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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이끌 큰 사람을 키우겠습니다”

3월 첫 신입생 받은 대원(국제특성화)중학교 김일형 교장 서울에서는 대원중과 영훈중 두 곳만이 설립 인가를 받은 국제중학교. 설립 인가부터 신입생 모집까지 끊임없이 말 많고 탈 많은 과정을 거쳐 왔다. 우여곡절 끝에 첫 신입생을 받은 대원중 김일형 교장을 만나 국제중학교 운영과 그에 따르는 고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국제중학교 설립으로 교육자로서의 오랜 꿈을 이루게 됐다”며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원하는 인재로 키울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서울의 첫 국제중,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

국제중학교로서 첫 신입생들이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려운 진통 끝에 학생을 선발했기 때문에 기쁨보다는 정말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앞섭니다.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국제중학교를 인가해주길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먼 훗날 교육관계자들, 심지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인정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고 싶습니다.”

국제중학교 설립에 앞장서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25년 전쯤 대원외고 설립자가 국제중학교를 추진했다가 최종 결정에서 취소된 일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나라에 중학교 과정에서 수월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너무 많은 아이들이 조기 유학을 떠나고 그에 따라 발생되는 기러기 아빠, 가정 붕괴, 아이들의 정체성 문제, 국부유출 등 많은 폐단들을 봤습니다. 우선 외국유학을 가지 않고도 우리 공교육으로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교육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특목고를 비롯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중학교 모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교육자로서 어린 학생들을 조기 발굴해 ‘월드 리더’로 길러 내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의 책무성 교육을 통해 세계 어느 곳에 가더라도 당당한 지도자 될 수 있는 품격 높은 교육을 시키고 싶었습니다.”

국제중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추첨에 쓰였던 탁구공 색깔까지도 화제가 됐습니다. ‘공 색깔로 엇갈린 국제중 입학’이라는 지적을 비롯해 학생선발 과정에 따르는 고충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3차 전형(추첨)을 진행하면서 교육자로서 회의가 들었습니다.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성공을 보상받는 것이 정의인데 그런 성공의 법칙을 배워야 할 어린 아이들이 실력이 아닌 단지 어떤 공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2단계 전형인 면접을 통해 학생을 최종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사교육이 말썽이 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겠죠.”‘

귀족학교다’, ‘사교육을 조장한다’ 등의 세간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런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이번 신입생 160명 중 32명이 사회적배려대상자이고 관내 학생들도 꽤 있습니다. 오히려 ‘똑똑한 평민학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잠재력이 있는 학생이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학교, 가정형편이 어렵더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진학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고 싶습니다. 3년간 등록금이 면제되거나 할인되는 사회적배려대상자 학생들은 실질적으로 영어를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입니다. 그들에게 국제중학교 입학은 자신의 실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죠. 앞으로 소득수준에 맞춘 더 다양한 지원방법을 찾고 장학재원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국제중학교가 남달리 주목받는 것은 서울에서는 첫 시도이고 수요에 비해 두 곳밖에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더 설립되어야 하겠죠.”

국제중학교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월드 리더를 기른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특히 영어, 수학, 과학, 국제이해 교육은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기본으로 합니다. 교육과정에서는 일반 중학교보다 영어 1시간(3개 학년 모두), 사회 1시간(1학년 세계지리, 2~3학년 세계사)을 늘려 운영하고 사회 수업은 국제이해, 세계화 교육, 리더십 교육이 강조됩니다. 1인 1 예능 교육을 통해 학생 누구나 서양 · 국악악기 중 하나는 다룰 수 있도록 하고, 체육집중 선택활동(수영, 테니스, 골프 등)도 하게 됩니다. 재량활동 시간에는 제2외국어(중국어, 스페인어 중 선택)와 국제이해교육을 중점적으로 배웁니다. 방과 후 수업으로는 토론, 토플 교육 등을 할 예정입니다.”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특성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대원중학교만의 강점은 대원외고가 함께 있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원외고 선배들과 1대 1 멘토링제를 운영할 예정인데 후배에게는 선배가 맞춤 선생님이 되고 선배에게는 보람 있는 봉사활동이 됩니다. 특히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회적배려대상자 학생들의 멘토를 집중적으로 찾아주려고 합니다. 또 ‘모의 유엔 총회’ 등 외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도 함께하게 됩니다. 같은 캠퍼스 안에 있어 서로 교류하기 쉬운 것도 큰 장점이지요.”

신입생들 간의 실력격차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는데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학생들 간의 실력 차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미 사전 시험 결과를 학부모와 학생에게 공개했고 학교 입학과 동시에 필요한 수준의 영어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공부 방법을 알려주며 이끌고 있습니다. 그 결과 1월 시험과 비교했을 때 2월 시험에서는 그 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부족하다면 3월에 집중 학습도 필요하겠지요. 수준별 이동수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런 격차를 줄이는 방법으로 관내의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면서도 뛰어난 아이들을 조기에 발견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신입생, 2~3학년 학생들의 관계 걱정돼”
학교 운영과 관련해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오래전부터 꿈꿔온 학교를 만들게 됐으니 모델이 되는 좋은 학교를 만들자는 공감대 아래 학교 전체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염려하는 것은 국제중학교 전형을 통해 들어온 1학년 신입생과 2~3년 학생들의 관계입니다. 2~3학년도 1학년 아이들과 똑같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배려하고 깊은 관심으로 보살피려고 합니다.”

국제중학교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학교교육과정을 포함해 보다 더 많은 실질적인 자율권이 필요합니다. 학교장이 책임만 질뿐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좁습니다. 사교육을 억제한다는 명목하에 필요 이상의 규제를 하고 있는데 학생 선발, 교육과정, 방과후 학교 운영 등은 파격적일 만큼의 자율권을 줘야 합니다. 물론 그것을 반영할 입시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겠죠.”

“공부보다 원칙과 신뢰가르치고 싶다”
‘월드 리더’를 기르겠다는 포부를 밝히셨습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대원중학교 학생들은 실력이나 공부보다도 어디를 가든 품격, 매너를 갖춘 리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인성, 기본소양 교육에 힘쓰려고 합니다. 저희 학교 오리엔테이션은 형식적이지 않습니다. 숀 코비의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을 주제로 3일 동안 월드 리더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죠. 성공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신뢰’를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원칙과 신뢰가 있는 사회가 돼야 하고 그에 대한 기본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대원중학교를 세계를 이끌(Abroad), 품격 높은(Attractive), 큰 사람(Ambitious)을 기르는 학교로 만들고 싶습니다.”

교육철학을 소개해주십시오.
“‘사과 속의 씨앗의 수는 셀 수 있지만 씨앗 속 사과의 수는 셀 수 없다’는 것이 제 좌우명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은 아이들이 리더가 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긍정적 자성예언, 칭찬, 격려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교장으로서 제 역할 또한 선생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학교에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잠재력과 에너지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저희 학교가 발전하는 힘이 있다면 바로 칭찬과 격려입니다. 칭찬을 받아본 사람만이 칭찬할 수 있으니까요.”

현재 우리 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보장입니다. 지금까지 교육자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입니다. 잘하는 아이들을 인정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교사와 어른의 역할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규제 속에 가둬 놓는 것이 가슴 아팠습니다. 특히 내신 문제로 대원외고에서 자퇴하는 학생들이 늘어만 갈 때 교육자로서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학생선발을 대학에 맡기고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우리 사회에는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좋은 자질을 갖춘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해 원하는 인재로 기를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설렙니다. 벌써 아이들이 성장해갈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국제중학교 교장으로 일 할 수 있다는 것은 교육자로서 큰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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