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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연구의 본질과 방향

e-school과학교과연구회는 지난 12월 15일 창립기념세미나를 가졌다. 다음은 교원대 권재술 교수의 기조강연 '교과연구의 본질과 방향' 중 연구문제의 선정과 수행, 보고서 작성요령을 발췌한 것이다. <편집자>

권재술(한국교원대 교수)


연구 문제의 선정

문제의 발견 연구는 연구 문제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말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연구 문제가 분명하면 연구의 반은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연구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앞에서 강조하였다.
그런데, 이 의문을 갖는 것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의문이 막연하게 되어 있는 까닭이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의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첫째,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교사의 주된 의무가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습목표 도달 정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모든 교사들이 학생들이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학습목표 도달이 되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막연한 견해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다.
어떤 교사는 잡무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막연한 원인 분석으로는 연구 문제에 이를 수 있는 의문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연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문제를 보아야 한다. 즉, 잡무 때문이라고 불평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잡무 문제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잡무라는 말 자체가 의미하듯이 그것이 정말로 불필요한 것일까? 그것이 불필요하다면 불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구 문제는 보다 분명해진다. 즉, “학교에서의 잡무는 정말로 필요한 업무인가?”라는 의문이 일차적인 연구 문제가 될 것이다.

둘째, 자기 자신의 의문이어야 한다.
연구 문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절박한 의문이어야 한다. 남이 시켜서 하는 연구는 자기의 의문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연구가 되지 못한다.
연구는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남이 강요한 연구는 자기의 의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 있게 연구가 수행되지 못하고 예상한 결과에 맞추는 일에 급급해질 가능성이 많다. 교육청에서 시키기 때문에 하는 연구, 연구비를 타기 위한 수단으로써 하는 연구, 승진의 수단으로써 하는 연구, 이러한 연구들은 연구가 잘 수행되기도 어렵지만 연구 자체가 재미없고 지겹다. 그리고 그 연구의 내용도 형식적인 것이 되고, 연구의 결과도 활용되지 못한다. 연구를 끝내고 어떤 감동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마쳤다는 것에 대한 후련함을 느낄 뿐이다.

셋째, 절박한 의문이 있어야 한다.
절박한 의문이란 무엇일까?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되지 않으면 교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절박한 상황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만약 교사가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 처한다면 자기 자신의 무엇이 문제인지 분명히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사들에게는 교직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절박한 상황이 별로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학생들이 교육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그 책임이 교사에게 별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니, 학생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자기 나름의 비결(know-how)을 개발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이 외부에서 주어진 조건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 만들어진 절박한 상황이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많다. 절박한 상황이란 오히려 교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외부에 의해 강요된 동기 유발보다는 내적으로 우러난 자발적 동기 유발이 교육에서는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적인 동기 유발은 간절한 소망에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학습 부진 학생을 그냥 보고만 있지 못할 것이며,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알아듣도록 가르치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이 상황은 절박한 상황이 될 수 있다.

[PAGE BREAK]연구문제의 설정

어떠한 연구도 그런 대로 의미가 있기는 하겠지만 모든 연구가 다 같이 의미 있는 연구라고 볼 수는 없다. 대단히 고생을 많이 한 연구지만 연구 결과는 보고서가 나온 것뿐이고, 그 결과가 현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연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연구는 현장에 널리 보급되어 활용이 되는 연구가 있다. 연구 주제를 선정함에 있어서 다음의 몇 가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연구를 한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하는 연구의 상당수는 그것이 교육 현장에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된다. 그 까닭은 그 연구가 현장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연구는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야 그 결과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라면 그 연구 결과가 곧 바로 자기의 수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작고 구체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자가 받는 유혹 중의 하나가 거창한 연구를 하고 싶은 충동이다. “우리 나라의 과학교육 혁신 방안”과 같은 유의 연구는 매우 근사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연구의 결과는 대부분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연구 주제가 거창하면 할수록 연구 결과는 의미가 없다. 연구 문제가 거창하다는 것은 그 문제에 관련된 변인이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의 결과는 뻔하게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하는 주장 이외에 별다른 것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거창한 문제는 교육정책 입안자의 경우에는 필요하다. 비록 모든 변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어떤 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필요한 일이기는 하겠으나 교사들이 할 연구는 되지 못한다.
좋은 연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라야 한다.

셋째, 이론 연구보다는 실천 연구를 해야 한다.
교육학자들은 교육학의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연구하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인지적 갈등의 정도가 아동의 개념 발달에 미치는 연구”는 인지갈등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학문의 발전에 기여할 수는 있으나 그 결과를 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지갈등이 개념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규명되었다고 해도 이 이론을 교실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지갈등 유발을 위한 교재가 개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인지갈등 유발을 위한 교재의 개발”이라는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다.
우리 나라의 과학과 사회 교과에서 탐구학습을 강조해온 지 30년도 넘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탐구학습이 현장에서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탐구학습이 가능한 교재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교육적 이론은 그 이론을 적용한 교재가 나오기까지는 이론에 불과하며 현장의 교육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우리 나라 교육이 잘 되지 않는 것이 교육학 이론을 잘 몰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이론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는 생각도 든다. 수많은 이론들이 수입되었지만 이것이 우리의 교육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유행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것은 교재화 연구가 별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의 교사들은 이론적 연구보다는 실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고, 실천을 위한 연구로서는 교재화 연구 또는 교재 개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PAGE BREAK]연구의 수행

많은 책에는 연구의 수행 절차를, 연구 문제나 가설의 설정, 연구의 설계, 연구의 수행, 결과의 분석, 결론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연구의 수행 과정에는 표집의 선정, 조사나 실험의 투입, 결과의 통계적 처리 등의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연구는 매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일에나 형식이 있지만 그 형식은 본질(내용)을 담기 위한 것이다. 형식은 내용물을 담는 그릇이다. 아무리 좋은 그릇이라도 거기에 담긴 내용물이 좋은 것이 아니면 아무 쓸모가 없다. 그릇은 내용물의 종류와 양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연구의 절차와 방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얻느냐 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문제의 성격, 연구자의 특성, 환경적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의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도서관을 찾아간다. 어떤 사람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교한 실험을 수행한다. 의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것에 어떤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성격에 따라서, 답을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방법은 쉬운 방법일 수 있고 어떤 방법은 어려운 방법일 수 있다. 어떤 방법은 시간이 적게 걸리나 어떤 방법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
교과교육에 관한 연구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훌륭한 의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연구에 임하지 못하는 것은 연구는 특별하고 고상하고 규격화된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의문을 의미 있게 해결하는 것이지, 해결하는 특별한 방법이나 그 방법의 근사함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속담에 “궁하면 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문제 자체가 절실하면 방법은 나오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연구의 목적에 투철해야 하며 편견이 없는 개방된 자세를 시종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의 근본 목적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을 얻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무기는 솔직성이다. 적합한 형식은 이 설득력을 더 향상시키겠지만 형식은 부차적인 것이다. 내용 자체가 충실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형식을 갖추어도 설득력을 얻을 수는 없다.

보고서의 작성

연구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목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연구 결과를 보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어떤 경우에는 의무 사항이기도 하지만 연구의 목적이 교육의 개선에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다른 사람도 알고 이를 활용해야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어떤 정책을 제안하는 경우에는 정책 입안자가 그 연구의 결과를 받아 들여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서는 연구의 과정과 결과를 잘 표현해야 하고, 또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보고서를 설득력 있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 가능하게 진술하라.
대학원 논문을 심사할 때, 논문을 읽어보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이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면 잘 설명을 해 준다. 그러면 다 이해가 된다. 이런 경우 필자는 그 연구자에게 “왜 보고서에 지금 말하는 것을 그대로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반문을 한다. 그러면 그 연구자는 “그런 것은 다 아는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생략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본인은 그 문제를 자나깨나 생각을 해왔으니 몇 개 용어만 보면 다 알겠지만 그 연구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어떻게 그 연구의 내막을 다 알겠는가? 보고서를 읽는 사람은 이 연구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PAGE BREAK]자기가 어떻게 연구를 했는지 그 배경을 자세히 제시해야 한다. 연구 문제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어떤 계기에 그러한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는지, 이 연구 문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세히 설명을 해야 한다. 연구 대상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중학생 몇 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왜 중학생을 대상으로 했으며, 왜 하필 이 학교를 택했는지, 인원수를 그렇게 잡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자세히 제시해야 한다. 자기가 어떤 주장을 할 때는 왜 그렇게 주장을 하는지 그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지 자세하게 제시해야 한다. 자기의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와 논증을 해야 상대방이 “그렇구나!” 하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지 거두절미하고 자기의 주장만 나열하면 설득력이 없어진다.
요컨대, 보고서는 자기가 읽는 것이 아니라 남이 읽는다는 생각을 하고, 그 남이 연구자와는 달리 이 문제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인식 하에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둘째, 문단이 형성되도록 글을 써야 한다.
우리 나라 초·중등 학교에서 국어 교육을 그렇게 했지만 대학원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문단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자를 원자라고 한다면, 문단은 분자에 해당한다.
문단도 분자와 같이 의미를 가지고 있는 최소 생각의 단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의 주장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 주장만 제시해서는 안 된다. 그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그 주장의 배경, 그 주장의 근거, 그 주장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해서 부연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한 주장에 대해 이러한 부연 설명이 합쳐져서 한 문단을 형성하게 된다.
문단을 형성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묶음화(chunking)함으로써 기억 용량을 줄이는 데에도 있다. 같은 멜로디가 계속되면 단조로워서 지루하듯이 어느 정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너무 많은 문장이 한 문단에 있어도 지루해지고, 한 두 문장으로 한 문단을 만들면 독자에게 의미의 전달이 안 된다. 이렇게 보면 한 문단에는 대략 3~5문장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보고서를 읽으면 그 사람이 연구해온 과정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야 한다. 그 사람이 고생한 것이 있으면 그 고생한 모습이 보여야 한다. 연구자가 느꼈던 감동이 보고서를 통해서 전달되어야 한다. 연구자가 주장하는 바를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져야 한다. 그 연구 결과가 유용하다는 주장을 한다면 그 유용하게 활용되는 모습이 읽는 사람의 머리에 그려져야 한다.

셋째, 합리적인 논증을 해야 한다.
자기의 주장에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반대의 주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설득력이 있도록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스스로 주장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확고한 이해와 신념을 가져야 한다. 자기 스스로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이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이 애매하게 알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설득력 있는 논의를 전개하기 어렵다. 따라서 스스로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AGE BREAK]다음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과정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와 증거 자료들을 충분히 준비하여 제시해야 한다. 자기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나 컴퓨터 분석 결과 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의 선행 연구 결과나 학설 등을 인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간단한 문제를 장황하게 설명하여 지루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지만 논문지도를 하다보면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고 너무 간략히 설명하여 진의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다. 논의는 천천히 단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논리에 비약이 있다거나 너무 급하게 결론을 내린다면 설득력을 읽게 된다. 논의는 작은 단계로 나누어서 차근차근 천천히 전개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넷째, 중요한 것을 부각시켜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겸손을 미덕으로 알아서 그런지 매우 중요한 연구를 해놓고도 이 연구는 제한된 조건하에게 짧은 시간에 수행하였으므로 미흡한 점이 많다거나 연구자의 능력 부족으로 연구를 잘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연구란 의미 있는 일이고 연구 보고서는 그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자는 중요한 문제를 연구 문제로 삼아야 할 것이고, 그 문제를 의미 있게 해결해야 한다. 연구 보고서는 그렇게 한 과정과 그 결과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겸손해 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한 연구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어떤 연구를 보면, 그 연구의 핵심은 이것인데 엉뚱한 문제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고 정작 그 중요한 핵심에 대해서는 매우 간략히 언급하고 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분량이 중요도와 정확히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중요도와 논문의 지면 할당은 비례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논문을 작성할 때 우선 이 연구의 목적이 무엇이며 어떤 결과가 가장 중요한가를 생각하고 논문의 목차를 설정하는 것이 옳다. 그리하여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근거와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고 그 중요성의 의미를 설명하고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제시해야 한다.
연구 보고서는 자기의 연구 과정과 결과를 정확히 사실대로 보고하는 것과 아울러 자기 연구의 중요한 의미를 읽는 사람이 간과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연구의 제한점을 솔직히 제시하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중요하게 부각시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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