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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마다 異見…공감대를 찾자

교원정책 개선을 위한 제안들의 대부분은 첨예한 쟁점 사안들이 되고 있어 많은 논의와 시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학교교육의 성과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관련 기관과 교원단체 간의 의견 차이로 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점이 있다면 꾸준한 노력을 통해 개선·보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인 교원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서정화 | 홍익대 교수·교육행정


교원양성, 교원승진 및 교장임용, 교원연수, 수석교사제, 교원평가 방안 등을 놓고 관련 기관과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원정책 개선을 위한 대부분의 제안들은 첨예한 쟁점 사안들이 되고 있어 많은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교원정책 관련 사안들에 대하여 살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현재 논란이 분분한 교원정책 내용들을 알아보고 정책방안 검토를 위한 원칙들을 제시한 다음 이를 토대로 향후 교원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1. 교육혁신위의 교원정책 개선 방안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는 지난 8월 11일 교육력 제고를 위해 교원양성, 교원승진 및 교장임용, 교원연수 등의 분야에 걸쳐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연공서열 위주의 교원승진 구조로부터 능력 있는 교원의 승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경력평정 기간을 축소하고 근무성적평정 지표를 개선한다. 또한 근무성적평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교장과 교감 이외에 동료 교원에 대한 수업평가와 함께 학생·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를 포함하는 다면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한 승진 경쟁으로 인한 교육력 낭비를 완화하고 학교교육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유능한 교장을 확보하게 위해 교장공모제를 도입한다. 이때 초·중·고 교육경력 15년 이상의 현직 교원 및 교육공무원은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에 상관없이 교장 공모에 응모할 수 있고 공모제 적용 여부는 단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여 학교장이 교육감에게 신청하며, 또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더라도 교장공모제 실시 학교로 지정 가능하다.

또한 교내 장학 및 멘토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수석교사제를 도입한다. 그리고 교원자격에 관한 국가수준의 기준을 마련하고, 졸업성적이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교원자격증을 발급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교원자격증의 질 관리 체제를 확립한다. 또 교원양성기관 평가인정제를 도입하여 질 관리를 위한 양성기관의 자체 노력을 유도하고 중등교원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결과를 반영하여 양성 인원을 축소 조정하거나 일반학과(대학)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이외에 교원의 지속적인 전문성 신장을 위하여 5년을 주기로 최소 10학점 이상의 직무연수 이수학점제를 도입하고, 자비부담 직무연수 경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2. 교원정책 관련 쟁점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교원정책 개선방안들은 새로운 내용들이라고 하기 보다는 이제까지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을 정리하여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이어서 확정하여 시행하기까지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교원보수 관련 내용은 교육혁신위원회에서 발표된 사안은 아니지만, 근자에 교원성과급이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교원정책 과제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전제되고 또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관련된 쟁점 과제들의 배경과 주요 논란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교원평가
주지하듯이 현행 근무성적평정 제도는 교원의 자질 향상보다는 주로 승진임용의 자료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교원의 자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많은 논란을 거듭한 끝에 근무성적평정 제도와는 다른 교원평가 제도가 지난 2005년 11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앞으로 시범기간을 거친 다음 그 결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를 토대로 확대 또는 일반화하기 위한 법제화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객관적인 교원평가 기준이 미흡하고, 소규모학교에서는 평가 자체에 한계가 있을 뿐더러 실적평가 결과를 임용 등에 연계하는 것은 아직 교직사회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런 중에도 교원평가에 대하여 교원들은 점차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원평가가 '교원의 수업전문성 신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반응이 58.5%에 이르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더욱이 학부모를 비롯한 여론은 교원평가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나. 교장공모제
유능하고 훌륭한 학교장 확보는 학교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과 학교발전에 직결되기 때문에 교육부에서는 교장연수를 강화하고 초빙교장제도를 시행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제까지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초빙교장제가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전교조에서 줄기차게 주장하여 오던 교장선출보직제를 비롯한 교장공모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교장공모제는 젊고 유능한 교장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교육경력 15년 이상 대상자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지원 대상자가 될 경우 교직 전문성이 무시됨으로써 교단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교총에서는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여기서 교장공모제는 선출보직제의 변형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초·중등 교육경력 15년으로 정한다든지 현행 승진평정 제도를 폐지한다는 것도 변화에 따른 충격의 폭이 커서 교직경력이 많은 교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다. 수석교사제
수석교사제는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교장임기제와 함께 교원자격 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제안되었다. 비록 교감, 교장으로 승진하지 않더라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을 최상으로 여기고 교수(teaching)활동에 전념하면서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평교사로서 교직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취지를 두고 있다. 하지만 4반 세기가 넘도록 아직도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 교원들의 70%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교총과 전교조가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데다가 수석교사의 역할과 보수를 비롯한 예우라든지 교직사회의 관료화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라. 양성 및 연수체제
우수한 교사를 양성, 배출하고 또 계속적으로 전문적인 자질을 높이는 것은 학교교육의 질적 수준과 교육효과를 높이는 핵심 요건이라는 점에서 양성과정에서의 교육과정 개편과 신규채용 방식 개선을 비롯해서 수요자 중심의 연수를 강화하여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고, 특히 양성과정 운영에 있어서 예비교사의 과잉공급과 질 저하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교원양성체제는 하급학교의 교과과정이라든지 교수 요원 등의 변인을 고려해야할 뿐 아니라 국가의 예산 등과도 직결되어 있다. 연수체제는 종점보다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역시 재정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 성과급 제도 관련
구성원의 수고와 봉사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 이외에 인센티브의 개념으로 지급되는 성과급 제도는 일반 기업체나 정부기관, 대학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시행되고 있다. 초·중등학교에서도 교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200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교조에서는 '교직의 특수성과 전문성, 교육활동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부정하고, 또 교사를 서열화하며 교원 간의 반교육적 경쟁을 강화시킨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성과급 반납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변화가 더딘 교직사회에서 경쟁논리 보다는 평등한 분배에 바탕을 둔 인식이 강하고, 교원에게 부담을 주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때문으로 보인다.

3. 고려되어야 할 가치들
이상과 같은 교원정책 관련 쟁점 과제들을 선정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할 점들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습자의 이익에 부합되고 학교교육의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교육의 3요소로서 흔히 학생과 교원 그리고 교육내용을 말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 요소를 바로 학생이라고 본다면 교원정책 개선이 학교교육의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기재가 될 수 있는가가 우선적인 검토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사의 전문적 자질을 향상시키고 유능한 학교 경영자를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교사들과 학교 행정가의 전문적 자질과 태도, 자세는 학교교육의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셋째, 교직의 핵심 세력인 교원들이 얼마나 호응하는가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얼마나 교직사회에 수용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사문제의 경우 각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직결되어 있고 교직사회의 질서 내지 위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교원들의 직무의욕을 해치거나 불만을 일으키고, 또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 아무리 이상적인 대안과 실천 과제가 구체화되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일선 현장의 분위기 내지 학교교원들의 정서나 반응을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넷째, 시대적인 흐름에 부응하는가 하는 물음이다. 우리의 교육 내·외적인 상황은 자율과 책임, 다양화, 학생 및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 개방화, 성과 및 경쟁력 등이 핵심적인 주제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공동체의식과 형평성 등의 가치도 아울러 중시되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 사회에서 추구되어야 할 가치가 강조점이나 비중이 적정하게 배합되고 반영되어야 할 것임을 말해준다. 따라서 이러한 가치에 대한 선호에 부합하는 정책이 채택되어야 하며, 최대한 이러한 흐름과 배치되지 않는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4. 합당한 교원정책 개선 방향
먼저 수석교사제는 교수 활동을 최상으로 여기고 교직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자격제도라는 점에서 70%의 교사들이 찬성할 정도로 공감대가 확산되어 있으므로 조속히 시행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시범학교 또는 지역을 정하여 시범 실시하되, 교내 장학과 멘토 등 교수 활동 중심으로 수석교사의 역할을 구체화하고 수당 등 적정한 처우와 제도 운영상의 보완 방안을 마련하여 실시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원평가제는 이미 시범 운영되고 있고 연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범기간이 끝난 후에 나타난 성과와 현장의 반응 등을 조사한 후 이를 보완하여 실시해야 할 것이다. 교총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원들의 93.8%가 '충분한 시범운영 기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평가결과는 임금과 승진 등과 바로 연계되지는 않더라도 능력개발과 자질 향상을 위한 자료로 뿐 아니라 반성적 자료, 그리고 자율 또는 직무연수를 위한 자료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신중을 요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현행 근무성적평정 제도와 새로 시도되고 있는 교원평가의 영역과 내용이 통합되어 운용될 수 있는 평가 기재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때 교사, 교감 그리고 교장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개념화하고 여기에 알맞은 기준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교원단체에서도 차제에 교원평가제 반대 모습이 '철밥통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오히려 당당하게 평가를 받겠다고 나서고 학부모와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고, 교직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과제를 요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셋째, 교장공모제는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할만하다. 유능한 교장을 확보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관건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지만 아직 수용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교장공모 자격을 교육경력 15년 정도로 짧게 할 경우, IMF를 맞아 정년 단축으로 많은 교장·교감 등 고경력자들이 교단을 떠난 것 이상으로 실질적인 정년단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제도도 장점이 많이 있으므로 현행 평정제도를 폐지하기 보다는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보완, 개선하는 방안이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또 현행 제도와 함께 제도를 시범 운영 해본 후 병행하여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을 위해 서두르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현행 제도의 보완 방안에 관한 로드맵을 작성하여 단계적인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넷째, 교원양성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초점을 두고 학점 이수를 확대하고 나아가서 대학원 수준에서 교원 양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양성 경로의 다양화를 유지하면서 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 또한 연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추진되어 온 연수 이수의 학점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근무성적평정 요소 중에서 연수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교원의 전문적 자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섯째, 교원 성과급은 인센티브 개념으로 추진하되, '동등 업무에 동등 급여를 지급'한다는 보수제도 운영의 기본 원칙에 따라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업적과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 개발과 평가방법 및 성과급 지급 방식 등에 대한 보다 세련되고 치밀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일부 교원단체에서 제기하고 있는 성과급 반납 운동보다는 오히려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 개발을 요구하면서 적극적으로 교원의 처우 향상에 크게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교원단체에서는 정정당당하게 평가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더욱 적극적으로 성과급 횟수를 늘리고 그 액수도 높여달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상에서 논의한 교원정책들은 서로 연계되어 있고 언젠가 또는 수정·보완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그렇다면 그 전제가 되는 교원들의 이해와 공감대 확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단위학교의 자율적 운영의 폭 확대를 비롯해서 수업시수 감축이라든지 교원 수의 증원 및 잡무 경감 방안 등 여건 개선과 기본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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