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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사회에서 교원연수의 의미

급격하고 다양한 사회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지속적인 교육이 요구되고 이에 따라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교원도 마찬가지로 사회와 청소년의 변화, 새로운 교육방법의 등장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직생애에 걸친 계속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교원 개인의 발달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장돼야 하고 이에 알맞은 지원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능력개발 위한 분위기 조성해야
지식기반사회의 화두로 등장한 평생학습은 전 생애를 통하여 종적, 시간적 교육의 수직적 차원과 횡적·공간적 교육의 수평적 차원을 근간으로 자기성장과 자율적인 자아실현을 도모하고 극대화시킨다. 급격한 사회변동은 전문화, 특수화, 조직화된 현대사회 구조의 변화와 과학기술 및 직업기술의 고도화, 정보화, 국제화, 세계화를 가속시켰고, 가치관의 혼란, 이데올로기의 위기 등 생활양식의 전반에 걸친 변화로 새로운 현대사회에 적응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교육을 요청하고 있다.

교원의 교직생애에 걸친 평생학습도 사회의 변화와 청소년의 변화, 교육방법의 변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계속교육으로, 교원 개인의 발달과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하고 학습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현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지원정책도 필요하다. 따라서 교원연수는 평생학습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원연수 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교육의 변화는 우수한 교원의 육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은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교원연수 체제 혁신을 통한 교육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교원에 대한 전문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주기적인 재교육과 연수의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와 휴스턴 주는 매년 30시간 의무연수를 시행하고 있고 일리노이 주, 메릴랜드 주, 플로리다 주는 매 5년마다 교사자격증 갱신을 위해 100~120시간 이상의 의무연수를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은 경력 10년이 지난 다음 해에 30일 연수의무제, 대만은 매년 최소 18시간 연수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영국 등은 교원의 연수를 재계약, 호봉 재사정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원제도는 우수자원이 교직에 입직하고 안정적인 교육활동에 임할 수는 있으나, 지속적으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제가 부족하여 교원의 전문역량을 신장시키기에는 한계를 안고 있다.

제도와 인식 부족으로 문제 불러
교직은 전문직이다.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사들의 지속적인 노력은 전문직으로서의 본연의 자세이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교육의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현대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교원연수는 체계적인 연수의 부재와 교직이 전문직이라는 인식 부족으로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들의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신규임용 예정교사 연수와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받고 나면 퇴직 때까지 교직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를 이수하지 않아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현실은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의심과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불신을 키워왔다.

기존 교원연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체계적인 교원연수 정책의 부재이다. 법적연수는 신규임용 예정교사 연수(60시간), 1·2급 정교사 자격연수(180시간), 교감자격연수(180시간), 교장자격연수(180시간)이다. 승진에 관심이 적은 교사에게는 1·2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끝으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연수가 없다. 교사의 양심에 따른 선택연수만 있는 것이다.

다음은 시대적인 요구와 교원들의 다양한 특징을 반영하지 못하는 교원연수의 질적 문제이다. 교육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고, 교원들의 수준과 관심과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교원연수는 기존의 관행적인 운영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연수를 기피하는 교원들에게 핑계거리를 제공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전국 시·도 단위의 교원연수기관과 특수 분야 연수기관의 연수까지 교원연수의 양적인 증대는 나날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교원연수의 질 관리를 위한 국가단위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의 부재는 교원연수의 질적 상승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채 확대되어 가고 있다. 교원연수기관에 대한 국가 단위의 종합적 평가 및 구체적인 지도·감독권 규정이 미흡하여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특수 분야 연수기관에 대한 질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시·도교육연수원의 연수 전문 인력의 부족도 연수 수요의 충족 및 질 제고에 한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애주기 반영한 맞춤연수 필요
평생학습사회에 부응하는 교원의 자기개발 기회를 확대하여 시대적 변화에 맞는 교원을 육성함으로써 교원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교원연수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서는 2004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연구 과제를 의뢰하여 교원연수 체제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교직생애 주기별 교원연수의 정례화를 위한 연수체제 혁신연구에 의하면, 교직생애를 신임단계(120시간) - 발전단계(180시간) - 심화단계(60시간) - 원숙단계(60시간)로 나누고, 단계별로 필수 연수시간을 규정하여 교원들의 교직전문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연수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이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있다. 따라서 교원의 현직연수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통해 교원연수의 체제를 재정립하고 교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연수방식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교원연수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첫째, 교원의 생애주기를 반영한 재교육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형식적이고 일회적인 연수가 아닌 교원의 경력, 보직, 특성에 맞는 교직전문성을 심화시킬 수 있는 필수 연수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또한 교원평가제와 연계하여 부적격교원을 재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연수원은 교직생애 주기별 심화단계 직무연수를 2005년 국어과, 수학과 60시간 연수를 시작으로 2006년에는 국어과 연수를 영역별 15시간 선택형연수로 시범운영하였다. 교직경력 10~20년(1급 정교사 자격연수 이수 후 5~15년)된 중견교사를 위한 심화단계 연수는 중견교사들의 수준과 관심과 요구사항이 다르다는 데에서 착안하여 개인별 희망에 따라 영역을 선택하여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10개 영역의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선택형으로 운영하였다.

교직생애 주기별 특성을 반영한 심화단계연수를 조기 정착시키고, 경력 20년 이상의 교원을 위한 원숙단계 연수과정을 개발하여 제공함으로써 교원들의 교직생애에 따른 교과전문성 신장에 주력해야 하고, 경력과 보직에 따른 특성화된 연수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변화하는 학교현장에 적합한 연수과정의 개발과 다양한 연수방법을 모색하여 교원 스스로 필요에 의해 참여할 수 있는 질 높은 연수의 개설이 필요하다. 학교현장과 밀착된 수요자 중심의 맞춤식 연수, 원격연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혼합연수, 연수생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기주도적 연수 등의 새로운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시교육연수원은 교원연수에 ‘프로슈머제(연수생의 교육과정 설계 참여제)’를 도입했다. 프로슈머는 ‘producer’와 ‘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어 원하는 것을 생산하고 다시 소비하는 형태의 경제활동으로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최초로 사용한 용어다. 이런 경제적 개념을 교육연수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은 연수생들이 연수과정 설계에 직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원연수의 참여도와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서울시교육연수원이 200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맞춤식연수와 학교현장을 찾아가는 자율연수도 프로슈머의 일종이지만 연수생의 교육과정 참여도를 더 높여 설계한 독서토론과정은 프로슈머의 전형적인 모델로서 추진되고 있다. 희망하는 장소와 참여 시간대가 동일한 연수생들을 기수별로 배정하면 연수생들은 첫날 개강일에 모여 구체적인 교육과정과 일정을 협의하여 그 계획에 따라 연수에 참여하게 되는 형태로 교육연수의 큰 획을 그으며 질적인 상승을 이루는 획기적인 연수가 될 것이다.

셋째, 각 교원연수 기관 간의 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자료와 정보의 공유를 통해 연수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 차원에서 교원연수의 질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양질의 교원연수가 제공되어야 한다. 서울시교육연수원은 학교 급별로 4개교씩 총 12개교의 협력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함으로써 연수원의 시·공간적인 집중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고 EBS와 영어연수, 논술연수를 공동 개발하여 운영하는 교류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연수의 개발에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교육연구정보원, 교육과정평가원, 교육개발원 등과의 상호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교원연수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가고 있으며 국외기관과의 교류도 추진하고 있어 교원연수의 국제화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스스로 전문성 향상 기회 삼아야
이제 사회적인 흐름은 교원평가 시대로 가고 있다. 교원 스스로가 자신이 필요한 전문성을 신장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게 현실이다. 2006년 9월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공무원 인사혁신방안에서 교원이 전문성 신장을 위하여 지속적·계획적으로 직무연수를 이수할 수 있도록 ‘연수의무제’를 2007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전문직으로서의 교원의 변화를 요구하는 최소한의 권장사항이다. 모든 교원들이 매년 15시간 이상의 교과 전문성연수를 이수하도록 권장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직에 대한 사회의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함이다. 교육부도 2008년 전교원에 대해 교직 입직 후 6년차부터는 5년 주기로 최소 10학점(150시간) 이상을 이수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교원연수는 승진을 위한 교사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교원이 참여해야 하는 체제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교사가 전문직으로서 교직전문성을 신장시켜 나가야 것은 의무이자 권리이다. 따라서 모든 교원은 교직생애에 맞는 연수를 스스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 교사로서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60시간 이상의 신규임용 예정교사 직무연수를 받게 된다. 학교현장에서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 생활지도방법, 학생 및 학부모 상담방법 등을 중심으로 편성한 연수를 받게 되고, 임용 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추수연수를 60시간 이상 받게 된다.

2급 정교사로서 교직경력 3년이 넘으면 180시간 이상의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받는다. 지역별, 교과별로 연수받는 시기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경력 5년 이내에 받을 수 있다.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이후 필수연수로서 교감, 교장 승진후보자에게는 교감자격연수, 교장자격연수가 있다. 현재 교감, 교장자격연수도 180시간 이상이나 2008년부터 교장자격연수는 360시간 이상으로 확대된다. 교원을 위한 직무연수는 경력이나 직급에 따라 다양한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보직교사를 위한 실무과정, 교감·교장을 위한 리더십 과정, 관리자 과정, 일반교사를 위한 교과별 직무연수, 시책 관련 직무연수, 정보화연수 등이 있고, 시·도별 연수원과 특수 분야 연수기관 연수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2008년 교육부 지침에 의한 연수의무제 시행에 따라 교과전문성 신장연수를 매년 3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2007년부터 직무연수는 전문성향상과정과 자기개발과정으로 분리되고, 이수증에 구분되어 표시된다.

교육경쟁력 강화 위한 인식의 전환
교원연수도 이제 평생학습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원들은 여러 기관의 연수 개설 현황을 파악하고, 개인별 연수 수강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직급이나 경력에서 받을 수 있는 연수가 무엇인지, 전문성 향상 연수 중 무엇이 필요한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설계해 나가야 한다.

한 국가의 힘은 교육에서 나오고, 그 교육은 바로 교사들로부터 시작된다. 교육의 변화는 우수한 교원의 육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은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교원연수 체제혁신을 통한 교육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교원에 대한 전문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주기적인 재교육과 연수의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벗어날 수 없다는 명언에서 우리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우리나라 교육개혁도 교원연수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평생학습사회에서는 교원의 학습권을 존중하고 국가 차원의 교육체제를 재구조화하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단위학교를 학습조직화 해야 한다. 교원의 연수, 능력개발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학교의 학습문화 형성을 통해 교육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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