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10일 오후 최근 인천지법의 지역사범대 가산점 위법 판결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농어촌 교육과 사범대 교육의 위기 현상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법률전문가 회의를 열었다. 또한 교총은 이와 관련 균형 잡힌 의견 수렴을 위해 헌법재판소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다.
-인천지법 판결 무엇이 문제인가. 현행 지역 가산점 제도는 타당한가.
△장영철 서울시립대교수=인천지법의 교원임용 시험 제도 위법 판결은 일반규정인 평등권(헌법 제11조)과 공무담임권을 기준으로 해 교육에 관한 개별기본권(헌법 제31조)을 도외시한 잘못이 있다. 법 적용의 일반원리에 의하면 특별규정이 일반규정보다 우선 적용돼야 한다. 따라서 교육에 관한 개별기본권인 헌법 제31조 1항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와 동조 4항의 교육의 자주성을 심사기준으로 했어야 했다.
교원임용에 있어서도 최소한의 지방교육의 자주성은 보호돼야 헌법 제31조 4항에 합치되는 것이다. 지방교육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것은 현행헌법 제123조 2항의 지역간 균등한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지역소재 대학출신자에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가능하다. 지역사범대 출신에 대한 가산점 제도는 이 같은 취지에서 제도화된 것이다.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에서의 평등이란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 평등이다. 따라서 어떤 사회적 차별이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하는가의 여부는 결국 그 차별이 합리적인가 하는 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지역가산점 제도를 적용함으로써 타 시·도 지역 졸업생들에 대해 차별하는 것은 교원 임용 후 다른 시·도 출신자들의 전출 등으로 인한 교직 불안정 방지,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특수성 및 실정에 맞는 교육 실시, 학생들과의 지역적·정서적 동화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와 함께 지역가산점 제도를 존치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근거는 헌법 제31조 '능력에 따른 균등한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 지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우수한 교사들로부터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그 지역 교·사대 졸업생들이 전국적인 균등한 임용기회를 가질 권리보다 우선한다. 이 제도의 폐지로 인해 각 지역의 우수 교·사대생들(대개 내신 1등급의 졸업생들)이 모두 대도시 특히 수도권으로 집결하게 하는 것은 그 지역의 초중등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윤성철 변호사=인천지법 판결은 지역가산점 제도에 대해 응시자의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목적의 정당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만 판단했다. 각 지역 특히 농어촌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지역실정에 맞게 가산의 비율을 결정하는 교육감의 재량권을 간과했다. 헌법상 기본권 충돌의 비교와 헌법제도의 존재이유에 대한 상호 비교를 통해 검증했어야 했다고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지역 가산점 제도는 합리적인 제한의 목적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제한의 정당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제한의 정도도 획일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교육감의 재량을 인정하며 당해 지역 사대출신이 당해 지역으로 응시할 때에만 가산점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영철 교수=지역사범대 가산점 제도가 완전한 경쟁시험은 아니라 할지라도 지역간 균등 발전이라는 보다 큰 공익 실현을 위해 최소한의 기본권 제한을 가한 것이어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교원 임용시험제도의 정비 대책은
△전문가 3인 공통 의견=법규 면에서 지역가산점 제도와 관련 근거법령을 명확히 재정비해 시행령에 직접 규정하거나 명시적 위임의 근거를 갖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 위임의 근거를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에서 직접 규정하거나 또는 교육인적자원부령에 직접적으로 위임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책면에서는 농어촌 지역에 의무근무 등이 가능하도록 사범대 및 교육대 입학생에 대한 확실한 처우의 개선과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세련된 접근 필요"
◇헌법재판소 관계자 의견=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이해관계가 다양화·첨예화 되어가고 있고 헌법과 기본권의 규범력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최근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표명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추세이다.
공직 취임시의 가산점 제도는 그 제도에 의해 합격·불합격 문제가 야기될 정도이면 이는 공무담임권 행사를 차별하는 문제로서 평등권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이 되므로 최근의 인천지법 판결은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으며 법리상 기본적으로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 사범대의 존속과 발전은 우리나라 교육에서 매우 중요하므로 향후 좀더 세련되게 접근할 것이 요청된다. 즉 가산점 제도가 기본권 제한사항이 될 수 있으므로 교육공무원법이나 다른 법률에 명시적 근거를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제도의 입법목적을 좀더 정확하게 구성해야 할
것이다. '지역실정에 맞는 교육자치, 지역출신 우수교원 확보'와 같은 입법목적은 너무 추상적이다.
지역 가산점 제도가 없을 경우 지역사범대에 우수한 교원 지망자가 지원을 기피한다거나 기타 사범대의 존속 내지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통계수치 등을 들어 논증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 학생들의 학습권' 차원이나 기타 다른 입법목적을 개발해내야 할 것이다. 차별적 제도의 정당성 판단은 '제도의 입법목적이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아울러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 5점이라는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타당한 논거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전국적인 운용방식 보다는 필요한 최소한의 운용방식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제도의 목적과 실행 수단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거의 개발 여하에 따라 사법기관의 관련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