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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집중강좌제로 예비교사 역량 높여야

최근 논의되고 있는 영어공교육 활성화 방안은 중등학교의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바람직한 영어교사 양성을 위해서는 두세 가지의 논의와 제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교사양성 및 자격부여와 관련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영어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문제이며, 나머지 하나는 지원체제의 문제다.

최근 들어 한국 사회의 국제경쟁력 제고가 커다란 화두로 떠오르면서 영어공교육 활성화 방안이 정부와 교육계의 중요한 논의거리가 되었다. 이 방안 속에는 물론, 현직교사에 대한 연수와 보조교사의 제공, 영어교육 환경의 개선 등 많은 좋은 안이 들어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방안은 현직교사의 재교육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사의 양성문제를 동시에 포함하는 것이며, 두 문제 모두 중등학교의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의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 특히 대통령인수위원회의 방안에서 영어전용교사 자격제도가 언급되면서 영어교사의 양성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바람직한 영어교사 양성을 위하여 두세 가지의 논의와 제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교사양성 및 자격부여와 관련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영어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문제이며, 나머지 하나는 지원체제의 문제이다. 여기서 자격과 양성의 문제는 영어교사 제도의 문제이고, 교육과정은 양성 프로그램의 문제이며, 지원체계는 이러한 제도 속의 프로그램을 실제로 작동하게 하는 재원과 인력의 문제이다. 이 세 가지는 세계화 시대의 한국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관련된 영어교사 양성을 위해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점으로 여겨진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하게 언급하고자 하는 점은 필자의 입장이다. 필자는 영어교육의 전공자가 아니며, 단지 사범대학에서 교원의 양성에 대한 일반적 수준의 논의에 어느 정도 경험을 지닌 사람이다. 따라서 이 글은 사범대학 교원 양성의 일반적 입장을 중심으로 서술될 것이며, 이러한 필자의 견해는 영어교육의 개별적 관점이나 이론에 입각한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영어전용교사 사범대에 편입시켜 교육해야
우선은 영어교사의 자격을 ‘일반 영어교사’와 ‘영어전용교사’로 2원화하는 것은 여러 논란의 소지가 있다. 초중등학교 현장의 영어교육에서 결코 일반영어교사의 기능과 영어전문교사의 기능은 분리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분리되어서도 곤란한 것이다. ‘영어’와 ‘영어전용’의 개념을 중심으로 영어교사의 자격을 2원화하는 것은, 아무리 현실적인 필요에 입각하더라도, 사실상 아주 좋은 방향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 오히려 실제의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 역할과 조직 체계의 혼란이 일어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학교에도 또 학생들에게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인수위의 방안대로 많은 수의 영어교사를 양성해야한다면,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영어에 대한 교육현장의 잠재적 효능성(效能性)을 지녔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재의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에 그들을 편입하게 하고 1~2년의 양성과정을 정상적으로 밟게 하여, 정식 교사자격을 받게 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이 안에는 현실을 고려한 일종의 타협안의 성격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안은 국가의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제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의미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영어 교사교육에 관련된 주체들이 약간의 여유를 지녀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너무 급박하게 영어교사 양성을 서두르지 말고 1~2년을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며, 사범대학은 많은 수의 편입생을 받아 교육시키는 현실적 불편함을 감수하고 교수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양자의 여유는, 현재의 양성체제 속에서 무리 없이 국가적 과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며, 이 방안을 실현가능하게 할 것이다. 사실, 한번 일어난 교직사회의 혼란은 그 수습이 쉽지 않다. 이 점에서 여기서 제안한 ‘편입 제도’는 현행의 교원자격을 유지하면서도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렇게 되면 정부로서는 예산이 조금 더 들 수 있다. 그러나 영어전용교사로 이름붙이지 아니하고 ‘영어 전임대우 시간강사’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예산은 훨씬 절약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역량 증대 위한 영어집중강좌제 도입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영어능력 향상의 국가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예비 영어교사의 영어역량 증대를 위한 새로운 교사교육 프로그램의 정립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제안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영어집중강좌제이다.

사실,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능력에 도달하기 위해서 상당 기간 집중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미국 국방성에서 운영하는 DLI(Defense Language Institute)의 자료나 전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영어 능력 평가 시험인 ACTFL(American Council of Teachers of Foreign Languages)의 OPI(Oral Proficiency Interview)에 따르면, 영어교사로서 Advanced-Mid 정도의 능력을 갖춰야만 보다 원활한 영어수업이 가능하며, 교사 자신도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에 임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미국의 몇 개 주에서는 이정도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추어야 영어교사로서 임용하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영어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물론 단기간의 교육으로는 불가능하다. 실제 또는 이론상으로 상당한 정도의 집중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예비영어교사나 현직영어교사들의 경우 상당 기간 영어를 학습하였기 때문에 6개월 집중훈련과정을 통해서 이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루 5시간×5일×25주=625시간을 확보하여, 영어교사로서 필요한 영어수행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예비영어교사의 경우 OPI 평가를 통해서 최소 Advanced -Low 또는 Advanced-Mid 정도의 능숙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OPI 평가를 통해서 검증하도록 한다.1)

영어집중강좌제는 사범대학의 영어교육과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소통 환경 속에서, 한 학기 동안 매일 영어 강좌를 3시간 이상 진행하여 집중적으로 영어소통 능력을 배양하게 하는 학점취득 방식을 지닌 교과과정(Course of Study)이다. 외국어교육에서 이러한 집중강좌의 효과는 이미 불어/독어교사를 중국어/일본어교사로 재교육할 때의 6개월 집중 연수에서 증명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5일(월요일~금요일) 동안 매일 4시간 이상(오전 8시~12시경까지), 영어로 영어수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강좌는 반복적인 기억과 연습을 통하여 그 언어구사 잠재력과 활용력을 크게 증진시켜 줄 것이다. 물론 이에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기능을 중심으로 주제 별 교수학습활동 형태를 교육과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영어집중강좌제를 통하여, 예비영어교사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 함양해 세계 문화에 대한 시각과 이해의 폭을 넓혀 좀 더 개방적인 사고로 세계를 상대로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활동에 임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한국의 보통교육과 인적자원개발에 커다란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더하여, 이 강좌는 추후, 학생 해외 연구·연수 프로그램과 동시에 이수하게 함으로써 해외 연수와 영어능력향상의 교육 목적이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영어집중강좌제는, 학교 현장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언어 구사능력을 사범대학의 예비 영어교사 양성 단계에서 키워줌으로써,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사 영어역량 함양의 현장 타당성 있는 적절한 실행 대안이 될 것이다.

여기서 영어집중강좌제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될 수 있다. 이수 학점은 6학점 또는 9학점으로 하고 영어예비교사 사범 소양 또는 영어교육 전공기초 과목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며, 수강자격은 사범대 재학 2~3학년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의 학생들에 대하여는 4학년에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적의 부여는 S(합격)/U(불합격)의 방식을 제안할 수 있다. 수강 예상 인원은 제대로 된 상호작용이 가능한 교수·학습 방식의 구현을 위하여, 한 개 반이 20명을 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며, 강의 진행방법은 주제별 영어 구사 능력 함양을 위해, 강의, 연습, 워크숍, 토론, 상호발표 등의 다양한 교수 전략을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매일 이루어지는 집중적인 영어 활용 기회를 통해 예비 교사의 영어 구사 능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며, 예비 교사의 외국어 및 세계화 역량이 갖추어지면, 이를 교육현장의 학생지도에 활용함으로서, 학생의 영어역량 강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게 하고, 동시에 세계화 시대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적 자원 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영어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과 더불어 해외 연구·연수 프로그램을 더하여 다양한 문화 환경 속에서의 영어 소통 능력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영어 집중강좌제와 더불어 검토되어야 할 또 하나의 사항은 영어교육과의 교육과정 개선이다. 물론, 이러한 교육과정의 개선은 그 지원 대책과 같이 언급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능력있는 원어민 교수 채용하도록 지원해야
지금까지 영어 교사 양성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이루어져왔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 원어민 교수의 수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일선 학교 현장에 원어민 강사를 대거 채용하는 예산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사대에 자격 있는 원어민 교수를 많이 채용하고, 한국인 교수의 수도 늘려서 능력 있는 교사를 길러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예산을 절약하는 길이 될 수 있다. “고기를 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격언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원어민 강사가 1~2명인 경우가 많았는데, 작년에 사범대학에 원어민 강사 2명 채용을 위한 예산이 책정되었지만, 1인당 연봉 2500만 원으로는 자격 있고 유능한 원어민 강사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현재 전국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의 여건을 보면, 학과에 한국인 교수가 5~8명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인원으로는 영어교사를 양성하기에 부족함이 많다. 영어교육과에 영문학 및 영어학 분야의 교수(영문학 및 청소년문학, 영어음성학, 영어통사론 등) 이외에도 영어학습론, 교재론, 듣기 지도, 읽기지도, 말하기지도, 쓰기지도, 영어평가 등을 전공한 교수들을 여럿 채용하고 이들이 집중적으로 영어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2)

사실, 이러한 지원체제의 구축과 더불어 한 가지 제안해볼 수 있는 것은, 표준 영어교사 양성 교육과정과 지원체계의 구축이다. 정부는 학생들의 영어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영어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세계적 표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범대학의 모든 영어교육과 그 이상의 시설과 지원체제 및 교육과정을 갖추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선과 지원을 통하여 우리의 영어교육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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