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과 전제조건 전자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처럼 종이에 인쇄된 형태의 교과서가 아닌 전자화된 교과서를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교과서가 갖는 필연적 의미는 그것이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즉 교실의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검정 또는 인증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교과서라고 지칭하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전자교과서는 전자화된 교과서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이며, 그렇지 않은 교수-학습자료는 전자참고서라고 지칭하여야 옳은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 전자화라는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사실 전자교과서란 용어나 그에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아도 전자화라는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 범위와 한계가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다면 전자교과서의 도입에는 중요한 두 가지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 첫째는 교과서 발행과 보급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전자교과서의 개념 정의와 그 범위 및 한계가 정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자참고서의 경우에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전자참고서는 기업체나 기타의 기관에서 발행한 전자적 참고자료를 말하는 것이며 이를 공교육의 현장에서 사용한다면 과거의 부교재 선정 및 활용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소지가 다분히 존재하고 있다.
둘째는 전자화된 내용을 담는 그릇의 문제이다. 단순하게 학습내용을 전자화한 것으로 전자교과서를 정의하는 것은 어쩌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어디에 담아서 학생에게 전달하는가, 아니면 교사와 학생이 공유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다소는 쉽게 정리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과거의 경우를 생각하여 보면 전자교과서/참고서란 이름 아래 교육용 소프트웨어, CAI 프로그램, 멀티미디어 타이틀, 웹 기반의 교수-학습자료 등이 개발되고 보급되어 왔으며 이것들은 주로 개별적인 컴퓨터에서 운영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휴대폰에서의 학습자료의 검색과 수신, 개인용 단말기에서 자료의 공유와 송·수신은 이동통신학습(mobile learning)의 개념을 성립시켰으며 이러한 사실은 전자교과서/참고서의 존재는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게 하느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정도로 하드웨어 의존적임을 말하여 준다.
전자교과서와 참고서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고 본다. 최근(2001년 9월 25일) 온라인 여론조사기관인 나라리서치는 네티즌 1928명을 대상으로 ‘전자책에 대한 네티즌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4%가 3~4년 내에 전자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이 전자책 사용시 돈을 내고 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본 연구팀이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전자교과서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단말기를 통한 학습에 대하여 많은 학생들이 구체적인 응답을 하고 있어 전자교과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임을 알 수 있었다.
전망 전자교과서의 도입, 개발, 그릇이 되는 하드웨어, 기능과 활용, 시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하고자 한다.
전자교과서의 도입은 상정하고 있는 교과서의 형태, 기존의 서책교과서와의 관계, 활용의 성과 및 수준, 그리고 교육예산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교단선진화 사업 및 교육정보화 사업의 맥락을 고려하여 볼 때 도입은 시간의 문제라고 전망한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은 연구를 통하여 그리고 전문가 및 관련인사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전자교과서의 개발은 교과서가 갖는 공공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또 전자교과서의 개발은 내용의 선정과 전달 방법의 구성,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그릇이 먼저 선정되어야 한다. 현재 교과서 개발과 보급 정책을 고려한다면 전자교과서 도입의 결정은 정부가, 그리고 전자교과서 개발의 초기에는 공공기관에서 정부의 감독 아래 1종 도서로 개발되어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2종 도서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PAGE BREAK]전자교과서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 구성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지녀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교과의 내용 요목에 대한 의사결정, 그리고 전자교과서의 특성을 고려한 전개의 방법에 대한 결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자교과서의 개념적인 규명이 중요하기에 개발의 초기에는 정부의 의사결정에 따라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교과서를 담아내는 하드웨어는 도입이 결정 되는 시점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할 수 있음과 동시에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전자참고서의 경우에는 학교에 보급된 하드웨어와 관련해야 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전자참고서의 형태는 오프라인인 독립형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온라인인 유선 및 무선의 인터넷형을 포함하는 것과 같이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교실에서 사용되는 전자교과서는 교실에서 활용 가능한 하드웨어에 담겨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 독립의 컴퓨터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며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앞으로 등장하게 될 무선 통신도 고려하여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결정은 하드웨어 하나만을 고려하기보다는 전자교과서의 구성도 중요하게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정보통신기기의 발전 동향을 염두에 둘 때 휴대폰과 개인용 단말기를 고려한 이동통신학습이 미래 전자교과서의 기반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교과서의 기능과 활용 입장에서 볼 때 전자교과서는 서책교과서와 병존하게 되리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전자교과서의 기능은 마치 자학자습용의 참고서와도 비슷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기존의 전자교과서에 관련된 연구들이 설정한 기능에서 분명하게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전자교과서가 발전하게 되면 전자참고서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과제 전자교과서와 전자참고서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공교육의 차원에서 전자교과서의 도입이 결정되어야 한다. 교과서는 공적인 자료이다. 따라서 학교교육에서 전자교과서를 도입하는 결정은 해당 정부기관에서 해야 할 것이다. 전자교과서의 정의와 그 형태, 도입의 범위, 그리고 기존 서책교과서와의 관계 등이 미리 규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이 검토되어 전자화한 자료와 교육용 소프트웨어, 전자교과서의 개념 등이 도입되어야 한다.
전자교과서의 도입에 앞서 충분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전자교과서는 전자화된 교수-학습자료와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과거에 도입된 전자화된 교수-학습자료와는 달리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할 측면이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서책교과서와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어야 하며 학생들에게 미치는 심리적·경제적·신체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있은 후에 결정되어야 한다. 교수-학습의 주 대상으로서의 교과서는 보조자료와는 다른 각도에서 검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입의 여부와 함께 시기, 방법, 범위가 충분하게 연구된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교사와 학생의 역할 변화가 있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전자교과서의 개발과 구성에 따른 과제를 생각해 보면, 개발에 있어서는 내용과 함께 담아야 할 적절한 하드웨어의 형태가 고려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종이와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전자화면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에 특별한 인터페이스가 상정되어야 한다. 한편 전자교과서의 구성은 서책교과서와의 관계가 정립된 이후에 해야 할 것이다. 전자교과서는 서책교과서와의 관계에 따라 완전한 대치형, 부분대치형 또는 보조/보완형 등의 형태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선정되는 형태에 따라 전자교과서의 구성은 달라져야 한다.
전자교과서를 담아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이동통신학습에 대한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동통신학습의 장점과 한계, 그리고 연구결과에 기반한 내용 선정 등의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신세대의 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과제도 제시할 수 있다. 자라나는 세대는 어떤 방법으로 학습을 하고 있으며, 그에 적합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의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