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정부와의 첫 단체교섭이 지난달 29일 교육부에서 열렸다. 이번 교섭에서는 한국교총이 요구한 9개 영역 112개 과제가 다루어졌다. 이 날 본교섭은 2003년 교섭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한다. 앞으로 양측은 각기 교섭위원 중 4인을 지명해 교섭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섭안건별 축조
심의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게 된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나이스 문제 때문에 관계가 다소 소원했지만, 성의를 다해 협의하고 합의 사항은 정책에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교사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정책을 짜겠다"고 덧붙였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나이스 문제에서 드러난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교육재정 확충, 우수교원확보법 등 주요 교육공약에 대한 확고한 실천의지 부족 때문에 교원들은 실망감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교섭을 통해 교육현안의 매듭을 풀고 교육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의 기틀이 한층 공고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교원자녀 대학학비 지원은 고건 총리에게도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올해는 반드시 학비지원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조흥순 교권정책본부장은 제안설명을 통해 "교육계의 현안들이 교섭사항으로 다 포함돼 있는 만큼 교육부가 교섭안건에 대해 조속히 합의하고 이행하는 것이 교육부가 제시한 교육인적자원 개발 로드맵을 추진하는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각종 교육공약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만 교원정책심의관은 "학습권 보호 위에서 교원의 권익과 전문성이 신장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중등여회원 대표 자격으로 이번 교섭에 참여한 유현정 인천 계산여고 교사는 "교단교사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학교경영의 전문화가 촉진되도록 조속히 수석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종규 서울 한양공고 교사(중등교사 대표)는 "95년 이후 이미 네 차례에 걸쳐 교섭 합의한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 지급이 이번에는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금세 부산 동아고 교장(관리직회원 대표)은 "이번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한 우수교원확보법이 제정되도록 교총과 공동으로 법안을 작성하고 정부입법으로 추진해 달라"고 제의했다.
안재천 수원 수성초 교사(초등교사 대표)는 "교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자녀 대학학비 보조 수당을 시급히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김혜용 충북진천 문상초 교사(초등 여회원 대표)는 "조속한 교원법정정원 확보와 함께 지역별 편차 시정, 장기적으로 법정정원 배치기준 상향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영 충북 보은중 교사(중등교사 대표)는 "초등교원 임용시험 응시자격 제한 규정이 풀리면 교원들의 대도시 진출 가능성이 커 농·어촌 교육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농어촌교육지원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수연 서울 난우초 교장(교총 부회장)은 "직영급식보다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비율이 18.8배나 높다"면서 "그럼에도 교육부는 직영급식 확대에 소극적인 학교급식개선 종합대책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교원단체가 참여하는 학교급식개선위원회의 구성·운영을 제의했다.
김영식 교육부 기획관리실장은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답변하면서 "교원들 스스로 자율적인 평가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교총이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학생을 볼모로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가 빈발한다며, 교총도 국민을 상대로 호소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군현 회장은 "도태보다는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원평가는 중요하다"며 "함께 고민하자"고 말했다.
교육부 측에서는 윤 부총리와 이 심의관, 김 실장외 정기언 차관보, 이수일 학교정책실장, 백종면 평생직업교육국장, 장기원 대학지원국장, 해외 출장중인 정영선 교육자치심의관을 대신한 김은섭 지방교육기획과장, 이재민 교원복지담당관이 교섭위원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