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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다양한 학교의 학력차 대입 반영은 '당연'

7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은 통합지도 되어야 하고 교사양성도 통합된 체제에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시·도별로 설치돼 있는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을 통합하여 종합대학교에서 교육과학대학을 설립해야 한다.

한춘배(부산과학고 교장)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주요 대학들이 2002년 대학 입시 제도에서 고교등급제의 부분적인 적용과 관련된 발표를 한 이후 이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있다.
이러한 제도 적용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성적 비교를 기준으로 하여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전국의 고등학교를 볼 때 재학생 가운데 단 1명도 수능시험 성적이 전국 상위 10% 이내에 들지 못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에 재학생 전원이 그 속에 드는 학교가 있으며, 2000여 개의 고등학교 중 전자에 해당하는 학교가 절반이 넘는 반면 20여 개의 상위권 학교의 재학생 80% 이상이 전국 상위 10% 이내에 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현재의 성적 부풀리기와 관련된 고등학교 내신 관리의 문제점을 그 근거로 하여 주장하는 입장이다. 즉, 현재 고등학교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실제 내신만으로 우수성을 판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2001년 6월 20일자에 의하면 학생부 성적에서 3등(일반계)을 한 학생이 수시모집 심층면접 이후 21등으로 떨어지고 오히려 학생부 성적 꼴찌(과학고 출신)가 반대로 심층면접을 잘 치러 2등으로 뛰어올랐다는 기사가 있다.
셋째, 대학에 입학 한 이후 대학에서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난 출신 학교별 수준 차이를 그 근거로 하여 주장하는 입장이다.
넷째, 국가 경쟁력 제고의 차원에서 주장하는 입장이다. 사교육비 절감, 지나친 경쟁 완화 등을 목표로 자주 변화된 대학 입시 제도에 따라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견해이다. 즉, 평준화 정책이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고등학교를 차별화해서 영재를 키우고, 자유 경쟁에 의해 자질을 마음껏 발휘하고 능력에 따라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현시키기는 것이 교육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다. 그러므로 차별화된 학교에 대해 그만큼의 업적을 대학입시에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능력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학력 중심주의 사회’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염려를 하여 고교등급제 적용에 대해 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즉, 오늘날 대학교육은 소수의 정예를 선발하는 ‘능력주의’ 이념보다는 능력과 교육의 기회 균등을 동시에 주장하는 ‘절충주의’적 이념, 그리고 대학 교육 기회의 형평성과 평등성을 중시하는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실이므로 대학입시에서 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한다는 것은 현재의 대학 교육 이념을 무시하고 엘리트 위주의 능력 사회, 학력 중심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논의들은 의견 제시에 있어 주장하는 논거들이 서로 다르다. 찬성하는 입장은 현재에 나타나고 있는 결과적 사실에 비추어 그 주장을 전개하고 있으며, 반대의 입장은 교육에 대한 근본 이념적 관점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입장을 다 고려하면서 그 주장을 전개하고자 한다.
오늘날 교육은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점에서 교등학교 간의 비교 내지는 평가 등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현재의 각 고등학교가 어떤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고등학교는 크게 일반계, 실업계 및 기타계 학교로 분류된다. 이 중 기타계 고등학교는 과학계열, 외국어계열, 체육계열, 예술계열, 국제계열 등인데, 이 학교들도 수월 교육에 관심을 갖는 과학, 외국어, 국제고와 특기·적성의 계발에 관심을 가지는 체육계 및 예술계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수월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학교의 하나인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 당시 다른 계열의 학생들보다는 학력 면에서 우수하다(대체로 이들은 중학교 3년을 종합한 내신 성적이 상위 1∼4%에 분포함). 또 중요한 것은 입학 이후 이 학생들이 이수하는 교육과정은 일반계와 다르다. 즉, 다른 계열의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는 과목들, 예를 들면 고급수학, 고급물리, 고급화학, 고급생물, 고급지구과학, 각 과학 과목별 실험수업 등은 내용의 깊이와 요구되는 능력 등에 있어 그 차원이 다르다.
이러한 연구 활동의 결과로 학생들은 각종 과학 전람회와 경시대회 등에서 그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소수이지만 몇몇의 학생들은 국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국가의 명예를 더 높이고 있다. 또 과학고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여서도 과학 실험 등과 관련된 수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 이들의 대학 성적도 우수한 편이다.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을 수능에서의 성적 분포, 또는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에 의해 평가하기 이전에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은 첫째, 이들은 국가 과학·기술·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 선발된 학생들이고, 둘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 일반 학교와는 그 차원이 다르게 수학 및 과학 관련 교과를 폭넓고 다양하게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시 정리하면 고교등급제는 단순히 결과적 사실이나 교육 이념적 관점에서 논할 문제이기보다는 다양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현재의 여러 고등학교 학생들이 고등학교 수학 과정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보고 평가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입장에서 본다면 모든 고등학교 학생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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