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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낮은 자세'로 참된 소통을 실천하는 교사

국가의 교육목표를 실현한 교사
교육이 국가의 경제개발을 앞세우면 학생은 국가자원으로 간주된다.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교육의 중심은 학생을 국가의 유용한 자원으로 개발하는 활동이 된다. 때문에 교사에게는 국가공무를 수행하는 일이 학생의 삶을 보살피는 활동보다 더 중요한 업무가 된다. 교사는 학생 입장보다 국가 입장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고, 국가가 설계한 교육 틀에서 국가가 원하는 특정한 인물을 양성해 내는 교육 종사자가 된다.
우리는 과거 50여 년 동안 이러한 교육을 강조해온 셈인데, 이러한 교육체제에서 교사는 ‘국가의 눈’으로 학생을 보게 된다. 학생 개개인의 내면적 성장과 개인적인 삶보다는 국가의 경제력 신장과 국가안보 등 국가·사회적 차원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에 더 치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1980년대 이후 끊임없는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과 인권의식은 크게 함양되었다. 인권의식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빨리 성장해 교사집단보다도 학생집단 속에서 더 빠르게 커갔다. 과거에 비해 ‘개성 있는 삶’, ‘끼가 살아있는 삶’을 추구하는 문화가 학생들에게 널리 파급되어 있어서 권위주의적 지도방식이나 어른 중심의 지도와 감독에 의한 교육활동이 도전을 받게 된 상황이다.
학생의 ‘느낌과 생각’을 존중하는 교사
학생의 ‘느낌과 생각’이 교사의 ‘느낌과 생각’ 범위에 있을 때만 의미를 갖는다고 하는 사고방식 속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느낌과 생각’을 모두 관장할 수 있고 감독해야 한다는 신념이 작용한다. 그런데 이미 많은 학생들은 자신만의 ‘느낌과 생각’이 소중하고 이를 키워가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때문에 교사의 ‘느낌과 생각의 틀’에 따라 학생의 ‘느낌과 생각’을 다스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의 ‘느낌과 생각’을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사고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의 ‘느낌과 생각’이 어른들의 ‘느낌과 생각’과 달리 별도로 존재한다”는 말은 많지만, 정작 학교 구성원의 삶 속에서 교사가 학생의 ‘느낌과 생각’을 읽어서 실질적으로 존중하는 사례는 얼마나 될까?
선생님의 ‘느낌과 생각’과 학생의 ‘느낌과 생각’이 같거나 같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학생을 바라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학생들의 특이하고 기발한 내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몰랐던 학생의 특성을 읽어주고 수용할 수 있으면 비로소 학생을 존중하기 시작하는 교육의 장이 펼쳐진다. 학생의 자아실현과 국가·사회적 가치실현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낮은 자세로 학생을 대하는 교사
수업이 진행되는 장면에 낮은 자세라니? 부적합한 말 같다. 그러나 한 번 알아보자.
학생이 모르는 내용을 알게 하기 위해서 교사는 우선 가르칠 내용을 깊고 넓게 알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설명해야 쉽게 알아들을 수 있을까에 관해 지속적인 탐구가 이뤄져야 한다. 탐구활동 자체에 낮은 자세가 수반되는 것이다. 이론의 깊이를 헤아리면 헤아릴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생이 마음을 열고 선생님의 마음과 교류하면 ‘마음의 울림’이 일어난다. 울림이 일어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배움이 일어난다. 이 ‘울림’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감독과 감시보다는 열정을 가진 개별보살핌과 참 만남이 요구된다. 교사의 ‘낮은 마음’이 작용하여 학생의 마음을 움직여 ‘배움’을 일으키는 것이다.
다음으로, 교사의 자세다. 의자에 앉아 있는 학생을 교사가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학생에게는 위압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위압적이고 강압적인 선생님에게 학생이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마음을 여는 것은 더 어렵다.
몇 년 전 일본 후지시에 있는 한 중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학교 수업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다가가 설명을 할 때, 학생의 눈높이보다 더 낮은 자세로 앉아 설명했다. 거의 교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이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는 장면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이 학교 교장선생님은 선생님들에게 하루에 50번씩 앉았다 일어나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선생님들이 한 번 되새겨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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