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지난달 29일 시작된 참여정부와의 첫 교섭에서 무엇을 요구하나. 교총이 해결을 요구하는 안건은 총 112건 232개항이나 된다. 이 가운데 교총 교섭위원들이 지난 본교섭 테이블에서 강조한 사항은 대부분 이미 여러 차례 합의했음에도 이행되지 않고 있는 그야말로 교원들의 숙원
과제들이다. 교총 교섭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현직 교원들이고 학교급별, 직위별, 성별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주장을 들어본다.
◇수석교사제 조속 도입하라(유현정 인천 계산여고 교사·중등여회원 대표)=그 동안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수석교사제 도입을 합의하고 95년 9월에 입법예고까지 한 바 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재정경제원, 총무처 등의 반대에 부딪쳐 실현되지 못했다. 교단교사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젊고 유능한 교사중에서도 교감,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며, 학교경영의 전문화가 촉진되도록 조속히 수석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표준수업시수 법제화해야(송종규 서울 한양공고 교사·중등교사 대표)=교사의 주당 수업시수를 초·중등교육법 등에 법규상으로 명문화하고 초과수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표준수업시수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지급'은 교총과 교육부가 95년 하반기이래 네 차례 합의사항이다.
◇우수교원확보법 제정하라(조금세 부산 동아고 교장·관리직 대표)=한국교총은 90년대부터 우수교원확보법안 연구를 추진하고 교육부와 5차례 교섭합의하는 등 우수인재의 교직유인체제를 확립하고 교원우대의 각종 입법정신을 실현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 법 제정은 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이 법이 제정되도록 교총과 공동으로 법안을 작성하고 정부입법으로 추진해 주기 바란다.
◇자녀 대학학비보조수당 신설을(안재천 수원 수성초 교사·초등교사 대표)=교총이 해마다 교섭과제 선정을 위해 교원들에게 의견조사를 실시하면 가장 많은 응답이 '자녀 대학학비보조수당' 이다. 교원의 경제적 부담 해소 및 사기진작을 위해 교원자녀 대학학비 보조수당을 시급히 신설해야 한다.
◇법정정원 확보 급선무(김혜용 충북 진천 문상초 교사·초등여회원 대표)=교원 법정정원 확보율은 초·중등교원의 경우 2002년 현재 89.6%에 불과하고 초등 교과전담교사는 60%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교원의 근무부담 경감과 교육이 질 향상을 위해 우선 초·중등교육법시행령상에 규정된 교원 법정정원 확보 및 지역별 편차를 시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현행의 법정정원 배치기준을 상향조정해야 한다.
◇농어촌 근무여건 개선 시급(김기영 충북 보은중 교사·중등교사 대표)=최근 대법원 상고심에서 교원으로 재직했다가 퇴직한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에 대한 초등교원 임용시험 응시자격 제한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제한은 법률로서만 할 수 있다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의 원칙과 헌법 제25조에서 보장한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라는 취지의 확정판결이 난 바 있다. 농어촌의 경우 교원 수급에 있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지난해 교섭에서 합의한 '농어촌교육지원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
◇학교급식 개선위 구성해야(김수연 서울 난우초 교장·부회장)=직영급식보다는 위탁급식이 식중독 발생비율이 2003년 기준 18.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 7월에 발표한 학교급식개선 종합대책에 따르면 2007년까지 약1조 6118억원을 투입하는 데 이 중 3%인 478억 원 만 직영급식 확대에 배정하고 있다. 개선방안에 대해 좀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학부모, 전문가, 교원단체, 교육부 등으로 구성된 '학교급식개선위원회(가칭)'를 구성·운영해 종합대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