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적극 참여, 콘텐츠 중심에 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프로슈머(Pro-sumer) 현상의 대표 사례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결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인 동시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대거 등장한다. 예컨대, 유튜브와 같이 자신이 직접 동영상을 올리고 또한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소비한다. 이는 그동안 엄격하게 구분되어 왔던 창조와 수용의 경계가 허물어짐을 의미한다. 과거 시청자들은 전문 가수들의 노래를 소비만 하는 피동적인 주체였다.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과 수용하는 사람이 구분되어 있었지만 오디션 시대에 들어오면서 시청자는 더 이상 텔레비전 앞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 안으로 적극 참여해 들어간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감상을 넘어서서 오디션 프로그램 의 진행과 제작에 참여한다. 또한 적극적인 평가를 통해 오디션의 최종 승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써 소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게 된다. 스타와 대중의 구분과 경계 역시 허물어지고 있다. 내가 스타이고 스타가 나 자신이다. 과거에는 스타가 어디엔가 따로 존재하는 이들로 간주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비주의 전략이 적지 않게 통했다. 또한 스타 탄생은 전문기획사의 몫이었다. 전문기획자가 만들어낸 스타를 대중들이 선택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오디션 시대에는 누구라도 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이들의 손으로 슈퍼스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게다가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효과적일수록 참여는 더욱 늘어난다. 대표적인 수단이 인터넷이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오디션 참여자에 대한 선호도와 평가를 남기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를 스스로 만들고 지지자들끼리 뭉치는 일이 많아졌다. 일종의 스타 만들기와 아울러 팬클럽을 자기 조직화하는 일종의 공진화 모습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손쉬운 참여, 공개성과 투명성이 인기 비결 무엇보다 공개성과 투명성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강점이다. 참여자들에게 모든 과정이 오픈되어 있다는 점은 큰 매력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거의 동시에 오디션 참여자와 그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정형화된 비개방성과 폐쇄성 속의 오디션 형식의 한계를 벗어난다. 오픈과 함께 공유되어 있으므로 심사위원과 같은 전문가와 동등한 평가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텔레비전을 통한 권위성도 중요하다. 이런 신뢰성 속의 투명한 공개는 참여자와 평가자의 자부심을 불러 일으킨다. 최고의 오디션에 모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긍지와 프라이드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인간은 자아존중감과 자아의 실현을 통해 만족감을 얻으려는 존재이다. 이 때문에 존재 가치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오디션은 무척 매력적이다. 오디션 세대는 승패와 관계없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심리가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 과거의 오디션은 경연대회의 해당 장면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금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참여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보여준다. 개인의 사생활을 심하게 침해할 정도로 노출시킨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낸다. 여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또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단순히 참여자의 오디션 내용만이 아니라 개인사를 드러내 준다. 그 개인은 하나의 삶을 일궈가는 삶 주체의 이미지를 갖는다. 비록 오디션에서 승리를 하거나 좋은 성적을 마무리 단계에서 갖지 못해도 자신의 삶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는 충족감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개인의 존재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에게 오디션의 우승이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오디션의 우승과 부상품, 그리고 전문가수로 활동할 기회는 매력적이지만 선택되는 이들은 전체 참여자에 비하면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력과 능력 중심의 교육적 가치 활용 기대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지는 개방성과 소통성을 생각한다면 학교 차원에서 시도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교육적 적용은 의미가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실력을 정당하게 인정받는 교육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실력을 성실하게 연마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진다는 사실과 능력 중심의 교육적 가치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심사기준과 평가 역시 중요하다. 경쟁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자발성과 자율이 없는 상태에서 선택을 강요하기 때문에 경쟁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자발적인 참여와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진다면 교육적인 의미와 가치 역시 지니게 된다. 물론 방송의 오디션 기획은 제작자들이 주도하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을 학생들이 맡고, 학교 측과 교사들은 배후에서 지원해 주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학교 측과 교사들이 주도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심사위원들은 교사들로 구성해도 학생들의 평가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 내부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도 있지만 지역단위의 오디션 프로그램도 다른 학교들과 연계해서 구성할 필요가 있다. 학교 대표자로 참여할 경우에는 애교심을 배울 수 있고 다른 학생들은 단결과 협동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KBS ‘도전, 골든벨’처럼 방송사와 같이 연계해서 오디션 프로그램를 기획·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 개인이나 학교 측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만 교육적인 효과를 위해서 학생 개인만이 아니라 조직과 팀 단위의 협업을 중요시 하는 오디션이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과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스마트 환경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참여가 장려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존재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라이프 스토리를 세상에 드러내는 마당을 만들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