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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프로그램이 변해야 한다

교사들은 ‘교사가 아는 만큼 학생을 가르친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교사 스스로 자기 연수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며 좋은 연수의 기회를 갖고자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연수를 마친 대부분의 교사들은 불만을 털어놓기 바쁘다. 그것은 현장교사들의 요구에 연수가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좋은 연수는 교사들의 자아욕구 실현에 대한 성취의욕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미래 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지식기반사회이며, 지식사회의 핵심은 지식이고, 지식근로자가 노동력 가운데 지배적 집단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피터 드러커는 〈Next Society〉에서 의사, 변호사, 교사, 회계사 그리고 화학기사 등을 지식근로자인 전문가로 설명했으며, 즉 모든 것은 지식으로 통한다고 말한다.

좋은 연수 원하는 교사들의 불만
오늘날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들도 많은 지식을 터득하기 위해 바쁘게 살고 있다. 소속 단위학교, 지역 교육청뿐만 아니라 자비를 들여가며 각종 연수기관의 좋은 내용, 각자에 유용한 연수 프로그램을 찾아 열심히 항해하고 있다. 그러나 연수를 받고 난 후 유익했다는 이야기보다는 불만이 가득한 쓴 소리를 더 많이 듣곤 한다.

우리의 후세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더 많이 변화되어 있을 것이다. 연수기관에서는 새로움에 대처하고 또 새로움을 창출할 수 있는 무한 경쟁 시대의 그들을 위하여 누구보다 먼저 공부하고 실력을 연마해야 할 교사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서 이러한 불만이 사라지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교사들 스스로 즐겁고 보람 있게 참여할 수 있는 연수가 많아져야 한다. 교사들은 ‘교사가 아는 만큼 학생을 가르친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교사 스스로 자기 연수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며 좋은 연수의 기회를 갖고자 갈망하고 있다.

필자도 연수학점이라는 달콤한 사탕을 주기 이전부터 교육청에서 연수신청자를 접수받을 때마다 먼저 손을 들어 참여하곤 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정보화에 발맞추어 컴퓨터 교육,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특활영어 직무연수 등을 받았으며 영어가 3학년에 정규교육과정에 처음 도입되던 때 가장 먼저 연수를 받았고, 7차 교육과정 연수도 제일 먼저 앞서서 받았다. 그 외 4, 5년마다 과학과 직무연수 등 교육청 주최 연수는 물론 통일부 주관 연수, 타 기관들의 인터넷 연수도 해마다 빼놓지 않고 받고 있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교사들이 학기 중이나 방학 동안 자기 직무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의 전문성 성장을 위해 연수를 받는다. 90년대 후반부터는 교사들에게 연수학점을 부여하면서 연수에 대한 의무감도 한층 강화되었고, 100%는 아니지만 행정적인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현장에는 각종 연수를 안내하라는 공문이 1년 동안 100건을 넘고, 특히 방학이 다가오면 공문이 폭주한다. 요즘에는 또 교사 개인에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오는 연수 안내도 심심치 않다. 이렇게 대다수 교수사들에게 연수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형성되어 있고, 연수 종류도 이론·실기를 포함해 폭주되고 있는 실정인데도 교사들은 연수를 받은 후에 별로 도움이 안 되었다는 불만족의 응답을 많이 하곤 한다.


수요자의 요구 충족할 수 있어야
필자는 몇 년 전에 1정 자격연수점수를 갱신하기 위해 00대학교의 상담교사 자격연수를 신청했었다. 30명 인원 정원에 각 시·도에서 모인 교사들이 강의를 받으러 모였는데 지금도 그때를 떠올려 보면 참으로 희귀한 연수 풍경이었다.

교사들이 어찌나 연수에 대한 열의가 넘치고, 강의를 받는 자세가 좋은지 학교 근처에서 사는 필자는 매일 꼴찌로 강의실 문을 여는 사람이었고, 등교하는 순서로 자리를 잡기 때문에 내 자리는 맨 뒤의 제일 구석자리였다. 그래서 연수가 제법 무르익어 두 학기 강의 중 한 학기의 중반을 넘어가고 있을 즈음 필자도 앞자리에 한번 앉아 볼까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하니 강의실 출입문은 아직 열려있지도 않았는데 문 앞에는 벌써 20여 개의 가방이 먼저 와서 줄을 서고 있었다. 두리번거리며 먼저 오신 선생님들을 찾아보니 모두 도서실에서 자율학습 중이었다. 20여년 교직 경력에서 그 때만큼 열심히 정열적으로 연수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은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

이처럼 교사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연수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자아욕구 실현에 대한 성취의욕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연수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요구된다.

첫째, 찾아가는 맞춤형 연수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기관에서 연수주제를 설정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요구와 만족도를 조사하여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본다. 지역 단위로 인근 학교끼리 연계하여 교사들이 원하는 연수 주제를 찾아서 지역에 있는 가까운 연수 장소를 물색하고 훌륭한 강사를 초빙하여 연수를 실시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현재도 단위학교나 지역교육청에서 1년에 한두 번 실시는 하고 있으나 예산문제, 장소문제, 연수를 준비하는 사람의 업무 부담으로 인해 행사성이거나 형식적인 경우가 허다해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교총과 같은 기관에서 지역단위로 묶어 조직적으로 관리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우수 참여자에 대한 보상 필요해
둘째, 시대감각을 고려한 연수 주제와 현장의 전문 강사를 좀 더 신중하게 물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에는 교사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신의 생애관리 측면에 관심이 매우 높은 것 같다. 스포츠 댄스, 요가, 마술 등 건강한 삶, 즐거운 삶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고 이것은 바로 21세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삶의 질 향상 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예체능 교과 지도를 위한 실기(기능적인 내용) 연수 프로그램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많은 교사가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각 시·도 지역별 특수성에 맞추어 주제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 경우 교사들이 수업실기에 관심이 많을 때는 현장교육에서 전국적으로 수업지도 부문에 유명한 교사를 물색하여 현장교육 적용 가능한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다. 교실현장에 바로 투입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기에 이론적인 지식(교과별 수업모형, 교수·학습안 작성 방법, 다양한 평가방법 등)을 접목시킬 수 있도록 고려한다면 연수에 대한 참여도도 높을 것이다.

셋째, 좋은 연수에 대한 홍보·마케팅 전략도 있어야 한다. 좋은 연수 프로그램을 교사들에게 공문전달식으로 하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하다. 이런 방법의 전달인 경우에는 교사들이 관심도가 매우 낮다. 좋은 연수에 대한 다양한 홍보와 함께 연수 후의 사후 처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넷째, 연수 참여 자세를 개선하기 위해 우수한 연수생에게 보상의 폭을 넓혀 사기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 교사 또한 연수 시에는 학생의 신분이다. 연수생에게 지적 호기심 강화, 성취의욕을 불러일으켜 연수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아실현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적절한 칭찬이 병행돼야 한다. 이렇게 연수에 적극적인 참여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보면 좋을 것이다.

사회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연수
교사는 교육 전문가이다. 교사는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학생을 길러내고 그들이 현실세계에서 삶이 행복할 수 있는 기반조성을 위한 준비에 동참해야 하는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 21세기 미래 글로벌 시대의 주인공을 길러내야 하는 우리 교실현장이 가장 먼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우리 교사들은 스스로 좀 더 새롭고, 재미있는, 꼭 필요한 연수를 받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교사들이 연수에 임하는 자세도 이젠 더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연수는 전문가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마인드를 좀 더 확실히 해야 할 것이며, 학생들 지도에 있어서 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자세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 자신의 특기와 소질, 즉 자신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계발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전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하여 단련된 자신만의 노하우에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지도성을 발휘해야 고객인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따르고 공교육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현장 교사들이 갖고 있는 능력들을 모으면 정말 엄청난 힘이 된다. 그러나 실제로 교사 자신이 갖고 있는 특기와 소질이 제대로 꽃 피지 못하고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사 스스로 자기의 장점을 키워 나갈 줄 알 때 학생들의 소질 발굴과 함양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교육이 건재한 국가는 흥하고 교육이 없거나 무너진 국가는 망하거나 강대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또 교육의 성패가 국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개인도 끊임없이 배우고 쉼 없이 공부해야 성공하는 길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의 목마름을 적시기 위해 마음의 눈을 뜨고 다듬어서 앎을 찾고자 두레박질을 계속하게 되는 모양이다.

교사는 사회의 지도자다. 지도자는 숲을 보는 눈을 갖고, 코끼리의 한 부분만을 잡고 전부라고 주장하는 우매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교사는 리더로서, 더욱이 내일의 주인공을 기르는 사람으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열심히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좋은 연수 두레박질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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