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운영에서 담임의 중요한 역할은 학생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학생들이 농담삼아 흘리는 말에도 성실하고 진실한 태도로 답 해주는 경우, 학생들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교사사의 말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교사는 자신의 신념이나 행동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하며 이런 노력은 학급운영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 동안 학교교육 위기에 대한 논의는 학교교육 위기 또는 붕괴문제를 다룬 몇몇 연구들에 의해 쟁점화되어 왔다. 이 연구들은 학교 붕괴에 대한 실태 파악과 원인 분석,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항은 학교 붕괴 또는 학교 위기를 학교의 핵심 기능인 지식과 정보전달기능 약화로 설명되는 지식교육의 문제, 그리고 교사와 학생 간 의사소통의 불능으로 인한 생활지도 부재현상으로 보고 있다.
학교교육의 위기 현상은 우리 사회가 지식기반 사회로 전환되면서 현재의 학교교육 체제가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게 된 것이며 따라서 변화에 맞게 새로운 학교운영 형태와 교육방식 등 보다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함의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학급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학생에 대한 교사의 생활지도가 작동하지 않는 학교교육의 붕괴, 학교교육의 위기상황, 특히 선행 연구들에서 지적한 학교에서의 생활지도 실패가 교실 수업 상황에서의 학생 행동 관리의 문제로까지 연결되는 상황으로서 학교에서 학생 생활지도가 잘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도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학교 생활지도의 내실화를 현재 학교교육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간 신뢰감이 있고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져 목표 의식이나 질서 의식이 비교적 공유될 수 있는 상태가 됨을 의미한다. 나아가 학생 개개인이 자기 주도적, 계획적 학습을 하고 높은 자아 존중감을 형성하며 이를 바탕으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가는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은 생활지도 의미에 터해 여기서는 생활지도가 효과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와 일반적인 학교들의 운영실태를 통해 밝혀진 사항을 중심으로 학교생활지도가 내실화되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들과 방향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Ⅱ. 내실 있는 생활지도의 조건
학교는 교사, 학생, 학부모, 학교 환경, 교육과정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이다. 하나는 다른 하나와 연결되어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이 효과는 다른 영역으로 확대된다.[PAGE BREAK]시스템에서 하나가 빠지면 다른 하나의 기능은 원활하지 못하며 둘이 만들어내는 상승효과도 내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 내실화 방안들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다른 것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총체적 변화가 있지 않은 한 그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교장·교감의 학교 운영에 있어서의 리더십과 교사 집단 내 갈등이나 공유점, 교사와 학생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수업 상황, 학교 교칙들, 생활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 정도 등 학교 관련 구성원들 간의 신뢰 형성과 노력이 생활지도가 잘 이루어지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학교 생활지도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교사-학생 간 신뢰 형성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의 첫째 조건은 학생들을 이해해 주는 것이고, 둘째 조건은 수업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를 충족시키면서도 교과 지도에 충실한 것을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을 이해해 주는 교사에 대해서는 막대한 신임을 보낸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 즉, 교사와 학생이 무언가를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서로가 다양한 면을 알게 되고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교사-학생 간 원활한 의사소통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일반 사례 학교의 교사들은 ‘업무가 바쁘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친밀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활동하기를 바라는 것에 비해 교사들은 이러한 노력을 하려하지 않거나 노력을 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교사-학생의 의사소통 불능이 존재하고 있다. 반면, 모범 사례 학교에서는 교사-학생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사제동행 활동, 축제, 학교행사 등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활동을 많이 함으로써 관계를 개선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교사와 학생이 서로 원활한 의사소통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함께 하는 일을 통해서이다. 이것은 축제나 수련회, 사제동행 활동 또는 동아리 활동일 수도 있다. 교사-학생 간 원활한 의사소통은 서로 간에 신뢰가 전제될 때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학교 생활에 즐겁게 잘 적응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이는 다시 생활지도의 내실화로 연결된다. 교사-학생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학교마다 오프라인 상에서의 의사소통뿐 아니라 학생들과 학생들, 학생과 교사들 간의 의사소통의 장이 되는 사이버 게시판을 오프라인과 연결하여 보다 확대된 생활지도의 영역으로써 그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 담임교사의 관심과 이해 담임교사는 조·종례에서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그들의 생활에 직접 관여하는 등 교실을 관리 책임질 뿐만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생활사까지 살피고, 사소한 상벌이나 교실 내 규칙들을 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막대하고 그 역할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담임이 어떻게 학급 운영을 하는가에 따라 같은 학년의 학생들이라도 학교 생활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학생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PAGE BREAK]학급 운영에 있어 담임 교사의 중요한 역할은 일차적으로 학생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학생들이 농담 삼아 흘리는 말에도 교사가 성실하게 진실한 태도로 답을 해주는 경우, 학생들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교사의 말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교사는 자신의 신념이나 행동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하며 이런 담임 교사의 노력은 학급 운영에 있어서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러나 학급 운영에 있어서 담임과 학생들의 생각이 다를 때 특히 학급 운영이 어려워지는데 학생들이 느끼는 교사의 불공정성, 차별대우는 학급 운영을 가장 비효율적으로 이끄는 요인이 된다. 결과적으로 교사와 학생 모두 그들의 눈빛, 어투, 몸짓 등에서 서로를 평가하고 있고 이것이 긍정적으로 이루어질 때 학급은 잘 운영될 수 있고 학급 운영이 잘 이루어지면 크고 작은 생활지도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다.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수업 수업은 교사-학생의 상호작용을 가장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교사와 학생이 가장 밀접하게 만나는 수업운영 상황에서 생활지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 사례 학교의 경우, 수업 상황은 생활지도의 측면을 떠나 교사나 학생 모두가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없다. 수업 시간에 볼 수 있는 학생들 풍경은 교과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정상적인 수업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서, 학생들 대부분은 책상에 앉아 있을 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이렇게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하나는 조용하게 다른 학생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다. 즉, 엎드려 자던지, 그냥 먼 산을 본다거나 손톱을 만지거나 머리를 빗는 등 딴 짓을 한다. 또 다른 교과 공부를 하거나 아예 교과서 없이 앉아 있다.
두 번째는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는 소란스럽고 산만한 잡담과 수업내용과 관련이 없거나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하는 학생들의 ‘멘트’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태도는 교사들에게 자신의 일에 소명의식을 갖게 하기보다는 무력함을 갖도록 한다. 이런 무력감 때문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생활지도를 할 의욕을 잃게 만들고 이것은 다시 학생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며 학생들은 다시 교사에 대해 무례해지고 이렇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듯하다. 반면, 모범 사례 학교의 경우에는 대체로 학생들의 높은 참여율과 교사들의 우수한 수업관리로 교사-학생간 상호작용이 활발하다. 학생들의 학교수업에 대한 믿음은 학생들의 수업참여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이는 다시 교사를 분발하도록 하여 수업의 질을 높이게 하는 요인으로 순환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생활지도의 내실화는 수업의 정상화가 우선되어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라. 교사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주도하고 참여하는 학생자치 활동은 학생들이 학교의 한 일원으로서 소속감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 스스로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 일반 사례 학교의 경우에는 학생회를 통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 학교운영에의 학생 참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PAGE BREAK]즉,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주장을 합법적으로 관철할 수 있는 통로가 없는 형편이며 학생들은 단지 몇 마디 하도록 권유받고 있을 뿐이고 학생들은 흥미 있게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서로의 의견을 어떻게 존중하며 어떻게 의견차를 좁혀갈 수 있는지,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학습이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학생 자치 활동들의 부재는 학생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의 결여와 함께 학교 생활을 수동적으로 하도록 하는 요인이 된다. 반면, 모범 사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치활동이 학생들의 자율적인 주도와 참여, 교사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방향으로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부적응 또는 일탈 학생들에게 급식 도우미의 역할과 소임을 담당하도록 하여 학교 생활에 적응하도록 하는 방안은 많은 학교들이 생활지도 운영에 시사받을 수 있는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마. 애교심·자부심은 생활지도 필수 학생들에게 학교는 아침에 눈뜨면 습관처럼 가는 곳이지만 매일 가는 학교가 다른 학교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데 큰 작용을 한다. 사소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학교 건물의 페인트 색부터 시작해서 사물함이나 책상의 배치, 조명의 밝기, 건물의 구조, 건물의 구성과 급식소·매점·화장실의 현대적이고 깨끗한 학교 시설에 대한 자부심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이는 학생들 스스로가 자기가 속한 학교를 깨끗하고 좋은 환경으로 만들려는 노력으로 연결됨은 물론 교칙 준수와 같은 학교 생활지도와도 연결된다. 또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은 대외적인 성적, 평판 등과 학생들이 학교 행사들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서로 융합되어 참여하는 분위기에서도 생기는 데 그런 계기가 축제나 수련회 또는 다양한 자치활동이다.
이처럼 학교의 시설, 환경은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학생들의 마음가짐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애교심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으로 연결되어 학교에서의 생활지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데 영향을 미친다.
바. 교사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초석 교사 집단의 친밀도와 교사간 원활한 의사소통은 교사들의 업무 능력을 향상함과 동시에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학생들은 교사가 화합하고 격려하는 모습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되며 이것은 학생들의 생활지도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생활지도는 교사-학생 간 코드 일치의 발판이 되는 교사들간의 코드 일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친밀도를 위한 방안으로는 교사들이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교사 연수의 기회가 필요하다.
사. 관리자의 리더십이 생활지도 영향 교장·교감이 어떠한 생각과 태도로 학교를 운영하고 어떤 점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학교의 모습이 달라진다.[PAGE BREAK]학교 이미지 홍보 또한 교장·교감의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하는 부분으로서 교장·교감의 리더십은 교사 집단의 결속과 협조, 학부모의 참여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학교 방침, 예컨대 학교 규율, 시설 이용 등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러한 교장·교감의 리더십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생활지도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아.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방향 제시와 정확한 정보 제공은 생활지도에 있어 중요한 측면이 된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자신의 위치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사례 학교의 경우에는 명상의 시간과 같은 인성교육을 일부 담당하는 프로그램 말고는 생활지도를 위한 교육과정이 없으며 교과수업시간에 시행되는 생활지도 측면 또한 휴지 줍기, 자세 바르게 하기 정도이다. 또한 진로지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조명을 바라고 있다.
반면, 모범 사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인성지도, 진로지도를 위해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고 있으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교사나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특히 많은 교사들은 교사연수과정을 통해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을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교사들과 함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다. 따라서 인성교육과 진로교육이 정상화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면 학생들은 보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게 됨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 학부모의 관심과 협조를 유도하자 학부모가 학교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면 학교의 규율이나 방침에 동조할 뿐 아니라 이것은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이처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지도는 가정과 연계되었을 때만이 내실화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 사례 중학교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의 학부모의 관심은 모조리 입시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가 생활지도에 대한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입시와 같이 논의될 때는 언제나 뒷전이 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학부모의 동조 없이 생활지도가 된다고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를 바 없다. 학부모가 생활지도에 대한 절박함을 같이 통감할 때 생활지도 내실화가 결실을 보리라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생활지도 내실화를 위한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
반면, 모범 사례 학교의 경우에는 학부모들이 학교신문, 자치활동 등 다양한 학교 행사와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학생, 교사, 학부모 간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공동의 경험이 축적되어 가며, 이는 교육주체간의 신뢰관계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과 이해도 클 뿐 아니라 교과지도와 학생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PAGE BREAK]이처럼 학부모의 관심과 협조는 학생 생활지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조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Ⅲ. 중·고교 생활지도 내실화를 위한 제안
가. 교사-학생 간 신뢰관계를 형성하자 교사들은 학생지도에 큰 곤란을 느끼고 학생들과의 의사소통 곤란을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 곤란은 생활지도뿐 아니라 수업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따라서 생활지도가 잘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학생과 교사간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평소 학생들에게 관심을 표시하고 학생 입장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 준 교사는 일상 생활지도뿐 아니라 수업에서도 소통이 활발하다. 교사-학생 간 돈독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사가 학생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육적 안목으로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학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사-학생 간 공동의 활동, 학생을 이해하려는 교사의 관심과 노력이 학생들에게 전달되면 감수성이 뛰어난 학생들은 금방 교사의 노력을 알아차리고 가까이 다가온다. 이와 같이 학생과 동고동락하려는 교사의 자세는 결과적으로 교사-학생 간 신뢰 형성의 기반이 되며 효과적인 생활지도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나. 학생을 인격체로 존중하는 문화 필요 학교는 학생들의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고 교사들과 친밀한 인간적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그러나 학교나 교사가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지도대상으로만 보게 되면 바로 교사-학생 간 간극을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이해 부족, 이로 인한 의사소통 부재, 갈등, 강압과 통제에 입각한 생활지도로부터 탈피하여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능동적인 학교 생활의 참여자로 인식하고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는 학교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가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즉, 학교에서의 생활지도가 규제와 강압보다는 인격체로서 존중받는 분위기에서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규칙과 질서의식을 길러줄 수 있는 인성교육을 실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 학생의 자율적 ‘준수’로 방향 전환 생활지도가 체벌과 강압에 의한 학생통제 방법에서 학생의 권리와 자율권이 신장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이 과도기적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의 학교 현장은 학생 인권의 신장, 교사의 권위 하락으로 인해 강압적인 생활지도 방법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예는 학교 현장에서의 학교규칙의 제정 및 시행, 학교규칙의 적용문제인 체벌과 벌점제 문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PAGE BREAK]학교규칙 문제와 관련해서 볼 때 현재 학교에는 학교규칙이 명문화되어 있고 학생들에게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많은 중·고생들은 이러한 학교규칙에 대해 잘 알고 있지도 못할 뿐 아니라 준수하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명문화된 규칙이 있어도 학생들은 학교규칙이 학생 문화와 괴리되어 있어 학교규칙의 타당성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많은 교사들은 학교 생활지도가 학생의 권리와 자율성이 신장되는 방향으로 변화되면 교사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학교 질서의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규범 문화의 변화와 함께 교사의 역할도 새롭게 달라진다면 전반적인 학교 생활지도 방법은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학생들은 자율에 의해 제정된 학교규칙을 자율적으로 준수하고 규칙위반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적용하는 풍토를 조성해 가는 한편, 교사는 학생들을 강압적이고 통제에 의한 생활지도 방법에서 합리적인 설득과 행동, 응분의 책임을 묻는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라. 학교-교사-학부모 간 협력관계 모색
생활지도가 효과적이려면 학교 생활과 관련이 있는 교육 주체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즉, 학교장의 의지와 리더십, 교사의 관심과 열의, 학생들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학부모의 역할이 어떠한가에 따라 학교 생활지도는 그만큼 힘이 덜 든다. 그 동안 학교와 학부모 간의 불신의 벽이 높아서 학교, 교사와 학부모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학생에 대한 정보의 공유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학부모를 학생과 학교를 연결하는 학교의 일 주체로 세우고 학교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 학생 생활지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사, 학부모 간 유기적인 협력적 관계를 모색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마. 학교 내에 ‘열린 공간’을 운영하자 학생들이 생활지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토론 문화의 활성화와 학생자치 활동의 강화를 들 수 있다. 학교 현장에는 학교 그리고 교사간에 토론 문화가 없기에 학생간에 토론 문화가 생기지 않고, 교사-학생 간의 토론 문화도 없다. 이처럼 언로가 막혀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모범 사례나 프로그램도 학교 내 자생력이 없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
생활지도를 잘 하려면 학급회, 학생회, 생활지도 담당 교사, 교장, 교감 등이 함께 토론하는 열린 공간의 운영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을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학교의 일 주체로 세우는 것이 학교 생활지도의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어울리는 놀이와 대화의 장인 축제와 자율적 활동을 통해 전인적 발달을 도모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의 형성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즉, 다양한 자치활동과 축제는 교사-학생이 서로 학교라는 공간의 구성원으로서 일체감을 느끼고 갈등을 승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PAGE BREAK]
바. 학급 생활지도를 활성화하자 학생 생활지도의 핵심은 학급 생활지도의 활성화가 관건이 된다. 즉, 학급을 관리·책임지고 있는 담임 교사는 학생들과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고 학생 개개인의 상벌, 교실 내 규칙의 제정·적용 등 학생들의 생활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학급 생활지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학급을 운영하는 교사의 신념, 학생을 대하는 태도, 민주적인 학급 운영을 위한 노력 등 담임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즉, 담임 교사가 학급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면, 전체 학생회가 잘 운영되고 교사-학생 간 의사소통도 잘 된다. 이처럼 학교 생활지도는 교장의 리더십만으로, 또 교사 몇 명의 노력만으로 학생 전체의 생활지도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따라서 학교의 가장 작은 단위인 학급에서부터 학생간, 교사-학생 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도록 학급 생활지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학급 생활지도의 활성화는 학교 생활지도가 잘 되는 중요한 기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