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선진국답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터넷에 대한 역기능 해소정책이 체계적이고, 관련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그러나 이런 정책인프라와는 대조적으로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중독 문제는 분류 구분상 행위(과정) 중독으로 분류된다. 행위 중독은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등을 포괄하는 물질 중독에 비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해소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청소년 인터넷 중독 문제는 조기에 발견하고 해소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 인터넷 중독 집단상담 받는 김○○, 이○○, 조○○, 서○○는 수업 끝나고 상담실로 와.” 학교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대화다. ‘문제’ 있는 학생들을 별도로 ‘구분’하고 특별한 ‘조치’를 취해 문제를 해소하는 상황들이다. 학교 밖 비상식이 때로 학교 안에서는 상식이 되곤 한다. 학생들은 일단 그 ‘특별한 그룹’에 속하게 되면 졸업할 때까지 ‘인터넷 중독자’로 낙인찍힌다.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 과다사용으로 인한 어려움을 숨긴다. 이것이 문제가 점점 곪아가는 동안 아무도 그들을 도울 수 없게 만드는 이유다.
가족의 관심과 도움 가정에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인터넷 또는 게임을 과도하게 사용한다고 생각되면 꾸짖거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아이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아이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려 하거나 꾸짖는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적 충돌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이러한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정부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을 해소한 청소년의 약 70%가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가족의 관심과 도움’을 꼽았다. 가족의 관심과 도움으로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경우 대체로 처음엔 부모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상대화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여가활동을 하면서 인터넷 중독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너무도 아이러니한 결과다.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했던 많은 노력들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와 독이 돼 인터넷 중독이라는 병을 만들었다. 그런데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 같던 그 병이 함께 대화하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치유가 됐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를 알아주지 않은 아이들이 야속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이었던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