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이 뭐에요?” 영양교육 시간에 김치나 기타 장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장독대라는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 입에서 종종 나오는 말이다. 그렇게 던져진 질문에 시골에서 본 적이 있었던 몇몇 아이들의 답변이 이어져 나온다. “둥그런 것 있어, 무슨 물 담는 어항 같은 것” 등. 김치냉장고가 화려한 기능을 달고 장독대를 대신하고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그 김치냉장고가 장독대의 가치를 완전하게 대신할 수 있을까? 결코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장독대는 우리 조상의 지혜를 담은 저장고는 물론이요, 한국의 멋스러운 정서의 상징 중 하나이기에 말이다. 그런 장독대를 쉽게 볼 수 있고 만나게 하고 맛보게 하는 교육을 할 수 없을까?
“야! 여기 와 봐, 신기해.” 하안북초등학교에 장독대를 처음 조성한 날 아이들의 반응이 어땠을까? 등교하던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장독대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서로 뭔가를 물어보면서 웃어댔다. 아이들은 학교 정원에 세워진 장독대가 마냥 신기하고 좋은 듯 연신 교실로 향하면서까지 쳐다보았다. 물론 무심히 지나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장독대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학교에서 ‘학교의 자랑’에 관한 신문을 만드는 행사를 했다. 그 신문에는 우리 학교에 장독대가 있다는 것을 자랑삼아 소개하면서 자연스레 전통음식을 연결한 적지 않은 학생들의 기사가 실렸다. 2012년 하안북초등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장독대 사업을 신청해 예산을 받아 운영했다. 예산을 가지고 장독대를 조성하고 항아리를 사고 장이나 기타 매실 등의 식품을 사서 직접 담갔다.
저장용 장독대 vs 교육전시용 장독대 하안북초는 광명시 관내 최초의 장독대 운영학교가 됐다. 장독대 운영학교 지정은 장독대를 저장 공간으로 사용해 조금이라도 전통의 음식 장류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장독대를 직접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급식실 옆에 만들어진 장독대엔 보기 좋게 간판도 달고 최대한 멋스럽게 목조로 펜스도 만들었다. 그러나 장독대가 조성된 곳이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동선은 아니었기에 학생들에게 장독대가 우리학교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차에 “학생들이 장독대에 쉽게 접근해서 장독대에 대해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교육적 효과를 지니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본교 신평우 교장선생님의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우리 학교는 저장용 장독대와 교육전시용 장독대를 나눠 서로 다른 곳에 만들게 됐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