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문화, 기업, 사회 등 각 분야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살펴보면 단순히 일하는 또는 가치를 생산하는 방식이나 조직의 구조가 변화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기존 질서와 가치체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와 가치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이에는 인간의 욕구 변화와 이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 발달은 지식집약산업의 확대,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를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창의성 있는 인재의 육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의 생산·공유·활용이 개인은 물론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등장하였다.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는 양과 질의 증가, 사이버 교육 체제의 등장 등 교육·훈련·연구의 지평이 확대되는 등 새로운 교육·훈련 수요 출현과 이를 충족할 새로운 교육훈련 방식에 대응하는 새로운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한 현안 과제로 대두하였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정보화로 인해 파생되는 지역간·계층간의 정보 격차(Digital Divide), 음란·폭력 사이트 범람, 사이버 테러, 해킹, 저작권 침해 등 정보화 역기능 현상이 빈발함에 따라 바람직한 정보문화를 확립하고 전 국민이 정보화 혜택을 고루 받을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2000년 말까지 모든 초·중등학교에 대한 컴퓨터 보급, 인터넷 연결 등의 물적 기반 구축과 교원연수, 교육용 컨텐츠의 개발·보급 등 1단계 ‘교육정보화 종합계획’이 완료되었다. 그러나 아직 이 기반을 토대로 학습과 일상 생활에서 ICT를 활용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 신장을 위한 ICT 소양교육과 ICT 활용교육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와 더불어 학술연구 역량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 육성을 위해 고등교육과 직업훈련 기회의 확대 및 질 제고가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자원 생산 유통 이용의 활성화, 정보산업 전문 인력의 양성과 활용, 직업인에 대한 정보화 교육 등과 이를 위한 범국가적 협력체제 구축 등이 새로운 정책과제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교육과 인적자원개발 관련 정보화 사업이 28개 부처·청에 분산되어 추진되고 있어 중복 투자 및 저효율성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인적자원개발회의’를 통한 교육혁신과 인적자원개발(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관련 교육정보화 사업의 총괄·조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둘러싼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게 되었다.
지식기반사회 대처능력 목표
제2단계 교육정보화의 비전은 ‘세계를 선도하는 지식강국의 건설’이다. 이를 달성하는 하위 비전으로는 ‘지식·정보를 잘 활용하는 국민 육성’과 ‘가치를 창조·확산해 나가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초·중등학교 교육을 위한 계획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평생교육, 교육행정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2단계 교육정보화는 1단계 사업 종료와 함께 교육과 인적자원 개발로 대상과 내용을 확대하였다. 특히 초·중등 교육의 경우 교육정보화의 물적 기반을 토대로 교육적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적 성과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같은 고등정신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교육은 학생들이 앞으로 다가올 사회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문제해결력, 창의력, 학습하는 방법의 학습 등)을 길러주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문제의 발생 환경 또는 문제를 해결하는 여건이 과거와 다른 정보화된 환경과 여건이 대부분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PAGE BREAK]2단계 계획에서 제시하는 총괄적 목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 국민의 지식기반사회 대처능력 배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나라가 지식정보화 사회로 진입함에 있어 가장 큰 장애가 되었던 정보소양을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일정 수준 이상 갖출 수 있도록 하여 모든 국민이 정보를 학습과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목표는 창조적 산업인력의 양성이다. 대학과 직장에서 지속적인 지식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직업인의 전문 정보 능력을 신장하며 우수한 정보통신산업 인력 양성 체제를 강화하여 교육·훈련과 자격, 생업을 연계하는 인적자원개발 체제를 정비하고 학술정보생산 표준화와 유통체제 구축으로 OECD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 목표로는 함께 하는 정보문화의 창달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정보문화의 창달에 동참하고 그 결과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식정보화 사회에 적합한 사이버 시민의식(Cyber Citizenship)을 갖추게 하고, 소외 지역·계층의 정보문화 생활을 지원하여, 정보격차를 해소함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네 번째 목표는 종합적 성과지원 체제 구축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민이 학습과 일을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정보화 평가를 통한 사업의 효율성 제고와 법·제도적 개선을 추구하며 교육정보화 인프라를 OECD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전자 교육행정체제 구현으로 행정의 투명성과 생산성을 제고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끝으로 이러한 일련의 계획과 사업이 기본적 방향인 성과 산출에 효율적이도록 종합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하도록 계획하였다.
한편 2단계 계획은 크게 10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 ICT활용 능력 개발 지원, ICT 활용 초·중등학교 교수-학습 방법 및 내용 혁신, 평생교육 및 직업훈련의 정보화 지원, ICT 활용 초·중등학교 교수-학습 방법 및 내용 혁신, ICT 산업인력 양성, 교육지식정보 유통 활용체제 구축, 건전한 정보문화 환경 조성, 정보화 혜택 확산, 교육정보화 지표 개발 및 평가, 교육 정보 인프라 고도화, 전자교육행정 구현이다.
초·중등 교육과 관련한 과제
2단계 교육정보화 계획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을 포괄하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초·중등 학교 교육에 관련된 계획 내용 중 중요한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생의 ICT 활용 능력 기준을 개발하고 이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학생 정보소양 교육을 지원한다. 현재 정보통신기술 교육 운영 지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소양 교육을 보다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와 더불어 제7차 교육과정 국민공통기본교과 및 선택교과에서 10%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는 ICT 활용을 2005년까지 20% 이상 활용하도록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소양 교육과 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교원 정보소양 함양,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와 컨텐츠 개발과 확보 등을 계획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 매년 전교원의 33%를 대상으로 2단계 정보화 연수를 실시하고 교원의 ICT 활용능력 평가인증제를 실시하도록 하여 교원 스스로 자발적인 노력이 확산되도록 하고 있다.
교수-학습에 필요한 자료와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교과서(1·2종)에 관련된 멀티미디어 교육 자료, 교수용 S/W 및 교수-학습과정안을 개발한다. 특히 교수-학습과정안은 디지털 자료와 교수-학습을 위한 지도안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개발하여 수업에 직접 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이다.
지금까지 중점을 두고 보급한 컴퓨터 등 물적 기반의 경우는 물적 기반을 더욱 강화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활동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OECD 수준으로 학교정보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1PC당 학생 수를 5명으로, 통신속도는 2Mbps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물적 기반의 강화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실제로 학습할 때 요구되는 다양한 형태의 학습조직, 좌석배치 등 학교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PAGE BREAK]정보통신기술을 알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뿐만 아니라 이 기술을 건전하고 능동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태도의 함양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강화하도록 하여 건전한 정보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학생들이 정보문화의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음란물이나 폭력적인 자료의 유통을 막는 등 불건전 정보유통 방지체제를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보화는 사회경제적 지위나 지역, 신체 등의 조건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그 혜택이 공평하게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나 실제는 그러하지 못하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보화 소외계층 및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정보격차를 해소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번의 계획에서는 정보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였다.
지금까지 교육정보화 사업은 기본적인 인적·물적 기반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기반을 어느 정도 확보했는가 하는 것이 성과로 인식하였다. 그러나 정보화는 기반 구축을 위한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 기반을 실제로 활용하여 어떠한 성과를 얼마나 올렸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번 계획에서는 교육의 질 등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 활용·성과 지향적인 정보화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평가하여 모자라는 부문은 지원을 더 하고, 잘 된 부분은 널리 알려 확산시키고자 하는 지원 제도를 정립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특히 ICT 활용의 교육적 효과분석을 통해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교육행정을 효율화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교육행정정보화 기반을 확충하여 교육행정 정보공유 및 유통을 활성화하고, 교육행정의 투명성·효율성을 제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종이 없는(paperless) 교육행정을 구현하고 교원업무를 실질적으로 경감시키고자 하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범정부적 사업 중에서 교육행정정보화 사업이 매우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과거의 교육행정정보화 사업과 다른 점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한다는 점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행정 기관이 통합되어 운영되도록 하는 점이다.
교육과정 관점과 구조 바꿔야
정보화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정보를 분석, 정리, 판단하는 지적 능력과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존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하는 입장이 아니라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개발의 관점을 바꾸고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문제해결과 관련된 상황이 정보화된 사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너무나 빠르고 기술의 세분화와 전문성이 커서 일반 교사가 자신의 수업 등의 일을 겸해서 관리운영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교사가 더욱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것은 교과에서 정보통신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수업 전략과 방법에 대한 연구와 준비다. 따라서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기술적 전문성과 교수-학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학교에 확보·배치하여 교사들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수업의 개선을 도모하는 일이 필요하다.
교육정보화의 추진에는 막대한 재원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이들 재원을 교육재정이나 학교 운영비에서 확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존의 교육재정을 분배하는 차원이 아니라,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교육재정 소요로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교육정보화기금(가칭)을 조성하여 이를 통해 매년 지속적으로 필요한 재정 소요를 충당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교육정보화의 진전과 고도화는 필연적으로 교육체제의 변화를 수반하게 될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교육활동이 일상화되는 등 새로운 모습의 체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교육체제는 교육체제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의식과 행동이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우리가 생각한 학교, 공교육체제를 뛰어넘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필요한 학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체제의 수립과 이에 따른 새로운 교육문화의 모색과 정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