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단순히 교사가 가르치고 학습자가 배우는 장소만은 아니다. 특정한 구조와 그 구조가 발견되는 지역사회와 연관된 장소이다. 시겔(Siegel, 1955)의 주장처럼, “학교는 고립된 조직이 아니다. 학교의 기능적 구조는 지속적으로 외부의 환경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다른 기관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그 자체 목표를 수립하거나 그 목표를 실행할 수 없다(Eggleston, 1967: 3 재인용).”
때로는 학교 밖의 문제들이 오히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지배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한다(Sadler, 1900. Boocock, 1980 재인용). 여기서 학교 밖의 일들이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교육은 학교와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학교교육의 목적과 과정 그리고 학교교육의 결과가 달라진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환경은 지역사회이며, 그렇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사회 간 관계는 학교와 주변환경 간 관계의 핵심을 이룬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제도적으로 학교와 가정관계이며 인적 구성원으로는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이다. 그 외 지역사회의 물리적·사회적 조건들도 양자간의 관계를 규정한다. 따라서 학교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학교가 처한 지역사회의 속성과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제한된 본문에서는 학교를 하나의 사회문화 체제로 보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과 학교와의 관계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II.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
현실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는 크게 학교와 가정간의 관계와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학부모의 학교참여 및 이를 위한 학교의 노력 등으로 구체화된다. 그 외 학교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환경들과의 관계로도 포함될 수 있다.
1. 학부모-교사 관계 공교육의 규범은 학부모와 교사간 동반자적 관계를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양자간 관계는 그렇게 무난한 사이가 아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양자간 관계는 소위 월러(Waller)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연적인 적(natural enemies)’으로 인식되었고 영토의 한계를 설정하는 문제를 가지고 상호 지속적으로 갈등하는 관계였다(Lareau, 1987: 714 재인용). 그러다가 교사들이 정보나 조언을 학부모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수준의 접촉이 있었고, 학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주로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교사와 접촉을 시도하였다. 1970`∼`80년대 이래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참여가 확대되고 교사와의 교류도 비교적 활발하게 일어났다. 주로 자녀의 학습에 대한 형식적인 대화나 비숙련적인 조력에 불과했던 학부모들에게도 교실의 학습 활동에 있어서 보다 건설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이 부여된 것이다. [PAGE BREAK]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해서 교사와 비형식적이고 우호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소위 가정과 학교와의 파트너십으로 발전한 것이다.
학부모의 교사간 관계가 이처럼 활발하게 확대된 것은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개입, 특히 교사들과 우호적 관계가 자녀의 학습동기와 성적향상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된 때문이기도 하고,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에 대한 법령의 제정, 그리고 지역사회 내 교육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증대된 탓이다(Gestwicki, 1996).
이러한 다양한 이점을 학부모들이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교사와의 관계가 원활해진 것은 아니다. (제한된 본문에서는 논의할 수 없으나) 이를 방해하는 장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학부모간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사-학부모 관계에 대한 인식전환, 양자간 대화 구축, 교육적 정보 교환, 함께 하는 생활체험활동 등의 프로그램의 개발을 포함하여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2. 가정-학교 관계 가정과 학교의 관계에 대하여 콜맨(Coleman, 1987)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한다. 첫째, 학교는 특정 학생이 우연히 특정 가정에 출생함으로써 부과되는 차단막으로부터 학생을 해방시켜 주는 사회적 도구라는 시각이다. 즉, 학교는 가정에서 부모의 제한을 뛰어 넘어 학생들에게 보다 광범위한 세계를 열어주기 위하여 고안된 장치이다. 협소한 문화적 벽지로부터 탈출시켜 전체 사회의 보편적 문화를 접하게 한다. 둘째, 학교를 가정의 확대로 보려는 시각이다. 학교는 가정에 대한 조력자이자 가정의 가치를 강화한다. 학교는 따라서 학부모의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학부모의 권위를 교사에게 위임한 장소이다.
콜맨은 이러한 양 입장의 차이를 사회구조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 통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구조적 일관성이란 사회구조가 가정의 연장으로서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내 구성원간의 밀접한 유대망을 구심점으로 하는 기능적 사회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구성원간에 긴밀한 사회적 유대망을 가진 사회를 말하는데, 그러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다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구성원간 유대를 통하여 자녀의 행동에 대한 상호 피드백이 가능하다. 일상 대화나 가십을 통하여 자녀의 활동과 행위들에 대한 일관성을 의논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규범을 설정할 수 있으며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상과 사회적 제재가 결정된다. 결국 학생들이 처한 가정의 맥락과 가정의 교육과정(curriculum of home)에 대한 이해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상호 연결되어 학습의 효과를 신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겠다.
3.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 성공적인 학교교육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필요와 관심을 이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학교에 대한 지역 주민의 문화적 의미에 따라 학교에 대한 태도와 행동차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지역사회 양자간 전체 사회의 문화에서부터 사회·언어적 형태가 상호 이질적이거나, 상호 다른 가치·신념·관행을 견지할 때 학생들의 긍정적인 교육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습결과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규범과 학교가 일치했을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는 학교의 가치와 일치하는 적응 전략을 개발하는 일이 필요하다(Lancey, 1993). [PAGE BREAK]그 외 학교가 지역사회의 규범과 관심을 수용하여 제도화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오늘날 학부모의 학교 참여 기회의 확대와 지역사회 공동학교와 같은 새로운 학교의 등장이 그것이다. 전자는 가령, 미국의 경우 차터 스쿨(charter school), 마그넷 학교(magnet school), 그리고 바우처 제도(voucher plan) 등이 대표적이며, 후자는 지역사회공동학교의 형태로서 지역사회 주민과 관공서 등이 함께 참여하여 학교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방안이다. 특히 1940년 이후 올센(Olsen)에 의하여 제기된 지역사회학교(community school)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반영하여 생생한 교육적 경험과 생활경험을 교육내용으로 활용하는 학교이다.
III.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 정립의 방향
1. 교육적 사회자본의 구축 아프리카의 속담에 “아이는 전체 마을이 기른다”는 말이 있다. 자녀 양육이 복잡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학습은 가정이나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지역사회의 사회적 유대망, 규범, 그리고 신뢰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Braatz & Putnam, 1996). 콜맨(Coleman)은 이러한 사회적 유대망, 규범, 그리고 신뢰를 통틀어 ‘사회자본’이라고 칭하고 그러한 사회자본이 학교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됨을 밝혔다.
교육적 사회자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사회 구성원간 사회적 유대망을 형성하는 일이다. 여기서 유대망이란 일련의 사물, 대상, 사건으로 규정되는 관계의 구체적인 연결 형태를 말한다(Knoke & Kuklinski, 1982. Blanchard & Horan, 1998 재인용). 콜맨(Coleman, 1988)이 이야기한 것처럼 지역사회 내의 사회자본은 지역사회 거주 부모들간의 사회적 관계, 관계 구조의 긴밀성, 그리고 부모와 지역 사회 내에 있는 제도들간의 네트워크에서 발견된다.
사회자본은 특정 가정이 타 가정이나 지역사회 제도와 사회적 관계를 가짐으로써 생성된다. 만약 부모가 촘촘한 사회적 연결망과 공동의 가치를 지닌 지역사회의 일원이 된다면, 그들은 보다 더 큰 사회자본을 얻게 된다. 부모가 그러한 체제의 일부가 된다면 지역사회 내 타인의 지원과 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 교육이 지역사회에 의하여 공유될 때 자녀들은 보다 성공적인 학습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Furnsteinberg & Hughes, 1995: 582).
가정간 유대망이 기대와 규범과 제재를 공유할 때 관계의 긴밀성, 특히 세대간 긴밀성은 더욱 강화된다. 그 역(逆)도 성립한다. 가령, 부모가 자기 자녀 친구의 부모와 친구라면 자녀교육에 관한 정보교환을 증진할 수 있는 사회적 유대망이 존재하는 셈이다. 즉 공고한 유대망이 형성될 때, 구성원들은 더 많은 규범, 기대, 제재 등을 공유하게 된다. 공고한 유대망을 갖지 못한다면 행동은 불확실해지고 제재 사용은 일관성을 잃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내에 이러한 사회적 관계를 설정하려는 노력이다. 관계는 무의식적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다수 구성원들의 의도적 노력을 통하여 형성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하여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고, 형성된 관계를 상호 유용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상호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PAGE BREAK]오늘날 정보화 시대에는 특별히 컴퓨터를 통한 의사소통, 예컨대 이메일, 채팅방, 컴퓨터 회합, 전자게시판을 통하여 가상사회(virtual community)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간 유대관계를 촉진시킬 수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 가상사회는 면대면의 참여를 저해했던 문제들을 제거하고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인터넷은 다른 네트워크와 연결함으로써 보다 큰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유대망의 형성 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러나 구성원간 상호의존관계와 사회적 신뢰 규범을 촉진시키는 것은 촘촘한 유대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 가상 사회는 오히려 사회적 네트워크의 분산으로 인하여 사회자본을 감소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특정 주제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관심사회(virtual community of interest)를 형성함으로써 구성원간에 긴밀한 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밀접한 네트워크와 정보의 확산을 촉진시키는 컴퓨터에 의한 가상사회 구축은 사회자본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교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지역사회 내에 학교교육에 유용한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는 일이다. 즉, 규범과 기대 일탈자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마련하는 일이다. 지역사회 내의 규범이 어떻게 설정되는가에 따라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지원과 자녀교육에 개입하는 방법은 달라진다. 모범적이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모델이 되고 비행학생이 제재를 받는 사회와 그와 반대로 학교교육에 무관심한 지역사회는 학습결과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발전에도 큰 차이를 가져온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각종 사회문제가 가정,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내 사회자본의 약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은 이런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사회자본이 결핍되면, 아동들은 성인 및 그들의 가치, 그리고 성인사회 조직과 동떨어져서 성장한다. 그 결과 무목적적이고 규범이 결핍되기 때문에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Wehlage, 1993: 5).
물론 이러한 사회적 규범과 제재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에 촘촘한 사회적 연결망과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성향이 존재하여야 한다. 즉, 공고한 유대망을 가진 지역사회 내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상호 의무감이나 적절한 규범을 설정하고, 사회적 제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Lee, 1995).
지역사회 내 상호의존성과 같은 사회적 규범은 정보화 시대의 가상사회에서는 ‘정보의 교환’이라는 활동을 통하여 상대방을 도와줌으로써 형성된다. 가상공간과 장소를 통하여 구성원간 상호 사회적 지지를 보다 쉽고 폭넓게 교환할 수 있고 이러한 상호지원은 가상사회 내 상호의존관계의 규범을 더욱 촉진함으로써 학교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셋째, 구성원간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후쿠야마(Fukuyama, 1995)는 『Trust(신뢰)』라는 저서에서 사회자본을 ‘사람들이 상호신뢰 아래 협력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신용과 도덕성을 경제활동에서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에서도 중요한 자원으로 강조하였다. 그는 학교교육에 있어서 사회자본의 한 형태인 ‘신뢰’가 교육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외 많은 학자들도 선진국에서 사회문제의 증가와 학교의 효율성 저하는 신뢰라는 사회자본의 약화와 연관이 있으며 또한 아동의 인지적․INSERT INTO imsi4 VALUES 사회적․INSERT INTO imsi4 VALUES 도덕적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Lee & Croninger, 1996;INSERT INTO imsi4 VALUES Teachman, Paasch, & Carver, 1996;INSERT INTO imsi4 VALUES 1997;INSERT INTO imsi4 VALUES Fursteinberg & Hughes, 1995;INSERT INTO imsi4 VALUES Braatz & Putnam, 1996).[PAGE BREAK]불신으로 인한 학교교육의 효율성 저하는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예컨대, 일련의 교육개혁을 통하여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았거나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여 교육부가 교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점, 체벌금지와 관련된 정책의 표류로 인하여 학생에 대한 교사의 적절한 제재수단의 상실, 사회 전체의 공교육에 대한 기대와 의무 저하, 교사의 권위 추락, 언론매체 등의 교직사회에 대한 불신 조장, 사제지간의 관계 약화, 그리고 학교와 학부모간 우호적인 관계 설정의 실패 등 교육 관련 사회자본들이 오히려 교육개혁을 통하여 점점 소멸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구성원간 신뢰의 구축과 관계의 회복이 교육개혁의 시작이자 종착점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에 있어서도 이 점은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구성원간 신뢰 구축은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는 더욱 정교화되어야 한다. 익명성으로 인하여 특정 구성원이 자신의 주장이나 인식을 과장하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기만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구성원이 보다 더 많이 가상사회에 알려질수록, 그리고 다른 구성원과 친밀해질수록 집단 내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관계는 가상사회에서도 가능하다. 예컨대, 특정 구성원의 의견에 대하여 가상사회에서도 토론이 가능하고 이를 통하여 진위가 가려짐으로써 더욱 폭넓은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 또한 구성원간의 쉽고 빠른 의사소통을 통하여 구성원간 친밀도가 증진됨으로써 촘촘한 유대망이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신뢰 구축도 가능해진다.
급선무는 가상사회에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방지하는 ‘네티켓’을 보다 명확히 설정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신뢰와 상호의존성을 확보하는 한 사회자본은 더욱 진작될 것이다. 그러한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학교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2. 학교와 지역사회간 파트너십 형성 바람직한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는 학교와 지역사회간 파트너십에서 찾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자녀의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개입과 학교의 학부모 교육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다. 학교-가정 파트너십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가령,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자녀교육에 대한 기초적 책임이 무엇인지를 제공한다. 지역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학교 행사나 프로그램 등을 메모, 전화, 소식지, 통신표, 그리고 회합 등을 통해서 알려준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에 도우미로 참여하거나, 각종 학교모임에 참석하고, 가정에서는 학교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하여 자녀의 학습 활동을 모니터링 한다. 숙제 점검 및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 정책 및 프로그램의 의사결정 과정에도 참여한다(Payne, 1997).
위와 같이 가정을 포함한 지역사회와 학교간 파트너십은 학생들의 인지적 발달, 태도,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녀교육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들이 학교참여를 통하여 자녀에 관한 교육적 정보를 더 많이 갖게 됨으로써 자녀교육을 진작시킬 수 있고, 교육을 전적으로 교사의 책임으로만 맡겨두지 않고 공동으로 협력하기 때문이다. 또 부모가 학교 교육에 자원 봉사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학습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앎으로서 적절한 조치(가령, 개인 지도, 숙제에 대한 점검, 학습활동에 대한 부모-자식간 대화 등)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Epstein & Sanders, 2000).[PAGE BREAK]
결국 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개입과 학교참여를 통한 교사와의 상호작용은 앞에서 말한 자녀교육을 위한 사회자본이 되기 때문에 자녀의 학습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부모가 학교 내 학업성공과 관련된 규범과 가치를 많이 공유할수록 자녀의 학업 성공을 조장하는 환경과 조건을 보다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과 학교 간에 존재하는 사회자본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위하여 학부모와 학교간의 파트너십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학교는 주기적으로 학교와 가정간 관계에 대한 유형, 수준, 양과 질에 대하여 세심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에 기꺼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가령, 매력적이고 우호적인 회합장 마련, 부모-교직원간 비공식적 의논 기회 마련,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대인관계 훈련 등). 그리고 학부모들로 하여금 그들이 학교에서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부과된 영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고 체계적인 절차를 알려주어야 하고, 학부모들이 자신 있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에게 부과된 임무를 수행하도록 적절한 학부모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여야 한다(Payne, 1997).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학교와 지역사회간 파트너십은 특별히 인터넷이나 전자 통신방법을 통하여 가상사회를 형성함으로써 보다 용이하고 쉽게 형성할 수 있다. 가령, 학교의 온라인 상(학교마다 구축된 홈페이지)에 정보를 탑재하거나 이메일, 전자 게시판,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학교에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공유된 관심에 의하여 형성된 가상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은 여기에 속한다(Blanchard & Horan, 1998).
IV. 나오며
지금은 의도한 교육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간의 관계 형태로 존재하는 사회자본을 재점검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학교와 지역사회간의 관계를 올바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반사회자본적인 요소들을 제거해야 하고 구성원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가령, 교원들이 주체가 되는 교육개혁, 교육정책의 일관성 유지,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제재수단의 강구, 공교육에 대한 기대와 의무감 향상, 교사의 권위에 대한 존중, 교직사회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 그리고 학교 구성원간 신뢰관계 회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가정-학교-지역사회간 ‘사랑의 삼각띠(love triangulation)’를 형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녀교육에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와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세대간 공고한 유대망을 형성하고,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 학교는 보다 효과적인 ‘기능적 학교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모범적인 규범을 만들고, 교육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리고 규범과 기대 일탈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식적 노력과 무의식적 기대, 압력, 사회적 제재를 통하여 학교교육의 공리성을 사회구성원들에게 보다 널리 인식시켜야 한다. 특히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인터넷, 이메일, 전자 게시판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가상사회를 통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간 상호 유대망을 더욱 공고히 하고, 보다 광범위한 의사소통방법을 통하여 그러한 작업은 보다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오늘날 컴퓨터를 통한 상호작용의 긍정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학교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을 경주할 때 그리고 양자가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여 공동체 의식을 갖는다면 학교와 지역사회는 더불어 발전하는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