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실업계고교는 지난해 4월 1일을 기준으로 1969개 고교의 38.5%에 해당하는 759교가 있으며 전체 고교생 191만1000명 중 34.1%인 65만1000명이 실업계 고교생으로 고교교육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업계고교는 그 비중뿐 아니라 산업체에서 필요한 기능인력을 양성·공급하고 있는 중등단계의 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정부의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실업계고교는 90년대 중반까지 양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산업계에 우수한 기능인력양성·공급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최근 실업계고교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직업교육 기피로 신입생 미달사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입학으로 학습 의욕이 저조하여 교실붕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식정보화사회로 발전함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실업계고교의 신입생 미달 현황을 보면 99년 2만2000명(7.8%), 00년 2만명(8.3%), 01년 1만7000명(7.5%)이며 지난해 중도 탈락률은 실업계고교가 5.1%, 인문계고교가 1.5% 였다)이와 같은 사회적인 여건과 교육환경의 변화 속에서 그 동안 실업계고교의 학부모와 교사 모두 ‘실고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꾸준히 요구하여 왔다. 정부도 실업계고교의 어려운 여건을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해 왔으며 올해도 일선 교육현장과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실업교육육성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계속교육과 취업교육을 동시에 운영하는 제7차 실업계고교 교육과정에 맞추어 실업계 고교생에게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문호를 확대하고 실습교육에 필요한 기자재,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실고생 학비지원, 제7차 실업고 교육과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투자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획기적인 실업교육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학교와 산업체간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실고생 현장실습 참여업체에 대해 행·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주어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우수한 기능인력을 양성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실고생 대입문호 확대 교육기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농어촌 지역 학생, 특수교육대상자, 재외국민들에게 사회보상적 차원에서 마련한 입학정원외 대입제도를 실업계 고교생에게도 적용하여 대학진학을 원하는 실업고 졸업생에게 2004학년도부터 대학입학정원외 3% 이내에서 동일계 정원외 선발을 허용할 계획이다. 2001년도 대입정원 동일계 12만70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그 대상은 실업고 졸업생 3800여명이 해당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업계 고교생이 학교에서 배운 전문교과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평가받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5 대학수능시험에 ‘직업탐구영역’을 신설하였다.
(2) 여건조성을 위한 투자 2000년말 현재 설비기준의 2/3수준에도 미달하는 실습기자재 보유율(60.6%)을 2005년까지 75% 수준으로 대폭 확충하고 10년 이상 된 노후기자재를 연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자되는 금액은 2002∼2005년까지 4000억원이며 국고와 지방비에서 50:50으로 부담하게 된다. ‘학교수업료및입학금에관한규칙’을 개정하여 실고생 학비감면율을 현재 15%에서 2004년까지 30%로 확대하여 실업계고교 재학생에게 총 4113억원에 달하는 학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7·20교육여건 개선계획에 따라 2002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금년 42.7명에서 35명으로 감축하게 된다.
[PAGE BREAK](3) 현장에 밀착된 교육체제 실업교육은 실업계고교와 산업체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와 산업체간의 실습, 구인 등에서 중계역할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지정하고 현장실습 참여업체에 금융·세제상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산업자원부, 노동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하게 된다. 현재는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학교교육 외에 학원 수강과 같이 별도의 교습을 받아야 하므로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실업계고교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직업교육과 자격을 연계시켜 실업고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에게 1인당 1종목에 한하여 무시험검정으로 국가기술자격(기능사)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였다. 구체적인 시행방법은 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다. 그리고 현장적응력이 높은 실고 교원의 전문 직무능력을 개발·활용하기 위해 매년 1900명의 실업계고교 교원에게 산업체 현장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새로운 기술의 변화에 알맞는 다양한 전문교과의 개설과 산업현장의 적합성 제고 등을 위해 실업계고교 전문교과 교사 3800명에게 복수/부전공 연수를 2002년부터 3년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교직발전종합방안과 연계하여 현직 실고 교원의 산업체 근무경력 인정범위를 현행 30∼50%이던 것을 80%까지 대폭 확대하고 실업교육 목적상 필요한 경우 한정적으로 특수분야 전문직 직업경험(예:애니메이션, 조리)을 가진 유능한 인력들이 교직에 들어올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여 산업현장에서 습득한 전문직무능력을 학생지도에 적극 활용토록 할 예정이다.
올해는 어떤 변화 있나
실업교육 육성방안의 추진과 지금까지 추진해오고 있는 실업계고교 체제개편, 실고운영의 내실화 분야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이에 소요되는 지원예산 총 708억원의 사업별 내용을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실업교육 육성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실업계고교가 명실상부한 고교단계의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도록 제반 지원시책을 마련한다. 실업계고교 졸업생이 2004학년도부터 입학정원외 3% 범위내에서 동일계 대학진학을 할 수 있도록 금년도 상반기 중에 고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실고생의 학비감면혜택을 현행 15%에서 2004년까지는 일반계고교생보다 2배가 많은 30%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학교수업료및입학금에관한규칙’을 개정하여 이달부터 시행한다. 산학밀착형 직업교육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실업계고교와 산업체간의 연계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지정하여 현장실습 정보 등 실제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하도록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아울러 현장실습 참여업체에 대한 세제·금융상의 인센티브 부여방안을 추진한다. 실업계고교생이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일정요건에 해당될 경우 1인당 1종목에 한하여 학교장의 추천으로 국가기술자격을 주는 방안도 노동부와 공동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실업계고교 체제개편을 통하여 경쟁력을 제고하고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기반인력을 양성한다. 전문직업 인력의 조기양성을 위하여 애니메이션고, 디자인고, 조리고 등 특성화고교 30교를 대상으로 5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사회 수요변화에 맞춰 기존학과를 첨단학과로 개편하는데 소요되는 기자재를 지원(83억원)하고, 실업계고교 여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가사계열(미용, 제과·제빵, 요리 등) 학과신설 및 개편을 지원(9억원)한다. 단위학교에서 산업계 기술수요 변화와 미래유망직종 전망에 기초하여 교육과정 및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교육과정자율운영 실험학교 16교를 대상으로 운영비 총 8억원을 지원한다. 인문교육과 직업교육의 통합적 운영을 통해 진학과 취업을 적절하게 준비할 수 있는 체제를 모색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통합형고교 5교를 대상으로 운영비 총 2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산업체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실고전문교과 교원 1900명에게 산업체 현장연수를 실시하는데 소요되는 16억원을 지원하여 현장에서 습득한 전문직무능력을 학생지도에 활용토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