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하는 선생님! 모든 부모는 자기아이가 이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기아이와 다른 아이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뒤떨어진다고 말하면 그 부모의 가슴은 너무나 아플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말을 듣는 아이 본인의 마음도 몹시 상할 것입니다. 유명한 음악가 정명훈의 부모는 공부 못하는 자식을 꾸중하였지만 담임선생님의 격려로 오늘날 성공한 음악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선생님!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의 장점과 특기가 무엇인지를 어릴 때부터 찾아서 꾸준히 칭찬하고 격려하면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본의든 그렇지 않든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지나친 꾸중을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교육적 행위가 될 것입니다. 꾸중할 일이 있다면 몇 번의 주의와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말했을 때만 꾸중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수준에서 아이들을 보게 되면 꾸중이 있을 수 있으나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못하지만 늘 기다리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게 되면 스스로 잘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교육에서 아이들이 즉각 잘할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입니다. 미숙한 아이들에게 한두 번 기회를 주고 어떻게 잘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어떤 일로 잘못하게 될 경우는 선생님의 지도 부족이라는 겸손한 생각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 청출어람(靑出於藍)은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나다는 말에서 비롯되듯이 지금은 비록 미숙하지만 장차 뛰어난 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아이들에게 무심코 던진 선생님의 말씀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가 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더욱이 여러 아이들 앞에서 하는 말씀은 더더욱 교육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들은 어떠합니까? 가정환경이나 교육환경이 다른 학교보다 열악한 처지의 아이들입니다. 겉으로는 좋은 차와 좋은 옷을 입고 다닐지 모르지만 결코 우리 아이들이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몇몇 우리 아이들은 숙제를 제대로 못한다고 하시는 말씀을 제가 들었습니다만 가정학습 여건이 부족한 결과이지 아이들의 잘못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가정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수준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학습이 부진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정학습 과제를 해결한다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가정학습의 분량과 질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활용 할 수 없는 가정환경이라면 인터넷 조사 학습은 도저히 할 수 없잖습니까? 그렇다면 학교 컴퓨터실에서 할 수 있도록 선생님의 선처가 필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우리학교의 교육을 책임지고 계시는 두 어깨가 얼마나 무거우십니까? 선생님의 역할에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선생님의 무한한 칭찬과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꼼꼼히, 천천히 아이들을 바라보신다면 지금은 미숙하지만 앞날에는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칭찬으로 가득한 말은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가지게 한다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저는 학부형들께 사석이나 공석에서 틈나는 데로 우리 선생님이 제일 능력이 뛰어난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오해 소지가 있을 시, 그것은 교육적 지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선생님을 대변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여 학부모로부터 존경받는 학급경영을 하기 바랍니다. 학부형에게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저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 학부모에게 어떤 것이건 간에 요구하지 않는 선생님입니다. 비록 교육적일지라도 학급 일로 학부형의 역할과 기능에 의지하는 선생님은 존경받을 수가 없습니다. 학부형 입장에서 보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나 아이들 돌볼 겨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공동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데 필요하거나 학습지 같은 것은 모두 학교 예산으로 구입하지 않습니까? 일부 학교의 학부형은 선생님이 말하지 않더라도 척척 해주는 경우가 있겠지만 우리 학교는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둘째, 선생님은 비교육적인 꾸중을 하지 마십시오. 우리 학부형들은 선생님이 어떻게 말씀하는지를 아이들이 전하는 말을 통해 알게 됩니다. 예를 들면 귀걸이를 하는 아이에게 다방 아가씨 같다고 말하면 그 아이는 큰 상처를 받습니다. 선생님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아이에게는 충격을 주게 됩니다.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농담은 모르지만 실망과 열등감을 갖게 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셋째, 아이들이 듣건 말건 간에 선생님 사이에 오고가는 말은 반드시 존대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께서 동료선생님을 존대하지 않는다면 누가 선생님을 존경하겠습니까? 선생님께 존칭을 쓰지 않는다면 듣는 선생님은 얼마나 마음이 상하겠습니까? 햇병아리 교사가 되기 위한 교생실습 때 친구끼리지만 존댓말을 사용해야 된다는 교생지도 선생님의 첫 번째 교육지도가 현장에서의 예절교육이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쌓이는 경력과 함께 벌써 잊고 계신 분이 적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는 사회적인 시각이 늘 존재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들의 말과 행동은 언제나 교육적이어야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는 스승 되기가 무척 어려운 세상입니다. 이 어려운 환경에서 살신성인하시는 선생님에게 무한한 존경의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