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을 수행함에 있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가 난다.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하는 일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이 같아 질 수는 없다. 교육은 헌신이어야 한다. 교육은 사랑이며 배려이고 온화함이며 따뜻함이어야 한다. 마치 이른 봄에 대지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따사로운 햇볕 같아야 한다.
불경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았다. 가족들과 친척들은 그 사람의 전신에 독이 퍼지기 전에 독화살을 뽑으려고 한 시라도 급히 의사를 부르려고 한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독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왜 쏘았는지, 화살은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고, 깃털은 어느 것을 사용했는지 먼저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화살을 당장 뽑지 못하게 한다. 논쟁이 계속되는 사이 화살 맞은 사람은 전신에 독이 퍼지고,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
연일 교육문제가 우리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공교육 붕괴, 사교육비 과다, 조기 해외유학 등이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교육문제를 이야기하면 국민 모두 교육일가견을 갖고 교육전문가가 되어 갑론을박 다양한 정책과 제안을 쏟아낸다. 요즈음 흔들리는 교육정책 때문에 교육수혜자로 가장 존중받아야 할 학생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건만 정작 이들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다.
독화살을 맞은 사람은 죽어가고 있는데 독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왜 쏘았는지 원인 규명에만 갑론을박하는 정책 당국과 고상한 이익단체들의 다양한 주장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어 21세기 선진사회를 이끌어갈 주역들을 방치할 경우 우리의 미래 사회가 어떻게 전개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이러한 상태를 방치한다면 교육경쟁력 저하를 초래하여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1인당 GDP 2만 달러 소득의 선진국 진입의 꿈도 좌초되고 말 것이다.
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며 국가경쟁력을 배양하는 기반이다. 부존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가 오늘날 세계 11위권의 교역국 대열에 진입하고 반도체, 조선, 자동차 수출 왕국이 된 것도 지난 50여 년 동안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가 하나 되어 교육이 전념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기술혁신을 통한 신제품 개발을 통한 수출만이 살길인 21세기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서 교육의 공헌도는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도 수많은 교육정책을 쏟아냈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 식 처방으로 대처하여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못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평균 6개월 단명장관으로 7번이나 교육부장관이 바뀌었으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 교육혁신위원회 출범과 획기적인 교육정책을 천명하는 등 우리교육의 많은 변화․발전이 기대되었으나 참여정부 국정운영의 반환점이 지난 현재까지 소리만 요란했지 성과가 가시화 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교육전문가가 교육부장관직을 맡아도 산적한 교육문제 해결이 어려운데 교육비전문가인 경제전문가가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데 따른 많은 문제와 시행착오가 전개될 수밖에 없다. 과연 무자격증 의사가 독화살을 빼내고 올바르게 치유할 수 있겠는가?
‘교육개혁과 지식문화 강국’ 실현을 교육정책의 비전으로 내건 참여 정부 2년 반 동안 학교교육 내실화, 대학교육혁신, 교육복지확대, e-러닝 활성화, 인적자원 개발․관리, 조직 혁신 등 야심 찬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지만 소리만 요란했지 어느 것 하나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정권 교체에 상관없이 교육개혁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세계최고의 국가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노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모든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클린턴 정부에서 ‘미국교육법 Goals2000’을 제정하고 ‘아래로부터의 교육개혁의 자원’이라는 원칙을 제시하여 연방 정부의 역할을 부여하고 그 후 부시 정부에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정권에 따라 단절되는 교육정책이 아닌 연속성을 지닌 장․단기 교육정책이 수립․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과 국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검증을 거쳐 교육부장관을 임명하고 임기를 보장하며 운신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할 것이다.
몸에 박힌 독화살을 뽑아내는 것이 가장 선결되어야 하듯이 정책 추진의 우선순위를 결정해 가는데 혼선을 주어서는 안 된다. 특히 다양한 변수가 얽혀있는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일에서 학생, 학부모, 교원,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정부가 각각 남의 탓만 하고 책임 공방으로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 그 동안 우리들은 독화살 보다 더 무서운 독설을 남을 향해 쏘아대지 않았던가? 이러다가 결국 독화살을 뽑아내고 치료해야 할 의사(교원)까지 죽일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