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별·단원별로 수준을 달리하여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 능력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수준별 교육과정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과다한 학급인원수, 국가 제시 기본교육량의 과다, 많은 학교 잡무, 수업시간 부족 등 미비점이 해결되어야 하며, 교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 개척이 필요하다.
제7차 교육과정이 개정되어 시행되기 전까지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은 보통 수준의 다수 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인별 능력 차이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수준별 교육과정은 학습자에게 최적의 학습 경험을 적절하게 제공함으로써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소질과 적성을 신장·계발시키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교과별·단원별로 수준을 달리하여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 능력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개별화 교수-학습 전략의 일종이다. 수준별 교육과정에서 ‘가장 좋은 교육은 아동의 개인차가 충실히 고려되는 교육이며, 교육의 개별화는 교육 선진도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1세기의 지식기반 사회가 시작되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특성은 창의성과 사고력, 상상력, 문제해결력, 판단력 등과 같은 자기주도적 능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학교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활동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찾아내어 그것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주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이는 곧 개인의 자아실현을 돕는 교육을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준별 교육과정의 의의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과밀학급수와 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 등으로 제7차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지 미흡, 수준별 학습을 위한 시간 확보의 어려움, 학교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교육과정 운영, 학습자료 제작 및 수업준비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담 등 때문에 수준별 교육과정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문제점들이 각종 연구를 통하여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여 우리 학교·학급에 적합한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의 정착을 위하여 우리 교실에서 행해지는 수준별 교육과정 적용 사례를 수준별 수업 모형에 대비하여 간략하게 살펴보고, 이에 따른 문제점과 제언 사항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Ⅱ.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
1.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학교와 학급에서의 편성·운영)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수학 교과는 1학년부터 10학년까지 10단계로 각 단계별 학기를 단위로 하는 2개의 하위 단계를 설정하여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국가 수준에서는 교과별로 ‘절대평가 기준’을 개발, 보급하여 학교가 교과 교육과정의 목표에 부합되는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은 초등학교에서는 수학과 한 교과에만 적용되고 있다. 단계형은 비교적 학습 위계가 분명하고 학습집단 구성원 능력의 개인차가 심하게 작용하는 교과에서 난이도나 논리적 위계를 기준으로 학습내용을 여러 단계로 구분하여 조직한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은 기초적이고 쉬운 학습내용으로부터 어려운 학습내용까지 자신의 능력에 알맞은 학습속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학습하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PAGE BREAK]4학년 우리 교실(학급)에서는 한 단원이 끝나면 단원평가를 통해 수준별 그룹으로 나눈다. 평가 수준은 본 단원의 목표를 도달할 수 있는 정도로 정하고 70% 이상 도달되면 ‘튼튼이 학습(심화학습) 그룹’으로, 그 이하는 ‘채우기 학습(보충학습) 그룹’ 으로 이동하여 문제(학습지)를 해결한다. 튼튼이 학습 그룹은 제시된 답안지를 보면서 스스로 채점하여 교사에게 제출하면 되고, 채우기 학습 그룹은 교사가 별도로 지도한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아이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다 차츰 정착이 되어갔다. 하지만 수업시간 안에 그 과정을 모두 해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에 있어 시·도 교육청(학교) 주관으로 기초학력평가를 통하여 부진학생을 선별하여 학기중 주 1회와 방학을 이용해 학교 운영으로 각각 실시한다. 보충학습 교사는 학교에서 선발하여 자료를 제작하고 지도하며, 특히 방학 때의 ‘기초 다지기 캠프(부진학생지도)’는 대략 15일 정도 국어, 수학을 더욱 심층 있게 지도하며, 교통안전을 위하여 교사가 직접 차량운행까지 실시하고 있다.
더욱 자세한 것은 다음의 모형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다. *<모형그림 생략>
2. 심화·보충형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 (학급에서의 수업)
◆운영 및 학습 집단의 편성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시간(단위) 배당 기준에 제시된 교과별 연간 수업 시간 수의 기본교육 내용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심화학습과 보충학습도 함께 이루어지도록 한다. 필요한 경우, 재량활동 등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여 심화학습과 보충학습을 실시할 수 있다.
◎초등학교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을 위한 학습 집단은 학급 내 집단 편성을 원칙으로 하되, 학교의 여건이나 교사, 학생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심화·보충형 수준별 교육과정은 교과의 내용이 다양한 종류의 과목이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학습집단 구성원의 능력별 개인차가 그다지 심하게 작용하지 않는 교과에서 학습내용의 범위와 수준을 달리하여 조직한 것이다.
심화학습의 내용은 상위 학년에서 다루는 내용이나 상위 수준의 개념을 다루지 않고, 기본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나 탐구 능력의 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정되어 있다. 즉, 새로운 내용의 도입보다는 복합도가 높은 활동, 기본과제보다 고등사고를 요구하는 활동, 깊이 있는 탐구활동 등을 심화학습에 포함시킨 것이다.
보충학습은 기본과정의 교육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학생들이 이수하게 되는 과정이다. 교육과정에서는 보충학습 내용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나 실제 수업에서는 보충학습도 이루어져야 함을 운영지침에서 강조하고 있다. 보충학습 과정에선 기본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심화·보충학습의 시기나 집단 조직은 학급의 실정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에 따라서는 매 시간 심화·보충학습이 전개되거나, 단원별, 또는 학습제재별로 이루어지기도 할 수 있고, 학습집단도 수시로 조직하거나, 학생 개인별로 운영될 수도 있을 것이다.[PAGE BREAK]심화학습은 경우에 따라서는 상세한 안내를 해주기보다는 학생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학습과제를 주어 자기주도적인 학습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때 다양한 과제를 주어 학생이 개인으로, 또는 조를 편성하여 선택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심화·보충학습을 실시하는 시기를 매 단원별로 하여 간격을 너무 많이 띄워놓는 것은 수준별 교육과정 도입 취지에 맞지 않음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운영방식
- 기본과정을 마치고 바로 심화과정으로 들어가는 경우
- 기본과정만 해결하는 경우
- 기본과정과 보충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 심화학습으로 바로 넘어가는 경우
일반적으로 심화·보충형 수준별 수업은 KEDI 수업모형과 제7차 교육과정에 제시된 수업방법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은 수준별 교수-학습 모형을 적용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 실제 현장에서 초등학교의 40분 수업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이 생긴다. 이런 경우 블록 시간제(1~2교시: 1블록, 3~4교시: 2블록, 5~6교시: 3블록)를 실시하여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또한 수업목표 설명시, 수업의 효율성을 위하여 다지기 학습(기본학습), 채우기 학습(보충학습), 튼튼이 학습(심화학습)의 안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다지기 학습 후, 채우기 학습과 튼튼이 학습으로 분리될 때, 위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교사는 채우기 학습 아동을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3. 수준별 교육과정에서의 평가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전 과정에서 교과활동 평가 결과를 문장으로 기술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종전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선다형 일제식 시험에 대한 요구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다만 단계형 교과인 수학에서는 매 학기말에 학생의 성취 수준 및 성취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치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단계형 교과인 수학의 경우 학생이 이수한 단계와 그 단계에서 취득한 점수의 기록을 병행하여 학생 평가 결과를 문장으로 진술하도록 하였다.
단계 내 심화내용과 보충내용 학습이나 심화 보충형 교육과정에서는 수행평가 등을 수시로 실시하고, 학습 상황을 계속적·누가적으로 기록하도록 한다. 이처럼 학기 동안 진행된 다양한 형성평가 결과나 수업 관찰 및 지도 경험에 기초하여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를 학기말에 종합하여 문장으로 진술하고, 다음 단계의 수업 개선에 반영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수준별 교육과정에서 바람직한 평가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PAGE BREAK]첫째, 총괄평가는 기본과정 중심이어야 한다. 학습목표는 기본과정에 제시되어 있으므로 교육과정 목표에 도달하였는가를 재는 평가는 기본과정 중심일 수밖에 없다. 심화 또는 보충과정에서만 다룬 학습 장면을 총괄평가에 반영함으로써 특정 학습집단에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둘째, 심화·보충과정에 대한 평가는 과정중심이어야 한다. 심화·보충학습은 서로 다른 내용을 학습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본과정 목표에 보다 깊이 또는 보다 가깝게 도달시키기 위하여 기본과정에 추가적으로 제공한 것이므로 심화·보충학습에 대한 평가는 과정중심 평가방법을 활용하여 얼마나 노력하였는가(얼마나 향상되었는가)를 반영하여야 한다.
Ⅲ. 맺는말
제7차 교육과정에서 수준별 교육과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현장의 요소(지역사회 인프라 구축, 문화·복지 시설, 학생 실태 등)에 따른 재구성, 즉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국가수준의 기본교육과정을 주축으로 하여 교사는 학급 실태를 파악하고, 학생 수준에 맞게 재구성하여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의 학생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자기주도적인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것에 있다. 그러나 이 과정 속에 우리에게는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쌓여 있다.
먼저, 수준별 수업시 교사들이 현장에서 몸소 느끼는 어려운 점은 다음과 같다.
1. 학급 인원수가 많아 어렵다.(한 학생에게 1분씩만 지도하면 40분이다.)
2. 학교 잡무가 많은 관계로 수업에 필요한 교재 연구 시간이 퇴근시간 안에는 어렵다.
3. 평소 수준별 수업시 시간이 부족하다.
4. 국가 제시 기본 교육량이 많아 수준별 학습을 하기가 어렵다.
5. 실제 보충학습지도는 가능하나 심화학습지도는 기준이 없어 난해하다.
6. 교담교사의 경우 수업연구는 철저하나 정확한 아동 실태 파악이 충분치 못해 수준별 수업이 실제로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7. 지역수준(인프라 구축)을 잘 알 수 없다.
또한 도지정 수준별교육 연구학교들의 보고서 제언에 따르면, 수준별 교육과정의 효율적인 편성·운영을 위해서는 학급당 인원을 감축하고, 교사의 적극적인 의지 및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수준별 교수-학습을 위해서는 부단한 교재 연구를 통한 수준별 교수-학습 자료의 개발·확충(각 과목 차시별 수준별 학습지 등 자료)이 필요하고, 개발된 자료를 D/B화하여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특별보충과정 운영을 위해 대상 학생 학부모의 동의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대상 학생에 대한 열등감, 위화감 등 부정적 자아감 해소에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현장에서 교사들은 학생의 인성교육, 청소년단체, 특기적성, 공문관리·보고, 학급경영 등 수업 외에도 작은 사회를 교육하기 위한 많은 일들이 있어 수준별 수업에 대하여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PAGE BREAK]그러나 우리 교사들은 주입식 교육 방법을 탈피하고자 개인을 중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학생수준과 현장에 맞는 교육방법으로 지금도 뜨거운 교육애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교사는 학생 하나하나가 학교의 주인공인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