 대신들이 도열해 있다. 화성행차의 첫 의식 행사인 창덕궁 출궁의식이다. 이것은 능행차 출정에 대한 안전 및 무사복귀 기원하는 것이라고 한다.
정조대왕은 어머니를 가마에 오르시게 한 후 본인은 말에 올라탄다. 무예에도 뛰어난 기능을 소유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머니 가마는 말이 끌고 그 뒤에서 어머니의 안전을 지켜보면서 행차를 하는 것이다. 어머니에 대한 효심을 엿볼 수 있다.
이번 능행차 첫코스를 살펴본다. 노들섬까지 거리는 10.2km이지만 서울시 중심가를 누비는 코스다. 창덕궁에서 종로 3가까지는 도로 전체를 차지하면서 행진하였다. 종로3가에서 우회전하면서부터는 도로의 반을 차지하였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덜어주려는 의도였다.
이어서 경유한 곳을 살펴본다. 종각역 → 을지로 입구역 → 한국은행 앞 → 숭례문 → 서울역 → 숙대 입구역 → 삼각지역 → 신용산역 → 한강대교 북단 → 강변북로 → 배다리 입구 → 노들섬이다.
배다리 입구에서는 눈에 익은 반가운 분을 만났다. 한성판윤 관복을 입은 염태영 시장이다. 정조대왕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이번 행사는 지자체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원시, 서울시, 용산구, 동작구 등이다. 행사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역할을 분담하여 맡은 것이다.
정조의 화성행차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들 효행을 생각한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다. 또 있다. 백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면 민심을 살피는 것이다. 재위기간 동안 쌓아놓은 위업을 과시하고 신민들의 충성을 결집하여 정치개혁을 꾀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오늘의 ‘2016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행사. 수원화성 축성 220년을 맞아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에 열린 뜻 깊은 행사다. 자자체장들의 합심이 221년만에 능행차 재현이라는 이런 소중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내일 시흥행궁에서 수원에 이르는 행차는 sodd도 더욱 풍성하다. 오늘 관람객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근래 보기 힘든 소중한 문화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